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폭력의 역사-전직 킬러.. 이 남자가 사는 법!

송씨네 2007. 8. 4. 15:28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범상치 않은 작품으로 화제를 몰고 왔었다.

'크레쉬'(1996), '엑시스텐즈'(1999)...

그러던 그가 이번에 국내 팬들과 만난 신작은 어딘가 모르게 좀 조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마치 '왕꽃 선녀님'이나 '하늘이시여' 등으로 화제를 모아왔던 임성한 작가가 신작 '아현동 마님'에서 한결 부드러워진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은 것과 비슷한 소리이다.

 

톰은 시골 조그마한 동네에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평범한 남자이다.

그리고 아들 하나, 딸 하나에 아름다운 부인과 사는 정말 행복한 남자였다.

그들이 오기 전까지 말이다...

2 인조 강도(혹은 킬러)들이 톰의 식당을 쑥대밭으로 만들자 식당 종업원을 살려냄과 동시에 그들을 처단한다.

톰은 마을의 스타이자 영웅으로 자리 잡고 이어 리치의 또다른 부하들인 포카티 일행이 찾아와 톰을 다짜고짜 조이라고 우기면서 심지어 톰의 가족들을 위협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가족을 지키려는 눈물겨운 사투는 웬지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주인공 인구역시 톰처럼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길 꺼려한다. 물론 다른 점이라면 식구들은 인구가 뭐를 하는지 잘 안다. 그러나 아버지(가장)을 무시한다는 점 역시 '폭력의 역사'와 다르다.

하지만 가정을 지키려고 적들과 싸우는 모습에서는 이 작품은 매우 유사해 보인다.

톰은 결국 자신이 숨겨왔던 킬러 본능을 가족들에게 보여주어야 했으며 자신이 과거 필라델피아에서 악명높은 킬러 조이라는 것을 밝히게 된다. 정말로 착하게, 평범하게 살고 싶었는데 세상은 너무 냉혹하게 그를 멀리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렇게 잔인하지는 않다.

이 영화가 18세 관람가를 받은 이유는 다른 복합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이 작품의 이런 내용만 생각하고는 액션 장르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이 작품은 드라마에 더 가깝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가족에게 헌신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문이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결국 톰(아니, 조이...)은 필라델피아로 가서 형을 만나 단판을 짓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단판을 짓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 톰의 모습과 그에게 조용히 저녁을 주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딸은 조용히 접시에 담긴 포크와 나이프를 건내주고 있고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조용히 스테이크 덩어리를 건내면서 조용한 화해를 시도하려고 한다.

이 작품도 어찌보면 전형적인 콩가루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함에도 이 영화가 의외로 좋았던 이유는 앞에도 몇 번이나 이야기했지만 아버지의 희생과 개과천선하고 싶었던 한 인간의 고군분투였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 부터 우리는 백지의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환경적인 요소로 인해 인간은 악하게 변한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과거의 나로 돌아가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