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만의 세상을 이야기 한다면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군대이다.
그래서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의 대부분의 소재는 군대에서 벌어지기도 하다.
거기에 폐쇄성을 덧붙어 잠수함에서 벌어지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많았다.
'유령', '크림슨 타이드', 'K-19' 등의 영화들이 그랬으니깐...
그런데 여성 이야기는 왜 이렇게 찾기 힘든 걸까?
여성들이 쭈~욱 등장하는 영화들 말이다.
이준익 사단에서 나와 새영화를 만든 김미정 감독은 여성 감독이다.
물론 변영주, 임순례, 방은진 감독과 같이 여성 감독들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감독들의 활약상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남성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이면에는 남성 감독들의 연출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준익 사단에서 나온 김미정 감독은 이준익 감독 스타일에서는 많이 벗어난 듯 싶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들이 대부분 부드럽게 영화들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을 보면 김미정 감독도 그런 작품을 연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데 그런 그녀의 첫 작품이 사극하고도 미스테리 스릴러였으니 말이다.
6 년전 한 여인이 산속에서 아이를 출산한다.
하지만 이 여인은 아이를 버리고 달아난다.
그리고 6 년이 흐른뒤 그 여인은 내의녀가 되어 있었다.
궁녀 출신의 내의녀 천령은 어느 날 한 궁녀가 목을 매달고 자살한 사건을 살펴보던 도중 이 사건이 자살이 아닌 타살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자살한 궁녀 원령을 두고 감찰상궁을 비롯한 원로 궁녀들은 이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계속되는 궁녀들의 의문의 죽음에 궁녀들은 여전히 함구하기에 여념이 없다.
김미정 감독이 선택한 '궁녀'는 일부 장면은 실제 조선시대 자료에 근거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속에서 궁녀들의 입단속을 강화하는 일종의 훈련이자 처형식인 '쥐부리글려'(갓 입궁한 견습 나인들을 세워 놓고 실시하던 궁중 풍습)의 경우도 약간 각색을 하였음은 물론이요, 남성들처럼 여성들 (특히 궁녀들이...) 흡연을 즐겨했다는 것에 착안하여 궁녀들이 흡연을 하는 장면들은 이 영화의 색다른 볼거리였다.
특히나 흡연장면에서 열연을 펼친 내의녀의 보조로 등장한 숙영 역의 한예린 양의 흡연 연기는... 저 어린나이에 얼마나 많은 쑥담배를(비흡연자의 경우 흡연장면은 쑥담배나 금연초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피우게 만들었는지... 김미정 감독이 상당히 가혹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 영화에는 앞에도 이야기 했듯이 여성 중심의 영화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남자이지만 그러면서도 최근 여성영화가 많지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안타까웠다.
그렇기에 이런 작품의 등장은 상당히 대환영이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들이 이야기했듯이 이 작품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잘 생겼는데도 여전히 어색한 연기를 보여주는(?) 김남진이라던가(그가 영화에서 이런 보잘 것 없는 조연으로 등장한 것도 의외지만...) 스릴러와 미스테리로 가던 방식이 점점 '전설의 고향'이나 '서프라이즈-진실 혹은 거짓' 방식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관록있는, 주목받는 여자 연기자들이 총출동 했다는 의미는 주목할 점이다.
천령 역의 박진희, 월령 역의 서영희 같은 연기 잘하는 젊은 배우들을 비롯해서 윤세아, 임정은과 같은 파릇파릇한 신인, 그리고 '은실이'에서 감찍했던 아역으로 주목받아 성인 연기에 슬슬 물이 오르는 전혜진 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그만큼 특별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많은 연극과 드라마로 실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연기자 김성령, 김미경, 이용희 등의 배우들도 인상깊은 모습의 배우들이다.
여성 영화의 증가, 여성 감독의 증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김미정 감독처럼 연출부에서 실력을 인정받거나 단편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들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앞으로 여성 감독들의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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