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CQN의 폐관... 불가피한 일인가?

송씨네 2008. 4. 2. 03:08

 

 

아무래도 극장들의 부고란(?)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충무로의 극장들은 그런 것 같다.

얼마전 단성사의 위기 이야기 이후 충무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필름포럼은 이사를 결정했고 그 자리에는 허리우드 클레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고전 영화관과 공연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그리고 FILM 2.0의 보도에 의하면 씨네큐브는 광화문점에 이어 이화여대에 새로운 지점을 만드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그 기사 뒤로 나온 이야기는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CQN의 폐관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CQN은 영화사이자 배급사인 씨네콰논이 만든 극장으로 재일동포 이봉우 씨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극장이다. 2005년 씨네콰논의 한국지사가 들어오면서 극장도 문을 열었다.

당시 이 극장 자리는 원래 캣츠 시네마가 있던 자리였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지금의 극장이 세워지게 되었다. '린다 린다 린다', '디어 평양', '박치기', '훌라걸즈' 등의 작품을 제작하고 국내에 배급했다.

 

또한 하이퍼텍 나다가 주기적으로  '시네 프랑스' 행사를 통해 프랑스 영화를 알렸다면 CQN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일본영화 정기 상영회를 개최하여 일본영화에 대해 지식이 부족한 이들에게 일본영화를 알리는데 애를 섰다.

 

그러나 CQN은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근처 씨너스와 CGV, 롯데시네마와 같은 거대한 멀티플렉스 체인도 있었고 근처에도 수 많은 독립영화 전문 상영관이 있는 상태였다. CQN은 CQN만의 색깔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것에 실패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다.

 

 

 

 

 

 

 

 

 

 

사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역시 일본영화를 전문적으로 수입한 스폰지나 스폰지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일본영화를 비롯해 많은 영화를 수입하는 진진의 상황과 비교해 본다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CQN이 자사 씨네콰논이 제작한 영화를 배급하는데 주력했다면(물론 상업영화도 상영했으며 씨네콰논이 아닌 다른 다른 제작사와 배급사의 영화들도 상영을 했다.) 스폰지나 진진의 경우는 자사영화 만큼이나 다른 영화들에도 신경을 많이 섰다. 다른 점이라면 상업영화보다는 타 제작사나 배급사의 영화들도 자주 걸었다는 것이다.

또한 스폰지가 CQN과 비교되는 점은 스폰지는 대중적이면서 관객의 기호(특히 젊은 여성들)에 맞추어 영화를 상영하고 이벤트를 벌여왔다.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이나 오다기리 조 등의 영화인들의 작품이 단골로 스폰지하우스에 상영되었고 이들을 자주 초대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에 비해 CQN은 홍보 빈도가 좀 약했다고 느껴진다.

물론 씨네콰논에서 배급한 영화들의 주인공들이 내한한 경우가 없지는 않았지만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또한 CQN의 영화들은 대중성이나 상업성보다는 작품자체가 메시지 전달과 더불어 작가주의(혹은 감독 중심) 성격인 성격이 강한 작품들이 주로 였기 때문에 관객들이 찾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가장 결정적인 것은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난립과 개성없는 특성도 있지만 너무 외진 곳에 CQN이 자리 잡은지라 예술영화나 일본영화를 자주 찾아 챙겨보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CQN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앞에도 이야기했듯이 이 건물은 캣츠 쇼핑몰 건물이었으나 경영상의 이유로 이 건물은 쇼핑몰 보다는 음식점과 같은 타운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롯데시네마가 있는 롯데백화점이나 지금은 운영이 안되지만 과거에 역시 같은 효과를 보였던 CGV의 아바타 쇼핑몰과 같은 효과를 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퇴장로가 비좁고 일부 에스컬레이터는 폐쇄를 하여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 했다는 점도 CQN을 이용하기 힘들었던 이유중의 하나이다. 아무리 꾸준히 이벤트를 하고 홍보를 한다고 하더라도 극장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나 스타일이 안타깝게도 CQN의 몰락을 가져오게 아닌가 생각이 된다.

 

 

 

 

씨네콰논은 사실상 극장 운영은 포기상태라고 봐야 하며 대신 배급이나 제작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CQN은 4월 6일까지(기간이 당겨졌다... 보통 이럴때는 연장인데...) 그동안 씨네콰논과 CQN이 제작, 개봉한 작품들을 다시 상영하는 'CQN 땡큐 페스티벌'을 갖는다. 저렴한 요금과 이벤트가 끝까지 CQN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동으로 작용할 것 같다.

 

그동안 일본영화 알리기에 애쓴 CQN에게 찬사를 보내며 더 심사숙고 하고 업그레이드 되어 나중에 CQN을 다시 만나 볼 수 있길 희망한다.

미로 스페이스가 다시 부활했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