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컬처 확대경, 컬처 쇼크

쉽지만 어려운 단편영화 만들기...

송씨네 2002. 2. 3. 23:29
안녕하세요?
songcine입니다.

제 친구가 그러더군요.
너는 업데이트 날짜도 정확치 않으면서 어떻게 칼럼을 쓰냐고 말이죠.

날짜를 정하자...
저도 그러고는 싶은데 이게 쉽지가 않군요.
인터뷰 메일을 두분에게 드렸건만 그렇게도 기다리던 답변이 오지 않았습니다.

아이템이 고갈되었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오늘은 몇몇 카페에만 올렸을뿐 많은 곳에서 얘기하지 않았던 저의 단편영화 출연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떤 카페에는 4회로 나누어, 그리고 어떤 곳은 2회로 나누었으나 오늘 이야기는 그냥 한번에 얘길하려고 합니다.

아래 사진도 올려봅니다.
아직 촬영이 조금 남긴했는데 모르겠군요.





작년 10월부터 지금도 단편영화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반적인 촬영은 모두 끝났지만 일부 문제가 생겨서 아마도 곧 있으면 정말 멋있는 작품이 하나 나올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지금은 이 자리에 없지만 얼마전까지 영화사냥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셨던 마돈나(이승은) 님. 이 분이 어느날 저에게 영화출연을 제안하셨습니다.

항상 시간이 남아돌던 저에게는 참 좋은 기회였습니다.
저의 역활은 실제로 제가 활동하고 있는 일이 공장일과 거의 비슷한 일입니다. 공두리 노동자이죠. 다른 출연진들과 달리 제 이름은 실명으로 등장하였습니다.

이 영화에는 4명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저와 세 사람이 더...
공익 근무 요원, 재수생, 그리고 전도사...

뻥도사 님...
제가 활동하고 있는 사이트 디비딕에서 불리는 애칭입니다.
문홍삼 씨... 그분은 원래 직업은 만화스토리 작가입니다.
여러분도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꾸러기 발명왕]이란 국산만화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바로 이분의 작품이죠.
감독이 김청기 씨라면 이제 아시겠죠?

또한 이분은 정치인 소재로한 홍보용 만화도 담당하시고... 덕분에 많은 정치인들과 인연을 맺기도 하셨습니다.
만화스토리 작가가 그의 직업이긴 하지만 거의 프리랜서에 가깝습니다.
젊은시절 군에서 혹독한 훈련으로 인해 귀가 좋지않아 약간 청각장애를 가지고 계시지만 이분은 많은 직업을 경험함으로 인해 만화스토리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70여가지가 넘는 일들을 해보신 아주 흔치않은 경력을 가지신 분이죠.
액스트라 배우라도 좋으니 연기가 하고 싶다던 이 분이 맡을 역활은 바로 전도사입니다.

#no1.
2001년 9월 30일 12:15 버티 고개역...
제가 먼저 도착했습니다.
손에는 우산과 던킨도너츠... 그리고 축구공...

5분 후 같이 영화를 찍기로 한 제작팀이 왔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은 한서대학교 영화관련 학과를 다니고 있는데요.
졸업작품으로 영화를 찍기로 했답니다.

시놉시스는 이래요.
앞에 말씀 드렸듯이 치친 네명의 주인공이 각자 지하철역에 있습니다.
그러다 제가 찬 축구공에 전도사가 강타를 당합니다.
어느새 두 사람은 친구가 되고 다음 역에서 공익 근무 요원과도 축구를 하게 되고 마지막 전철에서 내린 재수생과 축구 한마당을 펼치지요.

사실 뻥도사 님을 추천한 것은 전날 리허설 도중 나오던 얘기였습니다.
아직 전도사 역활을 구하지 못한 상태였지요.
진짜 전도사나 종교인들을 섭외할까 했는데 이분들이 연기력은 별로이며 참여를 잘 안하시죠.

마침 뻥도사 님이 디비딕에 액스트라 역활을 갈망하시는 글들이 떠올라 그 스텝분에게 제안을 했죠.

다시 버티고개 역입니다.
뻥도사 님...
이분의 애기를 한번 들으면 두시간이상이 넘어갑니다.
많은 삶과 더불어 직업을 사셨던 분이라서 그런지...
역시 그날도 뻥도사 님의 인생이야기가 초반부에 시작되었습니다.
2시간 이상 이어진 시나리오 이야기와 뻥도사 님의 이야기들...

뻥도사 님이 맡게 될 전도사 역활은 나쁜말로 쪽팔릴 각오는 하고 찍으셔야 하는 역활입니다.
일부 대사가 바로 즉석에서 수정이 이루어졌습니다.
확실이 똘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전철에서 이루어진 리허설...
미친 듯이 외쳐대는 뻥도사 님의 대사...
알게된 사실 하나...
지하철 가두 판매의 경력이 있었다는 사실...

그러나 뻥도사 님도 NG가 있었습니다.
리허설이지만...
"잠시 승객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 여러분! 미국 테러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객차안에의 연기는 정말 웃음이 안나오고는 못빼길 정도로 대사에 열중을 하셨습니다.
오죽하면 버티고개 쉼터에서 이루어진 대사 연습은 지하철 관계자가 나타나서 조용히 하라고...

이 영화의 촬영은 그날 일단 옥수역에서 끝을 맺습니다.
국철 1호선에서 마지막 장면은 저와 전도사가 객차에서 열심히 패스를 하다가 옥수역에서 문이 열리고 실수로 날라온 공이 누워있던 공익 근무 요원을 향해 날라오고...
하여튼 앞에 설명해드린 내용과 동일합니다.

영화사냥에서 대곡리 웰즈로 알려진 에이에프 님은 시종일관 디지털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람들을 찍어댑니다.
그 수많은 얼굴들... 그 얼굴들은 조금 나중에 보여드리기로 하고...


#no2.
10월 2일... 실질적으로는 세번째 촬영날이지만 배우들 넷과 호흡을 맞추던 두번째 날입니다.

원래는 동묘 역에서 8시에 저는 가기로 했지만 부천에서 서울까지 그것도 동묘역까지는 1시간 이상이 소요되어서 불가능했습니다.

역시나...
여러 사람들이 우릴 반겨주었고 새로운 세 여성분이 보였습니다.
역시 같이 단편영화를 찍을 스텝입니다.
마돈나 님와 에이에프 님은 전날에도 뵙던 분이었고 여성 스텝분들이 몇명 더 추가가 됩니다.

9시 30분쯤 도착하신 뻥도사 님.
소품으로 쓰일 십자가를 준비하시느리라 늦으셨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들고가면 거의 쪽팔림을 당하므로 봉지를 구하시고, 철사로 칭칭 감느리라고 늦으셨다고 합니다.
그것보다도 뻥도사 님의 과거 인터뷰 자료들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을 만나셨다고 하셨는데 정치 홍보 만화가 많다는 점을 보면 정말 그것이 사실임을 알게되었지요.

10시가 좀 넘어서야 드디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우선 뻥도사 님의 리허설이 또한번 있었지요.
십자가와 성경을 준비하시고 지난 30일 보다 더 오바(?)를 하시면서 대사를 외워 대셨습니다. 아니, 사실상 거의 에드립이죠.

객차안 설교장면은 무사히 촬영되고 제가 힘을 쓸 순서가 되었습니다.
지하철 사물함에 올라가 누워있기...
이건 거의 기인열전 수준이죠.
올라가는 것도 일이요, 몇분동안 거의 똑같은 포즈를 취해야 합니다.
카매라를 오래 바라보고 있자니(자연스럽게 본다고 해도) 눈이 아파서...

어렵게 누워있는 장면을 마쳤습니다.
사람들을 통제시키느리라 어려움도 많았고 호통을 치시는 할아버지 때문에 조금은 힘들었죠.
이제는 더 고난위도 묘기(?)입니다.
사물함에 앉아있는 상태에서 손잡이 잡고 매달려 떨어지기...
역시 이것도 시간을 많이 까먹었습니다.
좀 아니다 싶으면 NG가 연속해서 튀어나왔습니다.
윽~

점심을 먹었습니다.
된장찌개와 갈비탕으로 나뉘어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정말 이런 휴일에 식당 찾기도 힘들더군요.

점심을 먹고 이제는 지하철 복도에서 혼자 축구를 가지고 노는 장면을 찍습니다. 하지만 오후 2시는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시간이라서 역시 통제를 시키지 않고는 절대로 촬영이 불가능했습니다.

산넘어 산이라고 이제는 정말 이날의 하이라이트가 남았습니다.
전철 객차안에 공을 발로 차고 다시 나오기...
아시는분은 잘 아시겠지만 들어오는 전철에 공을 발로차서 그것도 골인을 시킨다는 것은 힘듭니다.
그리고 거기에 빨리 다른 문으로 빠져나오는 것도 힘들죠...
전 이 장면에서 거의 NG대왕이 되었답니다.
스탭들이 오히려 화를 안낸것이 신기할 정도이죠.
더구나 저는 스포츠는 그냥 보기만하지 즐기는 녀석은 아닌지라...
역시 이 장면도 어렵게 성공...

뻥도사 님이 객차를 지나다니면서 현란한 율동을 펼치는 장면도 촬영되었습니다.
이 장면은 입만 움직였지요.
나중에 음악을 집어넣을 예정이었기에 뻥도사님은 그냥 립싱크만 했지요.

이번에는 그날 촬영의 마지막 장면.
전도사와 공두리의 축구대결...
그러나 움직이는 객차안에서의 축구대결입니다.
다찍고 나서 저와 뻥도사 님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촬영협조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아웃사이더 뭐냥 싫다고 거부를 하던 한 남성분만 빼자면 정말 촬영이 괜찮았지요.

6시 촬영종료.
공익근무요원 역활과 재수생 역활의 배우는 개인사정상 나오지 못해 다음번 주말 촬영으로 기회를 미루었습니다.
뻥도사님은 삼각지 역에서 하차하셨고 나머지 스텝들은 버티고개 역에서 나머지 뒷처리들을 했습니다.
너무나도 친절한 버티고개 역 승무원들 덕분에 정말 기분이 좋았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를 드리며 주말에 2차 촬영하면 정말 최대한 도와주신다고 약속하셨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장소가 되었던 버티고개 역에 대한 정보 하나...
곧 개봉을 준비중인 영화가 있죠.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이 작품의 거의 첫장면은 바로 이 버티고개 역에서 촬영이 되었다는 사실.
덕분에 여기 에스컬레이터는 명물이 되었습니다.
관계자분들도 어깨를 으쓱할정도로 자랑을 하셨고요.


#no3.
2001년 10월 13일 토요일.
버티고개 역으로 갑니다.
이젠 지겨울때도 되었지요.
지하철 6호선이 말입니다.

오후 3시 10분에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재수생 역활을 하실 배우분만 계시고 아무도 없군요.
다른 스텝들은 뻥도사 님을 모시고 촬영을 하고 계신다고 하더군요.
정말 썰렁합니다.
"김밥을 가져왔는데 드실래요?"
김밥 2인분이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점심은 챙겨먹었지만 점심은 점심이고...
일단 맛있게 먹었는데 혼자 그냥 먹고 있기는 뭐하더군요.
밖의 슈퍼에 들려서 음료수를 사왔습니다.
캔 음료를 사고 나서 조금 기다리니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자...
사람들이 왔으니 오늘의 촬영에 대한 얘길 들어야죠...
오늘은 2:2 축구장면이 나오는 군요.
그것도 객차안에서의 축구장면입니다.
공익과 재수생이 편을 먹고 노동자와 전도사가 편을 먹습니다.
그리고 네명이 빨리 빠져나와야 하는 장면도 있군요.

6호선의 종점역인 봉화산 역으로 갔습니다.
일단 객차를 하나 비워놓고 촬영을 해야하기 때문에 종점으로 이동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몇번 거듭된 리허설...
그리고 촬영이 시작됩니다.
종점역이기 때문에 5분이상을 이 역에서는 문이 열린상태로 정차가 되어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몰려오고 촬영을 하려는 객차까지 진입을 합니다.
NG는 불가피하고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것을 권해야 했지요.

8시가 넘어서야 촬영이 끝을 맺었습니다.
이날 저녁은 뻥도사 님이 추천하신 남성역(충신대입구)의 닭갈비집...
그런데 이 집은 그날 신분증 검사를 하고 있더군요.
두분이 신분증을 들고 오지 않았고 술잔을 가져가는 종업원...
뻥도사 님과 주인과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다 친한 사람들이고 보호자도 있는데 왜 술을 주지 않느냐는 것이죠.
정말 뻥도사 님 멋있습니다... 후후후

집에 도착하니 12시..



#no4.
2001년 10월 14일 일요일.
또... 버티고개 역...아침에 일어나니 8시 10분...
9시까지 오라는데...
부천에서 서울까지는 1시간 이상이 걸리니... 늦.었.다!
아침은 꼭 챙겨먹는것이 저의 인생관(?)인데 그날은 허겁지겁 뛰어갔습니다.
하지만 그냥 가면 허전하겠더군요.
일단 부천에서 화곡역까지 이동을 하고 화곡역 근처의 빵집에서 빵과 음료를 샀습니다.
화장실도 가고...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그래도 볼일은 봐야 기분이 좋을것 같았습니다.
지하철에서 먹어보는 빵과 음료...

다시 갈아타고 나서 도착...
이번에도 사람이 안보입니다.
스텝 달랑 한명...
역시 피곤해서 인지 전날 재수생 배우처럼 졸고 있습니다.
이어 스텝들 도착...
이날도 아침은 김밥이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것이라면 김치김밥이 추가 된 것...

일이 있어서 늦게 오신다던 뻥도사 님이 도착하셨습니다.
먼저 제가 촬영하는 부분이 있어 저 먼저 이동을 합니다.

동묘앞 역...
잠시 동묘앞 역에 있는 컴퓨터에서 몇분동안 인터넷을 하였습니다.

공을 들고 뛰어가는 장면부터 그리고 객차 문이 열리면 바로 출입구를 향해 공을 넣는 장면들이 재촬영되었습니다.
이번에는 NG는 적었습니다.
하지만 몸에는 땀이 납니다.

3시...
옥수 역으로 갑니다.
옥수 역은 도시 철도공사가 아닌 지하철 공사가 관리를 하기때문에 다시 촬영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더구나 지하철 공사는 촬영 협조가 힘들다거군요.
하지만 옥수 역에서 찍을 장면은 중요하기 때문에 도둑 촬영을 강행해야 했습니다.
가짜 공익이 절벽 사다리에 올라가서 담배를 피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이번에도 정말 묘기 대행진 수준입니다.
진짜 공익에게 걸리면 거의 죽습네다...
다행히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재수생 역활의 배우가 나오지 않아 원래 예정대로라면 이날 촬영이 종료되어야 하지만 역시 한번더 촬영이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5시 10분...
제가 촬영할 부분이 좀 남았습니다.
저희 회사에 촬영협조 요구를 했으나 안된다고 하길래...
뻥도사 님 친구분이 사장님으로 계시는 신성전기로 장소를 이동했습니다.
일요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촬영때문에 나와주신 여성 과장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원래는 같이 직원들과 장면을 찍어야 했는데 이 장면은 다음에 보강을 하기로 하고... 딴청을 피우는 장면을 비롯해서 수많은 타이머 옆에 서서 온갖인상을 쓰는 장면 등을 찍었습니다.
7시에 촬영이 끝났고...

스텝들과 과장 님, 뻥도사 님과 같이 저녁을 같이 하였습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전철에 올랐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넘었고 컴퓨터는 켜지지 않았고 저는 이날 잠시 방황아닌 방황을 하였습니다.



#no5.
10월 27일 토요일.
오후 3시가 넘었습니다.
역시 부천에서 서울은 멀고도 먼곳이라는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거의 모두 모여있던 상황이었고 이날 찍을 상황은 옥수역에서의 축구장면과 개찰구를 무단통과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오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뭐... 항상 그런일은 있는 편이니깐...

옥수역...
지하철 공사의 허락을 받았다고 하길래 이제는 문제가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우선 4명이 축구를 하는 장면...
복도 축구장면을 찍기 이전 뻥도사 님과 제가 옥수역에 내려서 공익에게 잘못 공을 발로 차는 장면을 찍어야 합니다.
역시 촬영통제는 우선이구요.

시아를 가리는 구경꾼들에겐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비켜달라는 얘길 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도 제 팔뚝에 문이 껴벼리는 작은 불상사를 제외하고는 이 장면은 대충 OK가 되었습니다.

축구장면입니다.
어느덧 어두워지는 옥수역...
우선 건너편으로 가서 촬영을 하기로 합니다. 작은 육교형 계단을 넘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철로 무단횡단을 감행합니다. 하지만 마침 옥수역에서 자갈 청소를 하시는 분들이 계셨던지라 왔다갔다 하는데에는 문제는 없었죠.

휠체어를 움직이면서 사람 얼굴 하나하나를 클로즈업을 합니다.
엉성한 축구 실력이 이번 단편영화에서 들통이 나지 않나 모르겠습니다.

어렵게 축구장면이 끝이 납니다.
이번엔 그래도 어느정도 쉬운장면입니다.
개찰구를 무단출입하는 장면...

자동 개찰구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표를 집어넣고 밀면 출입이 되는 형태이죠.
그런데 이번 촬영은 그 곳은 마치 뜀틀뛰기 하듯이 뛰어 넘는 것입니다.아시는지 모르겠내요.
유지태 씨가 나오던 카드 선전 뭐냥 그렇게 뛰어 넘어야 합니다.

동시에 뛰어넘기를 시도하는데 너무 거구(?)였던 재수생 역의 배우에겐 이 장면이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옆의 개찰구 기계가 고장시 임시로 출입을 하도록 만들어 놓은 임시 출입구쪽으로 뛰어 넘기로 수정하였습니다.

역시 사람들이 많이 우릴 봅니다.
영화촬영인데 뭐...
그런데 갑자기 돌발상황...
옥수역 관리자가 옵니다.

허락 맡았냐고...
물론 맡았다고 했죠.
그런데 우리가 팩스로 협조 공문을 올린 곳은 지하철 공사가 아닌 한국철도(새마을호, 무궁화호 등의 열차를 담당하는 기관이죠.)로 공문을 보낸 것입니다. 더구나 옥수역으로 보낸것이 아니었죠.
이러니 당연히 충돌이 생길수 밖에...
여기서 또다시 촬영이 좌절되느냐...

빌고 또 빌어 결국 영화 촬영을 허락받고 다시 촬영이 이어졌습니다.
단체 컷을 찍고 개인 컷을 찍으면서 토요일 촬영을 마쳤습니다.

아니지...
이게 끝은 아니었습니다.
철로사이로 사라진 공을 네사람이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장면을 찍기전...

드디어 뻥도사 님의 분노(?)가...
대사실수로 인한 NG로 시간이 소요되었다면 이해가 가지만 기술적인 실수로 계속 NG가 되었다는 것은 이해할수가 없다는 것...
도저히 아마추어들과는 작업을 하기 힘드시다면서 두손 두발을 다 들으셨더군요.

뻥도사 님의 촬영분은 토요일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출연료를 드리고 나서 삼각지 역에서 뻥도사 님과는 작별을 하였습니다.



#no6.
10월 28일 오전 11시...
아무도 안보입니다.
아침을 먹고도 배가 고픕니다.
근처 빵집에서 초코 크림빵과 센드위치를 먹었습니다.
끄윽~ 트름이 나오는 군요.

30분정도가 지나니 한분 한분 오시기 시작합니다.
일요일.
드디어 마지막 촬영날입니다.
이 날 촬영은 좀 충격적인(?) 장면도 등장합니다.

김밥집에서 김밥이 아닌 쇠고기 덮밥과 떡국, 어묵으로 점심을 대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간식으로 먹었던 그 빵집 빵들이 나옵니다.
초코 무스와 케익을 사오셨더군요.
김밥집 서비스 커피가 먹고 싶다던 공익역활의 배우분...
커피를 먹으면서 이 얘기 저 얘길 하고 그리고 그 먹을꺼리를 집다가...웁~ 커피를 쏟고 맙니다. 제가...
옷을 버리는 일은 없었지만 초코 무스 케익은 초코 무스 커피 케익이 되어버렸습니다.

스탭한명이 곧이어 도착하고 그리고 버티고개 역에서 재수생 배우가 옵니다.
자...
그리고 뜻밖의 게스트 배우가 오는 군요.
촬영 스탭중 마돈나 님의 누님이 오십니다.
그분은... 예. 맞습니다.
영화사냥의 운영자 중 한명인 율라이 님이었습니다.
뻥도사 님은 아마도 홍대 락카페 "흐지부지"에서 이분을 만나셨을 것입니다.

제가 설명드리기에는 좀 민망한 장면입니다.
율라이 님도 그장면 찍긴 정말 힘드셨을 것입니다.
무슨 장면이냐고는 더 이상 묻지 마십시오.

이 장면...
정말 통제 불능입니다.
이리저리 막을려다보니 막는자와 지나가는 자와의 충돌도 불가피하고 괴성이 오가가도 했죠.
어떤 남성분에게 저 잘못했다간 맞을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통제를 잘못하다가 안내를 잘못하는 바람에 모자지간의 한 가족은 전철을 놓치기도 하고요.

이 장면...
두시간 이상 계속되었습니다.
으~ 정말 민망하기 그지 없는 장면이었죠.

어렵게 촬영을 하고 일단 그 분과는 작별을 하고 다시 옥수역으로 갑니다.
개찰구 장면을 다시 찍습니다.
이번엔 허락 맡았습니다. 확실히...

30분이상 촬영이 되고 나서 노량진 역으로 이동합니다.
저는 일단 짐을 챙겨야 하므로 저 혼자 다시 버티고개 역으로 갑니다.

오후 9시.
서울의 밤은 깊어가고 노량진에도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재수생이 환상에서 벗어나 이제 학원으로 향해가는 장면입니다.
촬영이 마무리되고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그런데 우연인지는 몰라도 그 닭갈비 집...
뻥도사 님과 종업원간의 혈전이 있었던...
같은 곳 같지만 체인점이었거든요.

하지만 역시 술은 못마셨습니다.신분증 검사때문에...
노량진에는 아시다시피 학원이 많으니 단속을 할수 밖엔 없죠.
우리 옆의 건너건너 테이블에는 아주 우리에게 친숙한 외국인들이 보였습니다.

마돈나 님의 얘기로는 EBS 외국어(영어) 프로그램 진행자들이라더군요.
얼굴들을 보니... 맞아... 그사람들이야.
닭갈비를 열심히 먹고 치즈사리가 뿌려진 밥까지 다 먹었습니다.

그리고 단편영화 촬영은 일요일로 막을 내렸습니다.






&사.진.설.명.&
첫번째 사진동묘역에서 소품들을 각자 챙기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스텝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번째 사진이게 누굴까요? 바로 이글을 올린 본인... 바로 접니다. 우습지 않나요?

세번째 사진점점 추해지는 내 모습... 역시 처절한 저의 모습입니다.

네번째 사진프리렌서 만화 스토리 작가 뻥도사 문홍삼 씨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