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일기는 일기장에....

힘내라, 예술영화...

송씨네 2007. 11. 16. 13:31

 

#5. 힘내라, 예술영화~!

 

 

제 블로그를 들어가신 분이라면 제가 지독한 예술영화 지지자라는 것을 잘 아실껍니다.

지겨우실지도 모르겠지만 오늘도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얼마전에 제가 일하는 극장에 '원스'가 들어왔습니다.

이게 웬일...

예술영화 취급 받는 영화들이 멀티플렉스로 오는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아무리 인기작이라도 필름이 돌고 돌아 이 곳까지 오기란 그 역시 쉽지 않고요.

차라리 극장 개관 기념 무료시사회나 극장 오픈 몇주년 무료시사 등으로 인기작 필름들이 오는 것이라면 모를까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이미 '원스'를 본 입장에서 그런지 몰라도 '원스'라고 쓰인 필름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상영시간도 다른 영화에 비해 러닝타임도 짧으니 극장 입장에서도 돈벌어주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원스'가 갖는 의미는 예술영화라는 점도 그렇고 잘 만든 음악영화라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제가 이 영화의 OST를 구입했을까요?

 

물론 얼마전까지도 제가 일하는 극장에는 예술영화 냄새 나는 작품들이 몇 작품 들어왔습니다.

'카핑 베토밴', '오다기리 조의 도쿄타워'(음, '... 도쿄타워'는 영화는 얼마전 소개드렸죠.)도 들어왔고 역시 일본영화인 '도로로'와 '히어로'도 들어왔습니다.

후자에 속하는 '도로로'와 '히어로'는 많은 제작비를 투여한 일본영화이기에 인디영화(예술영화)라고 보긴 그렇지만 앞의 '도쿄타워'는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인데다가 국내 배급사도 스폰지에서 배급을 했죠. '카핑 베토벤' 역시 작은 배급사에서 수입/배급을 했고요.

 

그런데 이들 영화는 잘 안먹히나 봅니다.

물론 생긴지 얼마 안된 극장이라서 인지도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제가 일하는 곳의 동네의 주민분들은 이런 영화에 아직 관심이 낮은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실 이런 음악영화나 저예산 영화들도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원스'가 왜 성공했는지 의문을 갖는 분들도 많습니다.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도 아닌 노래만 부르다가 끝나는 영화가 어떤 힘으로 인해 흥행이 된 것일까 의문을 갖는 분이 많습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얼마전 '우리학교'의 김명준 감독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같이 만난 영화사 진진(수입/배급사)의 관계자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진진은 '우리학교'와 '원스'를 배급한 곳입니다.)

 

 

 

 

이들 영화가 큰 반응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입소문의 힘입니다.

이들 두 영화는 전혀 TV 광고를 하지 않았고 공식 홈페이지 대신에 포탈사이트의 카페를 운영하는 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더구나 요즘 흔히 말하는 영화 알바도 없고요. 이분들이 너무 억울해 하셨던 것이 알바 논쟁이었으니깐요.

잘만들고 입소문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그 입소문마져도 못믿겠다는 일부 네티즌들과 영화 마니아들의 생각이 그 원인이었나 봅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이들 작품이 개봉되고 영사기로 필름을 돌리면서 밑에 층의 플로어(입장, 퇴장 등을 담당하고 전반적인 업무를 하는 팀들이지요.) 쪽에서 들려오는 '00관 OOOOO 영화 스코어 0(빵/영/제로) 입니다'라는 무전입니다. 그러니깐 아무도 이들 영화를 안보고 있다는 것이죠.

 

다음번에 에티켓이나 엔딩 크레딧에 대한 이야기도 따로 할 것이지만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들 영화를 많이 봐주시는 겁니다. 예술영화나 인디영화들 중에도 수작이 매우 많거든요.

그런데 우리 관객들은 아직도 편식이 심합니다.  잘 되는 영화만 보신다는 것입니다.

혼자 보셔도 좋고 가족이나 친구, 애인을 데려오셔도 상관 없습니다.

한 분이라도 봐주신다면 그 관에 필름은 멈추지 않습니다.

한 편이라도 봐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필름은 멈추지 않거든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잔잔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곧 개봉할 '이브닝'이나 '어거스트 러쉬', '라비앙 로즈' 같은 영화들도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매우 땡기는(?) 영화들입니다...

스팩타클한 영화도 좋습니만 차분한 영화들도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왕 보신다면 '원스' 같은 잔잔한 예술영화도 한 편 봐주시는 센스가 아닐까 싶내요.

여러분의 센스를 믿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