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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야기 2-<커피 수녀회 1호점>이야기...

송씨네 2007. 9. 10. 13:00

우토로마을을살리자 상단 우측

 

 

얼마전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가 끝났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윤은혜 씨의 남장 여자 연기가 많이 인기를 모았다는 것임에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른바 콩다방, 별다방(커피빈, 스타벅스)의 등장으로 한국인들의 커피 문화는 많은 이들에게 한 손에는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솔직히 나 역시 이들 커피를 무진장 좋아한다. 특히 카라멜 마끼야또...) 

또한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세상에 알려지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여기 별난 도전을 하는 분들이 계시다.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남천성당 입구에는 아주 특별한 카페가 하나 있다.

북카페 '빨마'(Palma)...

'승리'라는 뜻의 이 북카페는 내부만 보면 영락없는 북카페요, 어느 성당이나 볼 수 있는 성물방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곳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수소문을 한 끝에 이 곳에 왔는데 수녀님들이 카운터에 서 있는 것이다.

그렇다, 이 곳의 수녀님들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세 분 정도의 수녀님들이 일하고 있는 이 카페에서 두 분의 수녀님이 바로 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곳에서 만드는 커피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커피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매뉴가 있으니 야콘이라는 식물로 만든 야콘차이다.

(야콘을 비롯해 쑥차라던가 녹차 등은 수녀회에서 직접 키워낸 것들로 차를 만든다. 그야말로 유기농이다.)

 

 

 

바로 요 녀석이 야콘으로 만든 '야콘차' 이다.

 

야콘은 고구마와 비슷하게 생긴 녀석으로 수녀님들은 이 것을 뿌리, 줄기, 잎을 나누어 따로 말리고, 따로 볶아 차를 우려낸다.

상당히 쓰다는 것이 특징이지만 몸에 좋은 것이 입에 쓰다는 말이 있듯이 야콘은 당뇨, 콜레스테롤의 혈당치를 저하시키는 역할을 하며 체질개선, 비만, 변비치료, 스트레스 해소. 성인병 치료에 탁월하다고 한다.(그러고 보니 지금 이렇게 설명하는 내가 만병 통치약 파는 약장수 같다....)

 

 

 

 

 

'빨마'는 북카페이다.

따라서 책을 읽을 수 있고 책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일반인들이 보는 책보다는 카톨릭 신자들을 위한 책 중심이다.

그러나 이 책들이 그렇게 어려운 책들도 아니고 일반인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책 읽는 것은 물론이며, 2층에는 작은 소모임 활동도 가능하다.

수녀님과의 상담도 가능하며 인터넷도 할 수 있는 작은 컴퓨터도 있다.

이 모든 게 무료이다.

커피와 차 가격도 저렴하여 1,500원에서 4,000원 정도만 있으면 따뜻한, 혹은 시원한 차한잔을 즐길 수 있다. 거기에 수녀님이 구운 앙증맞은 토스트도 있다.

 

 

 

 

이 곳은 수녀님이 말씀하신대로 아직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한 두 번 둘러보고는 지나가기 일쑤이다.

얼마전에 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도 이런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핀란드에 한 일본인이 식당을 만들고 사람들은 신기하듯 보기만 하고 지나간다.

그러나 한 두 명씩 맛을 보고나면서 부터 이 곳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직접 들어와서 커피 향기와 따뜻한 차한잔을 즐기며 책 한권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호기심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텐데 이 카페를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쉬움이 들었다.

 카톨릭 신자들도 오면 환영이지만 가볍게 차 한잔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051-627-5228, 부산 KBS 방향으로 부산 지하철 남천역에서 하차)

 

 

PS. 참고로 이 분들은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보신적이 없다고 한다.

당연히 소녀장사(?) 윤은혜 씨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이런 대략 난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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