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헌혈 리턴즈... 다시 헌혈을 시작하며...

송씨네 2008. 4. 2. 23:43

 

얼마전 1월 블로거 헬레나 님의 글을 본적이 있다.

(★O형 아가씨, 눈보라 뚫고 헌혈하다! ☞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659967)

눈보라를 이겨내고 헌혈의 집으로 가서 헌혈을 하고 왔다는 글이었는데 그 글이 나 역시도 어찌나도 공감이 가던지...

사실 나는 2006년 쯤에 헌혈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내가 왜 헌혈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일종의 변명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러분...헌혈 하셨나요(2006. 6. 27)

 (↑위 글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왜 우리가 헌혈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했으니깐요.)

 

부모님의 반대로 헌혈을 접어야 했고 독립때까지는 꾸욱~ 참아야했다.

지금 나는 독립을 하여 혼자 살고 있다.

물론 반경 몇 미터에는 바로 부모님이 살고 계신 집이 있지만 누군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글을 쓰고 밥을 먹고 청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편한 일임에 분명하다.

 

나는 다시 헌혈을 시작했다.

"최근에 하신 것이 2005년 8월로 나와있으시네요..."

그렇다. 2년 하고도 6개월이 걸렸다.

군대에서 헌혈을 하고 그 맛에 빠진(?) 나는 전역 후 틈틈히 헌혈을 하기로 맘먹었다.

그러나 피를 뽑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일단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헌혈을 중단했다.

 

 

2008년 3월 29일...

헬레나 님이 눈보라를 뚫고 헌혈의 집에 갔던 날 나는 비를 맞으며(물론 우산은 있었지만) 신도림으로 향했다.

어차피 영화보는 김에 내가 볼 영화를 정하고 시간이 남으면 이번에는 꼭 헌혈을 할테다 맘을 먹었다.

영화를 예매하고 시간이 남아돌기 시작한다.

 

신도림 역 앞의 헌혈의 집...

전에도 몇 번을 이 곳을 지나쳤는데 항상 문이 닫혀 있었다.

조그마한 공간에 헌혈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대기를 했다.

약간 감기 기운도 있었고 피곤하긴 했지만 원래 잠이 많이 많은지라 뭐 이정도는 그냥 봐줄만 했다.

 

 

 

 

 

군대 있을 때도 빵과 우유 대신 초코파이와 음료가 있었지만 그게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겠다.

'헌혈 = 빵 + 우유'이던 공식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진 것 같았다.

그러나 예전과 틀린 점은 초코파이는 무제한이고 배불러 못먹는 한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헌혈 등록전 뻔한 질문들을 받고 침대에 누웠다.

 

 

songcine : 저 여기 자주 왔다갔다하는데 그 때마다 문이 닫혀 있더라고요...

헌혈의 집 간호사 : 아마 운영시간 끝나고 오신 것 같으시네요.

songcine :그래도 여기가 명색이 사람도 많이 드나드는 신도림 역인데 너무 일찍 문닫으시는 게 아닌지.

간호사  : 저희는 저녁 7시까지 문을 열거든요. 다른 때 오셔서 그런가봐요.

 

 

 

요세 헌혈의 집이 많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하던데 침대 앞에 이동식 컴퓨터가 있었다. 내 앞에 있는 녀석은 노트북 컴퓨터다. 앞에 대형 PDP TV에서는 쇼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들은 헌혈을 받으며 계속 깔깔거리기 시작한다. 컴퓨터를 뒤적 거리고 있는데 벌써 끝났단다.

 

 

 

 

 

기념품 목록이 담긴 종이를 보여주면서 기념품을 고르라고 한다.

누워서 기념품 목록을 보고 있는데 역시 군대 때 보았던 기념품 목록을 생각하면 정말 다양하고 고를 것도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

패스트푸드 햄버거 이용권이 2개사 제품(롯데리아 / KFC)이 올라와 있고 여행용 세면 세트와, 로션 세트, 버스 카드(일반용/청소년용), 우산, 문화상품권 등의 다양한 기념품이 있다. 그런데 이동 버스차에서 자주 보던 영화관람권이 없다. 군인이었다면 로션 세트나 여행 세면 세트를 골랐겠지만 그 때 써보고 나서는 더 이상 고르지 않는다. 고민 고민을 하다가 우산을 가져왔다.

 

 

 

 

여전히 O 형의 피가 부족하다. 나도 O 형인데...

2005년 그 때도 O 형이 부족하다고 난리던데 세월이 지나도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는 듯 싶다.

O 형 환자가 많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O 형 헌혈자의 숫자가 적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를 비롯한 O 형 혈액형을 갖은 분들... 각성해야 한다.

 

 2006년 7월

 2008년 4월

 

 

 

비가 오는 날 헌혈을 하고 나서 왼팔이 쑤셨다.

하지만 헌혈을 자주 해본 사람이라면 헌혈만이 가지고 있는 짜릿함과 보람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봄이다. 비와 눈과 바람과 마주칠 날이 없는 화창한 봄날이 다가오고 있다.

나들이 가기전 가벼운 마음으로 헌혈의 집으로 가서 나와 다른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헌혈은 나에게는 기쁨과 보람이요, 수혈자들에게는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연결시키는 도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