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폴트리가이스트-피범벅, 웃음범벅, 뮤지컬 범벅...

송씨네 2007. 7. 15. 23:20

 

 

 부천영화제가 정상화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부천영화제에 인기를 모았던 감독들의 신작을 오랜만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드 카우프만 감독은 부천영화제에 '톡식 어벤저' 시리즈로 관객들을 찾았고 괴기, 엽기, 코믹의 소재를 하나로 모으는 독특한 괴짜 감독으로 평가를 받았다. 피가 터지고 살점이 나오는 가운데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그의 영화들은 비유가 안좋은 관객들에게는 극장 밖으로 나서기 참 좋은 영화(?)들이다.

 

영화는 공동묘지에서 시작한다.

젊은 청춘을 이상하게 공동묘지에서 보내는 한 커플이 있다.

아비와 웬디는 인디언 부족들이 묻힌 공동묘지에서 섹스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 공동묘지에는 뭔가 기분이 오싹하다.

얼마후 웬디는 대학생이 되었고 아비는 고졸 청년실업자가 되었다.

웬디는 공동묘지 자리에 생긴 치킨 전문 페스트푸드 점의 개설을 반대하며 마을 주민들과 투쟁을 하고 거기에 레즈비언 동아리에 가입해서 같은 동무와 부적절한 행위를 아비에게 보여준다.

아비는 오기로 그 페스트푸드 점에 취직을 하고 취직을 한 그날부터 사람이 하나 둘 죽어나간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 둘 좀비가 되고 있었다.

 

여기까지 줄거리를 들으신다면 좀비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물론 좀비 영화가 맞다, 하지만 닭대가리(?) 좀비들이라면 어떻겠는가?

처음에는 상상이 안가고 오히려 웃길 것이라고만 생각할 것이다.

아,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이 영화의 홈페이지(http://www.poultrygeistmovie.com/) 혹은 예고편을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마이스페이스 닷컴(http://www.myspace.com/poultrygeistmovie)에서 일단 예고편 부터 보시고 나서 이야기를 해주길 바란다.

 

그렇다, 이 영화의 감독 로이드 카우프만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저 사람은 싸이코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지만 얼굴은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물론 프로필 사진에서 그의 얼굴은 전혀 멀쩡하지 않다...) 사람들의 사지를 가만히 안놔두니 정말 이상한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의 전작들도 그렇고 이 작품 역시 B급 무비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겨있다.

좀비의 등장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갑자기 흘러나오는 노래(뮤지컬) 장면이라던가 피가 튀기는 가운데에서도 위트와 조크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전형적인 B급 영화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가운데에 메시지까지 담을려고 하니 이 얼마나 기특한 양반이 아닐까?

영화는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한다.

인디언 문화를 무시하는 사람들과 페스트푸드 중에서도 특히 잔인하게 불법으로 행해지는 닭들의 도살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디언들의 시신을 넓은 곳으로 모셔놨다는 닭집 CEO 양반(박명수 씨 말고... ^^;) 이야기와 달리 그 다음 장면에서 트럭에 뼈만 앙상한 인디언들의 시신을 보내는 장면은 그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등장해 버린다.

(아울러 아랍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도 서슴없이 한다. 그러나 그 아랍여성의 비밀은 후반에 관객들의 배꼽을 흔들정도의 큰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먹다 남은 혹은 살빼고 남은 닭들의 시신을 갈고 갈아서 패티로 만들어 파는 모습은 상당히 역겹고 잔인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 상영 후 웬디 역을 맡은 케이트 그레암이 부천을 방문해 관객들과 즐거운 Q&A를 갖았다.

(Q&A 내용은 따로 편집해서 동영상으로 추후 올려드리도록 하겠다!)

케이트 그레암 역시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로이드 카우프만의 별난 방식에 쉽게 적응하긴 힘들었던 것 같다. 노출이 심한 장면도 많았던터라 오디션을 보는데 있어서도 매우 꼼꼼했다고 전해진다.

녹색엑체를 뒤집어 쓰고는 몇 일동안 지워지지 않아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러나 유쾌하고 촬영내내 재미있었다는 그녀의 대답...

아울러 그녀는 영화 이후 되도록 닭요리는 멀리한다는 것이 그녀의 재미있는 대답도 있었다.

 

영화의 끝은 정말 의외의 결말을 보여준다.

그의 영화가 시종일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움직였듯이 의외로 주인공들의 행방은 이상하게 영화에서 전개된다.

B 무비의 정서를 고집하고 그대로 보여주는 로이드 카우프만 감독은 다음 작품에서 어떤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갈지 궁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