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양심고백, 내 기사는 진짜인가?

송씨네 2007. 8. 26. 21:11

우토로마을을살리자 상단 우측오늘은 내 기사에 대한 일종의 양심고백이다.

혹시 이 기사 기억하시는지?

 

 

 

 

독특한 이력을 가진 한 방송국 PD의 이야기였다.

한 커뮤니티에 올린 가요계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나에게 큰 인상을 심어주었고 나는 그 주인공을 만나보고 싶었다.

말 그대로 그는 가수와 PD, 음반기획자로 활동했음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기사는 결국 나에게 특종상을 안겨주기도 했으니 좋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 후 한번 정도 그를 다른 자리에서 만나면서 친하게 지내기로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폐쇄한다는 이야기를 전체 쪽지로 남긴 것이다.

사무실 주소도 바꾸고 전화번호도 바꿀 예정이라는 글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이 기사의 댓글에는 이 사람은 사기꾼이라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보통 나는 승인을 풀고나서 사태를 지켜보는 편이지만 이 글은 웬지 모를 의문이 드는 댓글들이었다.

그리고 오늘 이 사람에 대한 댓글이 또 올라왔다.

두 댓글은 미승인 상태로 남겨놓았지만 이 기사를 송고하고 나서 나는 위의 인터뷰 기사를 삭제할 예정이다.

 

 

오늘 아침 블로거 승복이 님의 글을 보고나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내가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뭘까라는 의문말이다.

그리고 내가 쓰는 글들은 과연 진실된 글들인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블로거 기자단 취재를 하다보면 올리고 싶어도 올리지 못하는 기사도 있다.

나는 얼마전 두 개의 기사를 송고했다가 인터뷰를 의뢰한 혹은 내가 요청한 이들로 부터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하나는 홈에버 노조 파업에 대해 이랜드 계열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노동자의 글이었다.

메일로 긴 글을 남긴 그녀에 대해 더 묻고 싶어 질문을 했고 그 글을 거의 편집없이 기사로 송고했다.

하지만 요청한 그 분은 자칫 자신의 생계까지 곤란해졌다면서 삭제를 요구하셨다.

그러고 보니 그 회사의 사정이라던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대로 옮겨버렸으니 그 글이 위험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 분에게 유감을 표하고 글을 삭제하는데 내 기분이 그렇게 찹찹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전 한 극장의 비상 탈출구 폐쇄 문제를 촬영했던 당사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했었는데 이 기사 역시 삭제를 해야만 했다.

나는 보통 인터뷰 내용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면 메일로 그 내용을 보내고 나서 바로 동시에 기사로 송고 준비를 한다.

연락이 없으면 더 이상 내 글에 불만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그 기사를 송고한다.

여기서 문제는 내가 정신이 없다보면 휴대폰 문자로 인터뷰 당사자에게 기사를 송고한다는 사실 유/무를 보낼 때도 있고 보내지 못할 때도 있는데 이 인터뷰의 당사자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다.

저녁 때 올린 인터뷰는 블로거 기자단 메인을 차지했고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인터뷰 당사자가 본인의 의도와 맞지 않게 인터뷰가 진행된 것 같다면서 동영상 기사의 삭제를 요구하였다.

 

디카 플레쉬를 터뜨린 사진을 매인으로 사용했다는 죄와, 자신을 UCC 스타로 매도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나는 다른 기사를 작성할 때도 항상 플레쉬를 터트려야 했고 그것이 내가 사진을 못찍는 기술을 그나마 커버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인터뷰 당사자는 이미 TV 프로그램이나 UCC 사이트로도 알려진 인물이라 그를 'UCC 스타'라고 말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삭제 요청을 받았고 아무 반발 없이 삭제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때는 다른 것 없다, 내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는 수 밖에...

 

홈에버 사건 이후로 두 번째로 열심히 올린 기사가 내려가는 순간이다.

그리고 나는 한 뮤지션의 기사를 내리려고 생각중이다.

나는 그가 사기꾼인지 아닌지 모른다.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보고 그의 미니 홈피 글을 보면서 적어도 남들의 등을 치는 사기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나 역시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에게 약간 사기꾼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것을 내 맘대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되었다.

그가 커뮤니티 사이트를 탈퇴하고 휴대폰 번호와 사무실 바꾸면서 그에 대한 사기꾼 의혹은 더욱 증폭되었고 결국 또 하나의 댓글을 보게 되면서 더 이상 이 기사를 기사화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10 만원의 상금을 받았을 때는 좋았지만 지금 내가 겪은 세 번의 사건을 접하면서 나는 정말 좋은 블로거 기자인가라는 의문을 해보게 되었다. 기사의 진실성, 그리고 기사를 작성하면서의 애로사항들...

정말로 누군가의 말처럼 블로거 기자단을 그만 두고 글을 쓰지 말아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 저널리즘, 웹 저널리즘, 그리고 블로거 저널리즘...

많은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나는 이제 다른 이들의 이야기도 귀기울여 보기로 했다.

홈에버 사건의 반대편에 위치한 정규직 직원과 사원들의 이야기도 들어야 할 것이고, 그 저질 뮤지션(?)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이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어느게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일까?

그리고 나는 진실된 마음으로 그들과 이야기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다시 해보았다.

이는 정말 기자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여기 나같은 아마추어 블로거 기자들에게도 끊임없는 의문으로만 남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