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songcine가 만난 사람!

감동+지식의 두마리 토끼, 지식채널ⓔ

송씨네 2007. 12. 6. 12:45

 

 

 

얼마전에도 EBS 프로그램들을 이야기한 적이 있엇다.

과거 따분하고 주입식 교육의 대명사가 되었던 EBS가 한국 교육방송공사로 재정비되면서 EBS는 교육 뿐만 아니라 다른 공중파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고 있다.

 

이 중에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면 '지식채널 ⓔ'가 아닐까 싶다.

'지식채널 ⓔ'를 만드는 스텝들을 만나러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EBS 본사를 찾았다.

EBS 방문은 'EBS 국제 다큐맨터리 패스티벌'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지식채널 ⓔ'를 만드는 사람들 중에서 김진혁 PD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김진혁 PD는 2002년도에 입사해서 2003년 PD 데뷔를 했다. 직업관련 프로그램, 도네이션 프로그램, 시사프로그램 등을 연출하였다. '지식채널 ⓔ'은 2005년 첫방송 때 부터 시작하였다. 당시에는 PD 둘, 작가 두 명이 움직이는 시스템이었다.)

 

 


 

 

 

송씨네  이 프로그램의 시초를 이야기해야겠지요. 첫방송은 2005년 9월 5일 방송된 ‘1초’라는 주제였습니다. 지금도 이 방송은 많은 포탈사이트에서 검색이 될 정도로 '지식채널 ⓔ'를 알리게된 요인이 되었고요. '지식채널 ⓔ'가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진혁 PD(이하 '김'PD') 처음에 저희 편성기획팀 중에 김봉렬 팀장 님이 계셨는데 5분짜리 짧은 프로그램 기획을 하셨어요.  당시 팀장님에게서 동기가 된 프로그램이 캐나다의 몬타리오 TV의 '매탈스'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3분 분량의 프로그램이었어요.

그 프로그램은 저희 '지식채널 ⓔ' 형태와는 좀 다르고요. 자사  프로그램에서 일부 프로그램을 가공하거나 예고형식의 자사 방송국의 홍보형식이 강했는데 우리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아이디어를 짜고 고민을 했는데  일단은 지식이라는 소재와 지식이라는 것을 5분안에 풀어놓는다는 것이 목표였고요.  '1초' 라는 프로그램이 처음 만들어진 동기는 처음에는 원래 영상이 EBS에서 제작한 '마이크로의 세계'라는 기존에 방송된 다큐였는데 단순히 요약하는 형태가 아닌 어떤 내용을 줄 것인가라는 고민중에 지금의 방송 스타일인 메시지를 찾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지식이 단순한 정보의 형태로 그치는 것이 아닌 영감을 얻고 또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를 하도록 만드는... 제작진 스스로가 깨달은 것이죠. 많은 수정과정을 거치고 자체시사를 하였는데 간단히 말씀드리면 '1초'에서는 인간의 역사와 비교되는데 그내용만으로는 내용을 얻기 힘들어 '1초'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지금의 작품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지식채널 ⓔ'의 김진혁 PD

 

 

 

송씨네  EBS는 사실 과거부터 5분 내외의 프로그램들이 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디다. 과거 한국교육계발원 시절에 방송되었던 ‘함께하는 5분’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었고 지금은 방송시간이 길어진 ‘하나뿐인 지구’도 처음에는 5분으로 시작했고요. 5분이라는 시간의 매력이 뭘까요?

 

김 PD  5분의 가장 큰 매력은 압축되어 있는, 5분 프로그램이 시간이 짧은게 아니라 50분 이상의 의미를  압축되어 표현될 수 있는 것이죠.

비록 5분짜리 프로그램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프로그램도 50분 분량으로 담을 수 있지만 열 이면 열 사람이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만약 방향성만 던져주고 각기 다른 생각을 갖게 부여를 해주면 열린 생각은 무한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EBS가 5분 프로그램이 많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마도 그런 이유는 타 방송국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보니 선택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송씨네 5분 내외의 방송이 모든 것을 간략하게 압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과거 미니 다큐드라마도 시도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과거 MBC에서 했던 ‘한뼘 드라마’와 비슷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앞의 프로그램이 고정된 시간에 방송된데 비해 정해진 시간을 두고 방송을 하지 않기에 ‘다음 이 시간에...’라고 자막으로 띄우기가 힘들고 따로 홈페이지에 후속편은 언제 방송한다고 공고를 해놔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미들의 왕국‘ 시리즈(2005. 9. 12, 26/10. 3)의 경우도 제한된 시간안에 방송을 해야했기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얼마 전 사라지는 섬 투발루('Somewhere over the rainbow'편 2007. 9. 24) 이야기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5분이라는 시간으로 제안되었던 것이 상당히 아쉬웠거든요. 방금전에는 장점을 물어봤으니 이번에는 단점이 궁금합니다.

 

김 PD  편성상의 단점은 정규시간에 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항상 프로그램이 정시에 하지 않는 것처럼 문제는 시간이 바뀌어도 상관은 없지만 우리 프로그램의 경우 앞의 방송시간이 예상시간이 초과될 경우 '지식채널 ⓔ'는 천제 방송시간이 옮겨지기 때문에 힘들어지는데 인터넷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그 점들이 보안이 되었고 인터넷 매체로 인해 재생산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송씨네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경우 '지식채널 ⓔ'는 항상 그 인물의 이름을 나중에 공개하고 그의 업적을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故 권정생 작가의 이야기를 소개한 ’正生‘편(2007. 8. 6)의 경우도 ’강아지 똥‘이라는 명작을 만들기 이전의 그의 삶을 이야기했는데 처음부터 그의 작품이나 이름을 열거하는 것이 아닌 가난하였던 그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런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인물 다큐를 하실 때 인물에 대한 소개를 거꾸로 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 PD  모든 인물 다큐가 역순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경우 아이템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움직입니다. 반전 구성이 많은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라고 봅니다. 궁금증을 유발하고 그 5분이 지루하지 않게 가는 것이지요. 영화의 예고편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볼 것 같습니다.

 

 

 

송씨네  '지식채널 ⓔ'는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요. 영화계에서도 무시를 당했던 개그맨 심형래를 재조명한 ‘바보 심형래'편(2007. 6. 25)이나 시사저널을 나온 기자들의 홀로서기를 다룬 ‘기자’ 편(2007. 7. 31)은 상당히 다시 봐도 감동적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심형래 씨 이야기는 ‘디 워’가 흥행에 성공하기 전에 방송된 내용이었고, ‘기자’ 편의 경우 ‘시사저널’이라는 이름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 두 방송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고요. '지식채널 ⓔ'가 소외된 이들을 주로 다루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김 PD  그들을 많이 다루는 주류언론에서 이들을 안다루기 때문이죠. 저희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지식은 단순히 정보만이 아닌 맥락, 범주, 영향력을 포함하고 있는데 주류언론은 작거나 누락되어져 있기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동일함이 아닌 우열순위, 즉 소외된 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소외된다는 것인데 미디어에서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 많은데 거짓말로 바꾸지 않더라도 비중이 떨어지면서 자칫 왜곡이 되기 때문에 계몽의 의도보다는 지식의 평형을 맞추기 위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저희 제작진의 바램이 아니라 소외된 이들에 대한 시청자 반응도 뜨겁습니다. 다수의 어리석은 이들을 계몽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것을 충족시켜줬다고 생각됩니다. 심형래 감독 편의 경우 나중에 오해의 요소가 분명이 있을 수 있죠.

'마케팅으로 이용되지 않나'라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디 워'를 봐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이루고자 한 꿈을 바보같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것이고,  '시사저널' 사태의 경우 기자라는 사람의 대중에게 인식된 오만함과 권력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진실을 향해 갈 수 있는 기자라는 존재가 실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메시지이기에 이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봅니다.

 

 

 

 

 

 

 

송씨네  '지식채널 ⓔ'는 한 주에 3~4 가지 정도의 아이템으로 매주 방송되고 있습니다.
5분이라는 방송시간은 매우 짧지만 자료조사 배경음악을 삽입하는 등의 작업은 수월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배경음악에 대한 질문은 자주 홈페이지에 올라올 정도로 화제인 것 같습니다. 제작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요?

 

김 PD  2 주동안 한 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요, 월요일에 아이템 회의를 하게 됩니다. 제작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템을 가지고 토론을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이 어떠한 메시지, 방향성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열어주었는가 생각하고 있고, 단정적이지 않으면서도 방향성을 설정해주는 좀 애매한 지점이지만 그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여섯명인데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고 그만큼 많이 지치기도 하고요.  그 외에 후반 음악의 비중도 높은데 보통 방송 프로그램에서 일반적으로 막무가내로 음악을 까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음악을 들어보는데 이는 어떤 느낌을 주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점을 신경쓰고 있습니다.

 

 

 

송씨네   '지식채널 ⓔ'의 효과 때문일까요? 자매품 성격의 ’지식 프라임‘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고 과거 방송된 내용을 다시 방송하는 '지식채널 ⓔ 위클리‘, '지식채널 ⓔ 클레식'도 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과 '지식체널 e' 프로그램의 차이는 무엇인지요? 이는 KBS에서 ’도전 골든벨‘이 성공하자 ’스타 골든벨‘을 방송하는 것과 ’비타민‘이 성공하면서 ’경제 비타민‘이라는 프로그램이 신설되는 거의 말하자면 분점 형태의 방송이라고 생각되어지는데요.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김 PD  물론 좋은 반응을 얻다보니 파생된 것은 맞고요. 하지만 '지식채널 ⓔ 위클리나 '지식채널 ⓔ 클레식'의 경우는 큰 재가공보다는 묶어서 한 편, 한 편은 5분이지만 4개를 묶으면 20분이니 정시에 볼 수 있고, 실제로 주말에 몰아서 보시는 분들도 많고요. '지식 프라임'의 경우 정보적인 프로그램을 다룬 것이라서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송씨네  '지식채널 ⓔ' 신드롬은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많은 방송관련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계시고 UCC에서도 '지식채널 ⓔ'를 패러디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몇 달전에는 책도 출간하셨죠. 이렇게 '지식채널 ⓔ'가 작지만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되어지시는지요?

 

김 PD  아이러니하게도 기존에 언론, 미디어들이 누락하거나 소홀히 한 부분을 '지식채널 ⓔ'가 매꾸어준 것이 아닌가 싶고요.  물론 형식의 참신함과 5분이란 시간의 임팩트도 있겠지만 시청자의 반응을 봐도 그렇고 왜 이런 이야기를 몰랐을까, 왜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을까에 대한 생각들, 세상에 대한 지식들이 주류언론에서 많이 왜곡하지는 않았지만 누락되어 소화내지 못한 부분이 존재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언론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이 이슈화되고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전체를 조망하고 볼 수 있는 것들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받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송씨네  약 3년 동안 이 프로그램이 방송되었습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은 어떤 식으로 방송이 되어질지 궁금하여 앞으로의 기획방향도 궁금합니다. 아울러 시청자 분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김 PD  400회가 얼마 남지 않아 조금 걱정스럽긴한데 내년 초에 특집을 준비중입니다.

앞으로는 가장 큰 방향성은 현재 방송되어진 20 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방송하고 있는데 더 많은 부분들을 넒게 확장할 예정이며, 장르의 다양화(다큐, 드라마, 종합구성, 코미디)를 소화해낼 생각도 하고 있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 시청자들에게 생각하는 공간을 열어주고 우리가 나서서 하는 것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제작진은 작은 창으로 남아주는 것이 옮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진혁 PD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지식채널 ⓔ'와 '블로거 기자단'은 공통점이 많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기존 언론이 다룰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소외된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는 점이 두 개 모두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하나는 다큐 프로그램이고, 하나는 언론 매체이지만 말이다.

 

사실 이 인터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동영상 촬영에 이상이 생겨 처음으로 같은 인터뷰를 두 번 하는 불상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친절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진혁 PD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며 촬영에 도움을 주신 '지식채널 ⓔ'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한 프로그램의 애청자로써 '지식채널 ⓔ' 모든이들에게 알 권리와 더불어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길 빈다.

 

 

 

 

PS. '지식채널 ⓔ'를 보는 방법 몇 가지...

'지식채널 ⓔ'는 다음(Daum)을 이용하는 다음 TV 팟 테마로 지정이 되어 있다.

김진혁 PD는 덕분에 처음 알게 되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두번째 방법은 직접 '지식채널 ⓔ'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된다.

 

다음 TV 팟-'지식채널 ⓔ' 테마

http://tvpot.daum.net/theme/ThemeView.do?themeid=261

'지식채널 ⓔ' 공식 홈페이지

http://www.ebs.co.kr/homepage/jisike/index.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