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인디문화를 한자리에, KT&G 상상마당...

송씨네 2007. 10. 22. 02:01

 

난 담배가 싫다. 정말 싫다...

사실 기업체가 젊은이들을 끌어내기 위한 마케팅으로 별의 별방법을 잘 쓴다지만 주류회사가 젊은 친구들에게 술강요를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담배회사에서 담배 피라고 흡연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의 아트레온 극장과 메가박스 코엑스에 KT&G가 운영하는 휴게시설이 생겼을 때 사실 말이 많았다.

담배를 팔아먹기 위한 수작임이 분명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으니깐...

 

 

 

 

 

 

얼마전 홍대 부근에는 새로운 문화시설이 문을 열었다.

일부에서는 근사한 카페 정도 드나드는 것으로만 생각했었지만 예상외로 이 곳의 주인은 다름아닌 KT&G였다.

KT&G는 몇 년전부터 사회복지 시설에 관심을 많이 갖았고 문화 시설쪽에서도 관심을 많이 갖았다.

온라인 사이트인 '상상마당'을 통해 문학, 영화, 사진등의 비주류 문화(혹은 인디문화)를 소개하고 돕는데 힘을 섰다.

온라인이 이렇게 성공한 만큼 오프라인 역시 이런 시설이 마땅히 필요하다고 그들도 느꼈을 것이다.

 

지하 4층, 지상 6층으로 되어 있는 이 큼지막한 건물은 영화, 전시, 공연 등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디영화의 상영은 물론이요, 인디밴드 공연도 가능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추구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 가능하다.

나는 영화 마니아이므로 일단 다른 시설은 건너뛰고 지하 4층의 영화관과 눈여겨 볼 시설을 간단히 이야기하려고 한다.

 

 

 

 

 

 

 

보통 건물을 지으면 지하 깊숙히 건물을 짓는 경우는 드물지만 상상마당의 경우 지상과 지하 모두 높고, 깊게 만들어졌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지하 4층의 극장은 최고의 음향시설을 자랑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극장의 경우 객석의 크기는 상당히 적다.

이는 EBS(교육방송)가 운영하는 공연장인 'EBS 스페이스'(151 석)나 서울 광화문의 씨네큐브 2관 상영관 좌석수(78 석) 사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정도로 상당히 좌석은 적다.

(씨네큐브 2관 보다 1석 적은 77석 이다. 정확히...)

그러나 오히려 많은 좌석이 마이너스로도 작용하는지라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좌석수는 영화를 즐기는데 그렇게 부족함은 없다.

 

1층은 회원가입을 할 수 있는 안내데스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그리고 상상력을 뛰어넘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전시되는 아트스퀘어로 구성되어 있다.

2층은 겔러리, 3층은 아트마켓, 4층은 아카데미, 5층은 스튜디오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에도 이야기했듯 이 부분은 생략한다.

(왜냐하면 나머지 층은 구경을 못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구경하기로 하고...)

 

6 층은 카페이다.

홍대 앞 거리의 전망이 거의 보이는 곳으로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서 차 한잔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가벼운 치즈케익 한 조각과 핫초코 한 잔에 6,500원으로 저렴한 편이며 카페 직원들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다.

또한 창이 보이는 좌석으로 이동할 경우 특이한 회전문으로 이동해서 들어갈 수 있는데 이는 역시 상상마당의 컨셉에 맞는 회전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상마당의 특징은 KT&G가 운영하는 곳이기에 카페나 일부 시설의 경우 흡연이 허용된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심지어 6층 카페는 담배를 직접 판매도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최근 실외나 실내 흡연을 금지하는 추세에서 보자면 상당히 시대에 뒷걸음질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래도 애연가들에게 이 곳은 어떻게 보면 해방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여전히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담배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최근 기업체들이 인디영화나 단편영화에 후원을 하고 영화제를 개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T&G의 경우 역시 인디영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상상마당을 오픈하면서 개관 기념 영화제 역시 많은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기업체들이 자신들이 번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물건을 하나 더 팔기 보다는 미래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이들 젊은이들을 위해 후원하는 방식도 좋은 일이라고 본다.

상상마당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TIP> 이 곳은 기증 도서와 음반이 많다.

지하 4층의 극장 옆에는 자그마한 미니 도서관이 있는데 마음의 양식인 소설(?) 종류의 책보다는 재미있는 만화책들의 단행본을 모아놓았다는 것이 주목할만 점이다.

6층의 카페에는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가 기증한 음반으로 카페를 장식했는데 임진모 씨의 음악 스타일이 평소 궁금하신 분이라면 이 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