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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어르신들의 비애...

송씨네 2007. 10. 4. 02:54

폐지 줍는 어르신들... 그들은 왜 그래야만 하는가?

 

 

 

처음으로 사진없이 글을 올리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표지 사진 없는 글도 오랜만이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가는길에는 상당히 꺾이고 꺾이는 S자 코스가 있는 2차선 도로이다.

버스가 평소와 다름없이 커브를 도는데 앞에 리어카를 몰고오는 어르신이 보였다.

짐을 많이 실었던 그 분이 버스 기사 역시 눈에 띄었는지 일단 경적을 울리면서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 역시 짐이 많아서 문제였을까... 커브를 돌던 버스는 리어카와 부딪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보이지는 않았지만 리어카를 몰던 어르신은 넘어져서 다친 것 같았다,

 

 

 

당시 상황을 위한 그림이다. 처음 그리는 그림이니 돌 던지지 말아주시길...

 

 

버스 안에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바쁜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운전기사는 어르신의 상황을 확인하려고 결국 버스를 세워 어르신이 다쳤던 그 곳으로 향해갔다. 다행히도 크게 다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 버스 기사는 다시 운전대를 잡고 운행을 계속하였다.

많이 싣은 짐, 그리고 급커브인데도 주위를 하지 않은 점에서 버스 승객들은 하나같이 짐을 리어카 어르신을 나무라는 쪽이 더 많았다.

심지어는 버스에 탄 같은 어르신들끼리도 그 어르신을 이야기하였다.

 

 

그러고 보니 정말 요즘 리어카나 아기 유모차를 끌고 고철이나 종이를 줍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많이 본다.

폐지나 고철을 모아 겨우 몇 푼도 안되는 돈을 받는 그 분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만화가 강풀의 '순정만화 시즌 3-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읽고나니 더 마음이 좋지 않았다.

만화에 등장하는 송이뿐 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고철, 종이 줍는 어르신들의 모습들과 전혀 다를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화가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중에서...

 

 

그런데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참 이상한 것이 같은 노인(어르신)이 노인을 비판하는 대목이다.

물론 나 역시도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 도로 통행을 방해하는 이들 어르신들의 모습을 좋게만 볼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왜 리어카를 몰고 다녀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식들도 있을테고 국가에서 나오는 보조금도 있을텐데 말이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은 과연 누군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신의 키보다 더 높은 짐을 지고 다니는 그 분들의 모습도 안타까웠지만 지하철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보아가며(물론 전혀 개의치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람들이 버리고간 무가지와 신문들을 큰 자루에 �어지고 가는 어르신들의 모습들도 어찌보면 리어카를 몰고 다니는 어르신들과 다를바 없다고 본다.

(그들의 모습은 놀랍다. 하지만 이건 기인열전이 아니라 현실이다... 아주 무서운 현실...)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밖에 그들을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쉽지만 과연 누가 이들을 이렇게 거리로 내몰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보는 대목이다.

아울러 그들을 늙었다고, 힘없다고 무시하지 말고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 글을 보고 있을 우리 모두도 언젠가는 늙어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