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테고리는 원래 반말 투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오늘은 존댓말로 이야기할까 합니다.
전 사실 정치를 잘 모릅니다. 정치에 관심도 없고요.
하지만 정치와 영화는 은근히 관련이 깊습니다.
영화배우나 영화인들이 속속히 문화부 장관을 비롯한 정치계에 입문하기도 하고 국회의원이 되기도 하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도 합니다.(이창동 감독이 그랬고 배우 김명곤 씨도 그랬으며 텔런트 유인촌 씨가 새로운 얼굴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 사람들 마음이니깐요.
노무현 정권이 막을 내리고 이명박 정권이 시작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래도 많은 노력들을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경제는 못살렸으니 그렇게 입버릇처럼 경제 살리겠다고 이야기하시던 이명박 새 대통령에게 기대를 해봅니다.
노무현 정권하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노사모'이죠.
'노사모'는 분명 우리나라 정치 역사에서 큰 획을 그은 팬클럽임은 분명합니다.
'노사모'하면 떠오르는 인물하면 여러분은 아마도 문성근, 명계남 씨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아시다시피 스크린 쿼터 폐지, 축소 움직임으로 영화인들이 들고 일어섰을 때 이른바 '노사모'를 지지하던 두 분은 이 시위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러분은 잘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왜냐하면 노무현 정권은 당시 스크린 쿼터 유지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당시 배우 이준기 씨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설전은 잘 아시리라고 봅니다만 이 때도 노사모의 두 주역인 두 사람은 침묵을 지켰습니다.
더불어 이 두분은 활동이 매우 뜸했지요.
하지만 이후 문성근 씨도 영화를 비롯한 활동을 통해 활동 재개를 했고 명계남 씨도 자신을 모델로 한 영화였던 '손님은 왕이다'를 통해 명 연기를 펼쳤습니다. 문성근 씨의 경우 그럭저럭 근황이 들려오긴 하지만 명계남 씨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손님은 왕이다'는 흥행에 참패를 했고 영화주간지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는 조선일보에서 자신에 대한 기사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행성 오락기 '바다이야기'의 파문도 있었고 그것에 구설수로 오른 인물이 명계남 씨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가 청와대에 간 것을 두고 여러 언론에서는 말도 많았습니다.
그는 씨네 21 인터뷰(570호, 2006. 9. 13)를 통해 이제는 이스트 필름의 제작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습니다만 스크린 쿼터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크린쿼터 관련해서 영화인들과 거리가 멀어지진 않았는지.
=뭐 그런 게 있나요. 나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되니까 물어보지도 않고, 저도 도움이 안 되니까 가만히 있고 그런 거죠. 가까웠던 사람이 그 문제로 저에게 등을 돌리거나 한 것은 없어요. 찬성이건 반대건 선 쪽에 도움이 안 되는 건 분명한데 그러니까 가만히 있는 게 맞죠.
-스크린쿼터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어떤지.
=복잡해서 이야기하기가 어려워요. 저야 영화인이고, 제작자니까 제작자협회쪽 입장에 동의를 하죠. 폐지 찬성쪽이나 반대쪽이나 다 나라를 위한다는 생각에서 하는데, 단지 입장 차이가 있는 거죠.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길은 사실 없는 것 같아요. 그 와중에 회사가 어려웠기 때문에 저에게는 회사 살림살이가 제일 중요했어요. 스크린쿼터가 어떻게 가건 회사에는 영향이 없고요. 작은 영화들, 독립영화들, 예술영화들이 설 수 있는 기반이나 소외된 영화인들이 일할 수 있는 풍토에 대한 생각들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물론 이 때 당시에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말 잘못했다가는 어느 쪽이든 몰매 맞을 확률이 높으니깐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죠.
저는 이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만큼 명계남 씨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노사모'의 의리 때문에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에 입장을 밝히지 않으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정말 영화인인가, 정치인인가에 대한 입장도 듣고 싶습니다.
저는 명계남 씨가 잘했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잘못된 행동이라고도 생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침묵을 계속 지킨다는 것에 대해 저는 반대입니다.
정말 그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변명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스크린 쿼터 폐지나 축소보다는 현행 유지였습니다.
물론 일부 영화인들의 밥그릇 챙기기와 조폭영화를 비롯한 일부 장르에 몰입하는 현상들, 이런 저런 거품들이 빠지지 않는다면 스크린 쿼터의 유지는 하나 마나입니다. 그렇게 계속할 것이라면 저 역시도 차라리 폐지하라고, 축소하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영화 노조가 설립되었고 영화사나 영화인들은 영화 제작의 거품을 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이 거품을 줄이고 자신의 몸값을 낮춰준다면 더 좋겠지요.
그러나 최근 안타깝게도 영화감독들과 영화진흥위원회의 싸움은 영화인들의 밥그릇 챙기기의 재발생 논란만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인들이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정말 명계남 씨는 지금 뭘하고 계신가요?
물론 명계남 씨는 모든 영화인들을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명계남 씨가 그동안 스크린쿼터라든가 영화관련 행사에 끊임없이 빠지지 않았다는 것과 '세상에는 명계남이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가 있다'라는 우스겟 소리가 나올정도로 한국영화계에 기여한 공로도 큽니다.
그런 점에서 명계남 씨는 지금 뭘하고 계신지 더 궁금해진다는 것이지요.
얼마전 많은 구설수에 오른 나훈아 씨 처럼 나중에 기자회견이라도 여실껍니까?
가수 나훈아 씨처럼 바지벗고 5초간 퍼포먼스를 펼치면서라도 억울함이라도 하소연 하실껍니까?
명계남 씨가 제작을 포기했다면 영화를 계속하실 것인지, 아니라면 그동안의 오해(혹은 그게 모두 사실임을 인정한다라는 발언)을 밝혀주십시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영화와 정치 활동을 동시에 하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이것은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둘 중 하나는 미련없이 버려달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소신있게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명계남 씨가 영화인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정치인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며 심지어 언론인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공정성과 더불어 균형있는 생각을 보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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