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극장들이, 그리고 대형 멀티플랙스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잃어가고 있다는 이야기 작년에 했던 것 같다.피카디리가 프리머스 체인에 합류한 것을 시작으로 잘나가던 극장들이 자신들의 브랜드를 포기하거나 앞에서 뒤로 나열하고 있다.
그런데 다시 최근 충무로 극장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단성사마져도 자신들의 브랜드를 포기하고 멀티체인으로 들어가는 것을 신중히 고려중이기 때문이다.
단성사의 움직임이 불안하던 것은 이미 작년에 이야기 된 상황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극장 단성사와 단성사 건물은 서로 주인이 달랐다는 것이다.(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이로 인해 극장 단성사와 건물주 단성사와의 분쟁이 있었고 이러한 결과는 극장 휴관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 휴유증은 최근 걸려 있는 단성사의 상영작 라인업에서도 볼 수 있다.
근방의 서울극장과 프리머스-피카디리가 최신영화, 이른바 돈되는 영화 중심으로 상영작을 걸고 있다면 단성사는 돈이 안되는 영화들만 걸려 있다. 거기에 10 개인 상영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단성사 홈페이지에는 여섯 작품만 상영하고 있으며 그 중 그나마 박스오피스(맥스무비 기준)에서 예매율이 높은 영화는 '스텝업 2'가 고작이다.
100 년의 단성사가 휘청거리는 이유는 뭘까?
물론 내가 전문가는 아니라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멀티플렉스들의 증가로 인해 위기를 겪은 단성사와 피카디리는 대대적인 대공사를 들여 새 극장을 지었지만 오히려 약간의 리모델링만 하고 손도 보지 않은 서울극장만도 못한 관객동원 수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극장들은 따로 귀금속 상가등의 점포 임대에 발벗고 나섰음에도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런 적자는 한 지붕 두 회사인 단성사의 치명타를 입었고 단성사는 임시 휴관이라는 방침을 내놓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임시 휴관에도 불구하고 해법을 찾지 못한 단성사는 결국 바로 옆에 피카디리에서 해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바로 브랜드 멀티플렉스로의 흡수이다. 물론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방식이 아닌 이름만 빌리는 위탁방식으로 운영되는 것 대부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피카디리의 경우처럼 위탁으로 운영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단성사는 새로운 파트너로 씨너스를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씨너스는 아시다시피 극장업주들이 모여 만든 극장 연합체인이다.
그러나 씨너스의 파워는 CGV나 메가박스, 롯데 못지 않은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씨너스 지점은 조금만 더 걸어가면 명동점에 또 하나의 씨너스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비록 같은 구는 아니지만 (단성사는 종로구, 씨너스 명동은 중구...) 같은 동네에 두 개의 극장이 생기는 상황까지 연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멀티플렉스들이 안전빵(?)이냐고 묻는다면 이 역시 아니다.
몇 번에 걸쳐서 이야기 했지만 충무로와 광화문, 명동일대는 극장이 이제는 포화상태라서 극장이 더 지어지는 것은 무리이다.
거기에 새롭게 주목되고 있는 명동조차도 지금 힘든 실정이다.
CGV 명동이 있는 아바타 몰은 얼마전 건물자체를 몽땅 폐쇄시키고 CGV만 남겨놓은 상태이다.
건물안에 즐길꺼리가 아무것도 없으니 손님이 올지는 의문이다. 왜나하면 브렌드로만 이야기하기에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앞에 거론한 씨너스 명동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하이페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된 이 건물도 다시 일부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3월 하순에 '타비투'라는 쇼핑몰로 바뀌어 운영될 예정이다. 그 전까지 이 건물에는 일부 병원과 씨너스 정도만이 운영되는 상황이라 CGV 명동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것은 롯데시네마이다.
백화점 안에 극장을 만든다는 발상은 단순하지만 샤워효과를 기대하기에 충분하고 실제로 몇 몇 지점은 그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롯데의 경우는 CGV와 씨너스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나은 상황이다.
충무로 극장가의 위기는 변화하고 있는 멀티플렉스 극장 시장에 적응을 하지 못한 토종극장들의 위기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충무로 근방에 또다른 극장인 대한극장의 성공은 주목할 점이다.
대한극장의 경우 과거 서비스가 좋지 못하다는 평도 들었지만 대대적인 이벤트를 통해 인지도를 높여갔다. 심지어 지나칠 정도(?)로 예매 사이트들과 연합하여 예매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하였고 홍보 기회도 늘려갔다. 대한극장이 국가만족도 1위라는 다소 오바스럽고 거창한 홍보 문구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들의 홍보전략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는 세상은 너무 많이 변했다.
브렌드가 밥먹여주는 시대도 지났으며 상영관이 많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잔머리를 굴려가며 극장의 관객을 모으는 것이 대안일 수 밖에 없다.
나는 지금 비록 충무로가 힘들다고 하지만 충무로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
그것은 영화계도 극장업계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볼 때 100 년의 역사를 자랑한 단성사가 과연 이대로 끝날지는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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