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우리동네 은행지점 이름은 아홉글자!

송씨네 2007. 11. 13. 23:59

 

 

요즘 일하는 양도 줄어들고 벌어들이는 수입도 적다.

하지만 나가는 돈은 왜이리도 많던지...

그러면서도 나는 은행 현금출금기에서 돈을 빼는 일이 잦아졌다.

 

특히 운전면허 강습에 복싱 배우러 체육관을 드나들다보니 나가는 돈이 장난이 아닌데...

복싱 체육관에 가는 길에 은행이 하나 있는데 내가 거래하는 은행은 아니지만 자주 마주치는 은행이 있다.

그런데 그 은행이 이전을 한다고 한다.

길 건너건너 대형 복합형 아파트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맞이한다는데 그것까지는 이해가 간다지만 원래 자신들이 쓰던 은행 지점 이름을 버리고 그 건물의 이름을 살려 지점 이름을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점 이름이 무진장 길다는 것이다.

 

 

일단 내가 사는 동내는 경기도 부천...

그러니깐 부천은 일단 들어가고...

거기 건물이름이 두산 건설에서 만드는 브랜드 아파트 위브이다.

그런데 그냥 위브도 아니고 더(The) 스테이트이다. 그냥 스테이트도 아니고...

자, 그러면 이 은행 지점의 이름을 한번 외쳐보자...

부천 위브 더 스테이트 지점...

 

일반적으로 은행 지점 이름이 도시의 지명이나 거리 이름을 쓰는 것을 생각하면 열 글(정확히는 아홉글자이지만...)자가 넘는 은행 지점 이름은 상당히 낭비라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별 것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나이드신 분들에게 이 긴 은행 지점이름은 참으로 치명적이다. (더 결정적인 것은 외래어 투성이다. 한자어에 익숙한 분들에게 외래어로 된 지점 이름은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런지...)

굳이 전 지점 이름인 중동중앙 지점을 버리고 긴 이름을 선택했을까?

물론 이 건물에 들어서니깐 그 이유가 첫번째 일 것이고 아무래도 이 이름으로 들어서면 좀 있어보이니깐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그 건물에 입점한다고 그 긴 이름을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면 이 건물 근처에 있는 은행 지점 이름은 어떨까?

 

 

 

ⓐ신한은행 중동중앙 지점(현 위치, ⓑ로 이동 예정)   ⓑ신한은행 위브더스테이트 지점

ⓒKB 국민은행 위브더스테이트 지점(신설예정)   ⓓ기업은행 부천지점   ⓔ부천농협

ⓕ우리은행 부천중동 지점   ⓖKB 국민은행 부천중동 지점 

(지도출처 : 콩나물 http://www.congnamul.com/)

 

 

보시다시피 이름들이 그렇게 길지 않다.

어떤 분이 분명 반문 할 것이다.

건물 이름이 그렇다는데 그런것까지 딴지를 걸고 넘어지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천 위브 더 스테이트 지점'라는 이름의 건물 이름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바로 아래 사진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 건물에 입점한 편의점의 지점은 매우 간단하게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동 위브점...

 

 

마치 이런 행위는 은행들이 그 건물(건물주)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처럼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곳에 입점을 함으로써 건물주는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짧으면 4자로도 가능한 지점 이름을 굳이 열 글자 다 써가면서 알리려는 이유는 뭘까?

이 문제는 비단 이 곳에 들어설 은행만은 아닐 것이다. 레스토랑이나 일부 편의점, 다른 가게들도 입점효과를 누리기 위해 길어도 이 이름을 그대로 쓸 것이기 때문이다.

그 지점 이름은 알기 쉬워야 하고 모두가 기억하기 편해야 한다.

그러나 정말로 그 건물에 자리잡고 있기에 그 건물의 이름으로 지점 이름을 만들어야 한다면 간략하게 줄이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아직 신한은행과 KB 국민은행의 새 간판은 보지 못했다.

과연 정말 융통성 없이 아홉 글자 이상의 이름을 간판 그대로 새겨 넣을지는 지켜보도록 하겠다.

분명한 것은 우리 동네 은행 이름이 '♪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PS.

아참,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같은 이름은 둘째 치더라도 방금전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KB 국민은행의 경우 바로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에 은행이 하나 더 생긴다.

(위에 지도를 다시한번 보시라...)

물론 고객의 입장에서는 대환영이겠지만 굳이 꼭 몇 미터 안되는 곳에 은행을 또 세울 필요가 있을까?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좀 융통성 있게 운영을 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