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가끔 어딘가 떠나고픈 생각을 한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렇다면 잠시 해가 지지 않는 핀란드로 떠나볼까?
여기 핀란드의 한 도시에 한 일본 여성이 겁없이 일식집을 차렸다.
식당 이름은 '카모메'(갈매기)...
그녀의 이름은 사치에...
그러나 개시한지가 어느 덧 한 달이 다 된 것 같은데 손님이 없다.
첫 손님으로 핀란드 청년 토미가 찾아오는데 이 친구 어딘가 좀 이상하다.
갑자기 난데 없이 일본말로 인사를 하던 그는 '독수리 오형제'(일본의 원제는 '갓차맨')의 주제가를 알려달란다.
그녀 나이 마흔이 조금 넘은 나이에 기억은 가물가물...
서점의 북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미도리를 만나고 그녀가 카모메 식당에 합류한다.
거기에 가방을 잊어먹어 핀란드에서 일본으로 못돌아가는 여인 마사코도 어느덧 그녀들의 식당에 합류하고 있었다.
다양한 사연을 갖은 손님이 카모메를 찾아오면서 식당의 손님 수는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감독 오기가미 나오토가 말하길 일본에서 관습화된 제작방식이 싫어서 핀란드로 갔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평화롭고 여유로운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고 이야기한다.
핀란드하면 당신들이 떠오르는 것은 증기탕, 산타, 백야, 그리고 자일리톨(?)이 아닐까 싶다. 영화 속 핀란드 사람들은 상당히 여유롭다.
영화는 큰 사건 보다는 작은 사건으로 인해 오히려 손님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먹밥 전문을 내걸었지만 아무도 그녀의 식당에 오지 않게 되고 자연스럽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시나몬 빵을 만들어 손님에게 대접하여 인기를 끌게 된다. 그리고 나서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연어 요리라던가 주먹밥을 현지 사람들에게 맛보여주면서 보람을 느끼게 된다.
평온하고 거기에 꾸밈없는 핀란드 사람들과 더불어 영화속 사치에는 너무나도 친절하고 상량하다.
일부러 마치 그 곳에 대입시켜 놓은 듯한 인상을 받게 되는 사치에 케릭터는 그래서 참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좋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저런 이야기가 현실적일까라는 의문도 갖게 된다.
하지만 그것에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마치 'Don't Worry Be Happy'라고 관객들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주인공도, 사람들도 아무런 걱정없이 살고 있으니 그냥 지켜만 보면 된다고 말이다.
영화에서의 충격적인 사건(?)이라면 카모메 앞에서 얼굴을 찡그리던 의문의 여인 리사였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남편이 절교선언을 하면서 슬퍼서 그렇게 얼굴을 찡그린 것 뿐이다. (더구나 남편이 기르던 고양이와 시치에의 모습이 닮아서 그랬다고 하니...)
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는 고양이가 자주 등장한다.
고양이의 용변으로 만들어진다는 환상의 커피 '코피루악'의 이야기나 마사코 앞에 고양이를 주고 떠난 노인의 모습에서도 고양이는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감독이 말하는 고양이의 상징성? 아무 이유없단다... 그냥 고양이가 좋아서 집어넣은 것 뿐이라니깐...)
사치에와 미도리의 대화중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지구가 멸망하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식사를 하고픈 것이 소원이라는 이야기를 말이다. 그렇게 행복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식사와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학자 스피노자는 지구가 멸망하는 날 사과나무를 심자고 하던데 우리는 그냥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밥이나 먹어보는게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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