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토요명화'를 통해 본 성우들의 삶...

송씨네 2007. 11. 5. 11:47

 

 

토요명화...

몇 년전에는 그렇게 챙겨봤다.

주말의 명화와 더불어 KBS와 MBC의 양대 산맥이었던 이 두 영화 프로그램은 DVD의 보급과 영화전문 케이블 체널의 등장, P2P  다운로드의 등장으로 인해 위기를 맞았고 프로그램 방영시간도 제 멋대로, 그리고 광고도 대폭 줄어드는 등의 비운을 맞았다.

 

 

 

 

 

 

아참,  MBC 주말의 명화가 지금은 몇 시에 하시는 아시는 분... 손~!

토요일 밤에 방송되던 주말의 명화는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은 주말이 아닌 금요일 새벽 1시에 방영되고 있다.

SBS 영화특급의 경우도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방송시간의 변동히 심하다가 지금은 겨우 일요일 밤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사정은 MBC나 KBS와 다를바가 없다.

토요명화의 폐지는 예상했던 결과였는지도 모르겠다.

토요명화의 폐지는 과거 드라마 '겨울연가'의 앙코르 방송때 부터 이야기 되었고 KBS 성우진들의 파업과 시위로 인해 겨우 일단락 되었다.

사실 토요명화 한 프로그램이 폐지되어도 KBS는 손해볼 것은 없다.

토요일 정오 쯤에는 '어글리 배티'나 '로스트' 같은 외화시리즈가, 그리고 일요일 밤에는 '위기의 주부들' 같은 외화시리즈를 고정적으로 방송하고 있고, 일요일에는 KBS  1는 명화극장이 방송되고 있으니깐 그렇게 아쉬워 할 것까지는 없어보인다.

 

★관련기사 '토요명화 대신 겨울연가 재방송'성우들 반발 (2005년 1월 3일자 한국일보)

 

 

그러고 보면 지금은 외국 영화를 방송하는 것보다 미드(미국드라마)를 방송하는 것이 방송국으로는 이익이다.

SBS의 경우 '닥터 하우스'나 '프리즌 브레이크'로 어느 정도 재미를 봤고,  MBC는 'CSI'나 '24'를 방송함으로써 미드 마니아들을 열광시켰고 성우들에게는 다행히 일거리가 생겨나게 되었고 말이다.

하지만 '토요명화'의 폐지는 아쉬운 감이 많다.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토요명화는 KBS가 아닌 TBC(동양방송) 시절부터 방송을 했었고 박정희 정권의 언론개혁으로 인해 이 프로그램은 KBS로 옮겨야 겠고 TBC는 사라지게 되었다고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역사가 깊은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임은 분명하다.

MBC의 '장학퀴즈'가 폐지되고 EBS로 옮겨가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듯이 그 전통이 끊기게 된다는 것은 그래서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성우들의 더빙이 영화나 외화시리즈를 보는데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MBC의 경우 '주말의 명화'나 특선영화 방영시 일부 외국영화의 경우 성우의 더빙없이 자막만으로 방송된 경우가 있엇는데 성우들의 더빙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나로써는 조금은 아쉬웠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자막판이 더 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장년층으로 넘어가면 자막판 보다는 더빙판이 편할 수도 있다.

시력도 떨어지고 자막의 속도가 빠르다보니 대사를 놓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자막판보다는 더빙판이 좋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더빙판을 좋아하는 이유는 성우들만의 개성있는 목소리가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우들은 외화 시리즈 더빙이나, 다큐맨터리 나레이션, TV와 라디오 CF, 오디오 북(그나마 최근 이들에게 새로운 일거리이긴 하지만...)으로 영역을 확대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 다큐 나레이션마져도 목소리 좋은(?) 연예인들에게 빼앗겨 그들이 설 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 케이블 체널의 경우도 이들의 활동영역이 일부 버라이어티 쇼나 다큐맨터리의 나레이션이거나 만화체널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점차 젊은 성우들로 세대교체가 되고 있는 점도 이들 성우들에게 적지 않은 변화로 예상된다.

 

 

 

 (*오세홍 씨의 홈페이지는 글이라던가 이미지 등이 약간 과격(?)하기로 성우 마니아들 사이에는 유명하다. 그의 언어가 좀 과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우에 대한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옮기다보니 이렇게 거칠어 보일 수도 있다. 성우 오세홍 씨의 홈페이지에 가시는 분들은 이 점 유의하시길..)

 

우리에게는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아빠와 TV 시리즈 'ER'의 닥터 그린 목소리로 알려진 성우 오세홍 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성우라는 직업을 비관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심지어는 '성우는 죽었다'라고 이야기 할 정도이니깐...

스타급 성우들만이 돈을 벌고 심지어는 나레이션도 일부 연예인들에게 빼앗기는 이 아이러니한 현상에서 '토요명화'의 폐지는 상당히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남는다.

 

'토요명화'의 폐지는 앞으로 성우들에게는 적지 않은 후유증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KBS가 새롭게 준비중인 'KBS 프리미어'에게 기대를 갖아보지만 과연 이 프로그램이 성우들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