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패스트푸드 영수증의 비밀...

송씨네 2008. 1. 12. 19:49

 

 

이마트 이야기를 얼마전 하면서 나는 내가 구매한 목록을 여러분에게 공개하였다.

그 것을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은 영수증 덕분이다.

영수증은 현금영수증과 일반영수증, 카드 영수증으로 다양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른바 POS 시스템으로 받는 이쁘게 찍힌 일반영수증을 가장 많이 받는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금영수증처럼 연말 정산의 위력은 없지만 물건을 샀다는 증거로 사용되는 것이 영수증이다.

(물론 일부 일반 영수증의 경우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청할 경우 일반영수증과 더불어 현금영수증을 통합한 한 장의 영수증으로 발급되는 경우도 있다.)

 

오늘 특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국내에 잘나가는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발행하는 영수증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러분은 영수증에 올라와 있는 내용들을 이해하기 편하시리라고 생각된다.

사먹은 음식의 가격, 그 음식을 먹은 지점, 대표, 당시 카운터에서 계산을 담당한 점원, 부가세, 할인가격, 적립금... 시시콜콜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그것을 보면서 혹시나 나중에 피해를 입더라도 항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늘상 밖에 나가서 하는 일이 패스트푸드(특히 햄버거 세트) 음식을 먹는 일인데 그러던 나에게 궁금증이 얼마전부터 있었으니 왜 일부 패스트푸드사의 일반 영수증은 하나같이 알 수 없는 영문으로 표기되는가라는 의문이었다.

 

그 문제의 회사는 한국 맥도날드와 파파이스이다.

첫째는 일단 이들 영수증이 시간이 지나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명하지 못한 잉크로 영수증이 발급되는데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백지로 보일 정도로 하나도 보이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안타깝지만 그 영수증 내용을 토대로 그대로 만든 내용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린다.

스케너로 찍어도, 디카로 찍어도 도저히 선명하게 나오지않는 영수증이기 때문이다.

(그대로 재연하느리라 무식한 나로써는 매우 애를 먹었다.이 넘의 영어가 웬수라니깐...)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의 영수증은 맥도날드 영수증, 아래는 파파이스이다.

그나마 맥도날드는 상호명이라도 표시를 해서 알 수 있지만 밑에 파파이스는 상호명이 없는 거의 간이 영수증이다. 사실 이런 간이 영수증은 동네 구멍가게(슈퍼)에서 발급되던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이런 작은 슈퍼들도 바코드 스케너로 물건을 찍기 때문에 무슨 물건을 구입했는지 상세하게라도 알 수 있지만 파파이스는 이런 동네 간이 영수증만도 못한 영수증을 발급하고 있다.

(참고로 본인이 지적한 지점은 김포공항 지점이다. 일부 지점은 한글 영수증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파파이스 측은 영수증 발급 방식에 통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극히 일부이겠지만 이렇게 상호명과 지점명이 표시되지 않는 영수증이라면 음식을 먹고 피해를 입어도 보상받을 길이 없다.

 

맥도날드의 경우는 그나마 자세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이(대부분이 아닌 모두가...) 영문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뭔소리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 글을 쓰는 본인과 같이 영어에 약한 사람은 정말 답답하다.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력이 있는 내 여동생에게 물어봐도 왜 영문으로 영수증을 발급하는지는 잘 모른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리모델링을 한 지점 혹은 새로 문을 연 지점의 경우 일부 내용을 한글로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왕이면 100%로 한글로 표기하면 좋을텐데 말이다.

 

 

 

 

 

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암호같은 내용들이다.

'QTY ITEM'에서 2,000원으로 표기된 제품은 찰떡 썬데이, 3,200원으로 표기된 제품은 스파이스 치킨 텐더(4조각)이다.

그러나 정작 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뭘 먹었는지 기억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영수증 역시 해당 직원만이 알 법한 내용이다.

 

자,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드리는 문제...

다음 영수증도 같은 맥도날드이다.

과연 본인이 뭘 먹었는지 맞추어 보시기 바란다.

 

 

 

 

 

 

 

'BBFEVM'...

바로 맥모닝 세트 중 하나인 '빅 브렉퍼스트'란 매뉴이다.

본인처럼 영어가 짧은 사람도, 그리고 인터넷 검색 할 줄 아는 사람도, 영한사전 펼치고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도 막히고야 마는 상황이다.

 

다른 업체는 세금(Tax), 합계(Total), 거스름돈(Change), 부가세(Vat) 등의 단어를 유식하게 자랑하지 않는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여긴 한국이고 한글로 된 영수증은 당연한 것이다.

 

 

 

 

 

 

 

 물론 위의 인천공항 점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에는 이런 한글 영수증과 영문 영수증이 같이 쓰여져야 한다고 본다.

새 매뉴의 개발을 신경쓰거나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모두가 알아볼 수 있게 영수증에 그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것 또한 비만,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패스트푸드 업체에게서는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영문 영수증은 자칫 소비자의 알권리를 빼앗는 것과 더불어 합리적인 소비형태의 방해요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