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나는 그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

송씨네 2007. 11. 25. 19:12

 

방금전 명동성당을 갔다왔다.

지독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다니는 카톨릭 신자로써 일이 생기면 다른 곳에서라도 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되었다.(요즘은 내가 사는 부천쪽의 성당보다도 명동성당 다니는 횟수가 더 많다. 이게 아닌데...)

 

그런데 오늘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다.

오후 5시 미사에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정동영 후보를 보았기 때문이다.

(미사 끝에쯤 신부님이 공지사항을 전달하면서 누구누구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그 분들일 줄이야?)

부인 민혜경 여사도 왔었다.

솔직히 정치에 관심없는 나로써는 그들이 카톨릭 신자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디카를 가지고 있었지만 경호원들이 무서워 들이대지는 못하고 핸드폰으로 찍어댔는데 하나도 잘 나온 사진이 없었다.

올리는 것은 포기하려는 참에 정 후보가 악수를 청했다.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인데 내가 때마침 감기에 걸려 거의 걸래(?) 상태인 손수건을 자주 만지작 거린 상태에서 정 후보의 손을 잡았다.

(정 후보님 죄송합니다. ^^; )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이번 대선에 그렇게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

 

 

물론 그게 진보정당이건 보수정당이건 마찬가지이다.

어떤 분이 올리신 글에서 한겨레 신문이 진보를 포기했다는  글을 봤는데 요즘 정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흔히 진보라고 이야기하는 정당 혹은,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정당 모두 본인들이 가장 최적의 후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정통 정당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TV를 보면 그들은 늘 싸운다.

서로 트집잡기에 말이 많으니 말이다.

최근 BBK인지, BBQ인지 때문에 나라가 어수선하다.

(대규모의 무역 회사가 통닭집으로 바뀌는 재미있는 세상이다.)

타격을 받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절묘한 타이밍에 등장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대결과 손해도 득도 봤다고 보기 힘든 정동영 후보,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의 상황이 현재 맞물려 있는 재미있는 상황이다.

 

 

정치 어렵다, 그리고 정치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대선만 되면 노동자들의 권익에 앞장선다고 그들을 갑자기 방문하는 후보들도 있었다.

어머니에게 정동영 후보를 만났다고 전화로 방금전 자랑을 했더니 세삼스럽게 그런 것 가지고 전화하냐고 핀잔을 주신다. (하긴... 이 맘때 되면 성당으로, 절로, 교회로, 건설현장, 병원, 학교, 군대 등등으로 후보들이 출몰하니깐...)

얼마전 택시 노동자 집회에 참가한 어느 후보를 보고 아버지는 가식적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참고로 우리 아버지는 택시운전기사이다. 또한 권영길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이 곳에 왔다고 하니깐 이글을 쓰는 나는 누구를 지명해서 이야기한 것도 아니다. 그건 나와 아버지만의 비밀~~~!(노홍철 버전으로...) 설마 이것도 선거법 위반이??)

물론 그 분들이 진심으로 그들을 위해 나왔길 나도 간절히 생각하지만 정말 어디까지가 진실일지는 모르겠다.

 

 

형편없는 촬영 실력으로 속보성 기사는 포기했지만 오늘 한 정당의 후보를 만나면서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정말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고 있는가라는 의문 말이다.

나는 이번 대선에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이다.

아무래도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생각만 들기 때문이다.

흑색선전보다는 이 나라를 위해 좋은 정책을 내놓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나저러나 누굴 뽑나...?

 

 

PS. 쓴소리 하나더...

삼성 비리 문제를 폭로한 것은 카톨릭 신부님들, 그러니깐 '천주교 정의 구현 전국 사제단'(이름도 길다...)이라는 단체이다. 물론 이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신부님이 정치,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솔직히 같은 카톨릭 신자로써는 좀 그렇다.

물론 삼성이라는 기업은 문제가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보다도, 삼성생명보다도 더 막강한 에버랜드로 많은 부와 명예를 얻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자칫 이런 문제에 참여하게 되면 정치 문제에까지도 관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이는 계신교 목사님이나 불교 스님들도 마찬가지이다.

될 수 있으면 소외받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에 이 분들이 관심을 갖았으면 한다.

명동성당에 뉴코아 노조들이 있다고 한다.(나는 오늘 그들을 보지 못했다.)

얼마전 홈에버 노조를 취재하면서 정말 소외받고 있는 이들은 그들인데 이제 명동성당도 이들 노동자들을 받아줄 수 없다고 한다.

기도를 해야하는 곳이기에 불법으로 천막농성을 벌이는 이들을 내보내는 조치는 분명 당연한 조치이만 갑자기 태도를 달리하는 것은...

차라리 대기업 삼성의 문제는 좀 이따 건드리고 이렇게 피해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더 갖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주님, 이 분들에게도 자비를 배푸소서...)

 

 

PS 2. (존댓말로) 이 글을 어떻게 놔둬야 하나 상당히 고민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이 글을 보셨는지는 모르지만 저작권법이나 선거법 위반에 상당히 신경을 쓰시는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이런 글도 안쓰는게 좋다고 조언을 하시는 군요.

그러다가 저도 잡히는게 아니냐고 말이죠.

블로거 기자단 글로 송고하다가 (조회수 인기도 없고해서...) '통하는 블로그'에게만 공개로 설정을 하려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일단 전체공개를 합니다.

아니, 뭐 무서워서 글한번 제대로 쓸 수 있나 싶내요.

선거법에 저작권법에... 이건 또 누굴 위해 존재하는 법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