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비커밍 제인-아름다운 사랑,하지만 심심해!

송씨네 2007. 10. 17. 23:13

 

제인 오스틴 [Jane Austen, 1775.12.16~1817.7.18]
1775년 12월 16일 영국 햄프셔주(州) 스티븐턴에서 출생.
'센스 앤 센서빌리티'(Sense and Sensibility/1811),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1813), '맨스필드 공원'(Mansfield Park/1814), '에마'(Emma/1815) 등의 작품을 내놓음.  '설복'(Persuasion/1818)을 탈고한 16년경부터 건강을 해쳐 이듬해 42세인 1817년 세상을 떴다.

 

헐리웃의 최근 특징이 새로운 슈퍼 히어로의 발굴과 더불어 과거 슈퍼 히어로들 중에서 리메이크 될만한 것을 찾는 것이 일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또하나는 전기 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작가들의 이야기가 강세를 이루게 된 것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바니걸스(?)가 된 르네 젤위거는 '토끼는 내 운명'이라도 되듯 토끼를 비롯한 케릭터를 의인화하여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베아트릭스 포터의 이야기인 '미스 포터'로 주연을 맡아 열연을 하였다.

그리고 중세 시대는 아니지만 이른바 '엔디 워홀의 여자'였던 에디 세드웍의 이야기를 담은 '팩토리 걸'도 최근 개봉을 하였다.

또한 시종일관 경쾌한 음악속에 방탕한 생활을 살던 여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도 있었다.

여성 전기 영화의 증가는 어떻게 보면 깨어있어야 하지만 많은 남자들과 더불어 세상의 고정관념과 맞써 싸워야 했다는 점에서 이들 신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발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은 영화화도 많이 되었고 앞에 소개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처럼 현대판으로 변주되어 사용되기도 했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도 그랬고, '오만과 편견'도 그랬다.

하지만 정작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화 되지 않았다는 것.

알고보면 그녀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정말 영화같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고 영화로 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제인 오스틴의 전기를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 '비커밍 제인'은 그렇게 관객들에게 선을 보였다.

 

오스틴은 글을 사랑하는 젊은 여성이었다.

집안 식구들은 그녀의 솜씨를 감탄하지만 르포로이 만큼은 그녀의 글실력에 딴지를 걸고 테클을 건다.

그는 좀 배운 지식인이면서 법을 공부하는 남자이다. 그러나 단점은 소문난 바람둥이에 지각대장이라는 것.

르포로이는 외삼촌의 명령으로 시골 촌구석에서 오스틴을 만났는데 오스틴도, 르포로이도 서로 맘에 들지 않긴 마찬가지...

하지만 잦은 만남은 그들을 하나로 만들게 만들었다. 운명의 장난이었다.

그러나 오스틴은 어머니가 소개해 준 귀족 집안 남자 위즐리가 여간 신경이 쓰인다.

글도 쓰고 싶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오스틴에게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전기 영화의 특징이라면 그 사람의 삶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 사람의 사랑, 그러니깐 러브 스토리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앞에 이야기한 '미스 포터'도 그랬고 이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러브 스토리에 중점을 맞추다보니 그들의 그 후의 삶은 생략되거나 달랑 자막 몇 줄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미스 포터'처럼 아기자기한 삽화를 넣거나 '마리 앙투아네트' 처럼 경쾌한 팝음악으로 사극을 만드는 방식도 아닌 시종일관 너무 무게감 있게 영화를 그려냈다. 그러다 보니 여간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늘 그랬던 것처럼 이 영화의 앤딩 역시 자막으로 제인 오스틴의 후의 삶에 대해 단 몇 줄로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물론 '크라켓'(영국에서 시작된 경기로 야구와 약간 비슷) 경기에서 오스틴이 활약을 보인 에피소드 정도는 가볍고도 재미있는 에피소드이지만 특징을 살릴만한 에피소드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갖는 장점이라면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집합 했다는 것이다.

칠칠맞은 공주(프린세스 다이어리 시리즈), 칠칠맞은 여비서(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역으로 각인 되어 있는 앤 헤서웨이는 '브로큰 백 마운틴'과 마찬가지로 과감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리고 '나디아 연대기'로 알려진 제임스 맥어보이는 오스틴의 첫사랑 르포로이로 등장하여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영국에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좋은 연기들을 보여주었다.

 

제인 오스틴은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녀를 존경하고 사랑하는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전세계적으로 번역된 그녀의 소설들이 지구를 돌아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이유도 아마 같은 이유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