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다이하드 4.0-런닝바람은 아니지만... 어쨌든 돌아온 형님!

송씨네 2007. 7. 23. 21:29

 

'다이하드' 시리즈는 사실 나는 구경도 못해본 사람이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본인만큼이나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우리의 호프(?) 존 맥클레인의 까칠한 성격(?)을 모를 사람은 없다고 본다.

새로운 시리즈가 추가될 때 마다 고층빌딩에서 공항으로, 공항에서 뉴욕으로 가더니만 이제는 워싱턴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게 생겼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하얀 런닝셔츠는 점점 핏자국과 기름자국이 선명히 드러나고 그것도 모자라 여기저기 찢겨내려가면서 영광의 상처를 보여주게 된다,

 

 

 

새로운 '다이하드'시리즈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4'가 아닌 '4.0' 버전이라고 이야기한다.

무슨 웹 브라우저 업그레이드 버전도 아니고 왜 소숫점자리까지 찍어주시면서 간만의 브루스 윌리스를 알리려고 애를 섰을까? 새 시리즈는 과거 시리즈처럼 폭탄과 액션도 여전하지만 보이지 않는 해커들의 전쟁을 거기에 덧붙이고 있다.

해커들이 연이어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LA 경찰인 존 맥클레인은 마지막 생존자일 수도 있는 해커 매튜 패럴을 압송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총격전으로 인해 어이없이 당하게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기, 전화, 가스, 증권거래소, 교통 등등의 모든 네트워크망이 마비되면서 또한번 혼란을 겪게 된다.

이에 배후 인물로 가브리엘과 그외의 천재 다른 해커들의 소행으로 판명이 되면서 이들을 막기 위한 위험한 전쟁을 시작한다.

 

 

 

새 시리즈의 매가폰을 잡은 랜 와이즈먼 감독은 어렸을 때 이 영화를 즐겨보고 그것을 재현하는 조그만 작품을 만든 것과 같이 브루스 윌리스(혹은 존 맥클레인)의 팬이자 다이하드 시리즈의 팬인 그가 이번 새로운 시리즈를 맡게 된 것은 어쩌면 본인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

 

코믹물이나 청춘물로 두각을 나타낸 저스틴 롱과 '미션 임파서블 3'로 매력적인 자태를 뽐냈던 매기 큐가 합류하면서 영화는 더욱 더 큰 스케일이 되었다. 감독은 CG를 덜 쓰려고 노력했고 아날로그 액션을 구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자동차로 헬기를 폭파하거나 엘리베이터 난간에서 벌어지는 격투 등이 아마 아날로그 액션의 진면목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당연히 이 영화는 아날로그 액션이여만 했다.

왜냐하면 영화속 해커들은 분명 첨단을 달리는 사람들이지만 주인공인 존 맥클레인은 디지털 세계에 있는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 형사이기 때문이다. 극중 악당 가브리엘이 존 맥클레인을 비아냥 거리면서 아날로그 형사라고 놀려대는 것도 어찌보면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 명은 최첨단으로 싸우고 있고 또 한명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아날로그식으로 모든 위험을 이겨내고 파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헐리웃 영화의 경향이 CG를 많이 넣은 액션들이 주종을 이룬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100% CG 없는 액션은 분명 불가능하다!) CG를 줄이고 살아있는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은 브루스 윌리스 뿐만 아니라 감독 랜 와이즈먼의 노력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영화가 끝을 향해가면서 맥클레인의 딸이 납치당하는 설정을 집어넣고 협상아닌 협상을 하는 장면들에서는 기존 영화들의 틀을 벗어나는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다만 딸 루시 역시 아버지 만큼이나 지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대사에서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된다.

 

 

 

브루스 윌리스는 5 편도 출연할 수 있다고 하지만 벗겨진 머리는 그래도 나이는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를 제작한 20세게 폭스사의 다음 개봉 예정작들의 라인업을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애니메이션인 '심슨 가족'의 개봉도 앞두고 있는데 브루스 윌리스와 호머 심슨은 웬지 닮은 꼴이라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배가 안나온 사실...) 심지어는 '심슨 가족'의 실사판 제작에 관한 이야기가 잠시 나왔을 때 호머 역으로 브루스 윌리스가 거론되었다는 사실이다.

 

호머 심슨과 존 맥클레인은 대표적인 마초 케릭터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아버지들의 자화상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깐 마초는 마초인데 좀 어딘가 부실한 마초들 말이다...

우리들의 어색한 마초들을 위해 파이팅...

(참고로 본인은 남자이지만 마초들을 싫어한다. 남녀 평등이지 않겠는가... 당연히 일부 폐미니스트들도 본인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냥 평범하게 살면 안되겠는가? 다 똑같은 사람들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