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코아가 폐관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좋은 극장이 사라진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나 영화사 스폰지가 이 극장을 인수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참 반가운 소식처럼 들려오기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안녕이다.
씨네코아가 9월 30일을 기점으로 더 이상 이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스폰지 하우스가 명동 중앙시네마로 이전을 전격 선언했기 때문이다.
9월 30일...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스폰지 하우스의 일등 공신이었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 두 편이 무료로 상영이 되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메종 드 히미코'...
마지막 관객들과 함께한 스폰지 하우스-씨네코아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이 날 상영작이었던 영화 '메종 드 히미코'에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한 무도회장에서 모두들 흥겹게 춤을 추는 장면이 그 것이다.
여기에 흘러나온 노래는 'また逢う日ま(다시 만나는 날까지)'라는 곡의 노래인데(물론 원곡은 옛날 곡이고 영화에서는 리믹스를 하였다. 일본에서 잘 알려진 대중가요이다.) 마치 씨네코아의 이별과 더불어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이라는 내용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다시 만날 날까지,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이별의 그 이유는 말하고 싶지 않아
웬지 슬플 뿐, 웬지 허무할 뿐
서로 상처입고 모든 것을 잃을테니깐
둘이서 문을 닫고, 둘이서 이름을 지우고
그 때 마음은 뭔가를 이야기하는 걸까
다시 만날 날까지, 만날 수 있을 때까지
너는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니
그건 알고 싶지 않아, 그건 듣고 싶지 않아
서로 염려하고 어제로 돌아갈테니깐
둘이서 문을 닫고, 둘이서 이름을 지우고
그 때 마음은 뭔가를 이야기하는 걸까
씨네코아는 역사 속으로 정말 사라지지만 또다른 모습으로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해본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는 얼마전 문을 다시 열었던 광화문 미로 스폐이스의 경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폰지 하우스의 명동 이전이 예술영화와 상업영화 발전에 고루 기여하는 바가 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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