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컬처 확대경, 컬처 쇼크

선관위는 홍보에 실패했다!

송씨네 2008. 4. 10. 14:11

 

 

선거가 끝났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나는 웬지 올해 만큼 선거 홍보기간이 적었던 적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천 문제도 문제였지만 누구 누구가 나오는지를 인지하고 그것을 통해 투표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느낌마져 들었다.

 

 

얼마전 나는 원더걸스를 과연 중앙선거관리 위원회(이하 '선관위')에서 잘 활용하는가라는 의문을 이야기했다. (☞ http://blog.daum.net/songcine81/12306505)

예상대로 원더걸스 맴버 중 유빈 만이 투표를 완료했다.

 

그런데 선관위는 몇 년 전부터 연예인과 저명인사를 이용하여 선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선관위는 정말 연예인을 이용한 홍보 전략에 성공했는가라는 의문 말이다.

 

모 방송사의 3차원 3D 비쥬얼(?) 시스템에는 버금가지 않지만 나름대로 그동안의 총 9회의 선거 투표율과 그 해 홍보 대사로 활약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한번 도표로 준비해봤다.

 

 

 

자, 보시다시피 2002년 장나라, 정태우를 시작으로 선관위는 매 선거철만 되면 연예인과 저명인사를 통해 선거홍보를 해왔다.

TV광고, 인터넷 광고는 물론이요 직접 나서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결론은 위와 같다.

투표율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된다. 어느 정도...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카드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여동생 문근영, 한류스타 '비'도 기용되었고, '하얀거탑'의 장준혁 의사  김명민도 기용되었고 올해의 경우 '만두 소희'가 있는 원더걸스 까지 출격(?)을 했지만 예상만큼의 투표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일 것이다.

더구나 올해 원더걸스의 경우 투표권을 갖는 맴버가 한 명 밖에도 없음에도 인지도를 위해 선관위가 기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무리수를 두었지만 그 방법조차 실패한 것이다.

 

 

그렇다면 선관위는 왜 투표율 올리기에 실패했는가?

우선 몇 년전 특정 후보의 낙선운동과 같은 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매니페스토(manifesto)운동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 실천에 옮기겠다는 것을 문서화 혹은 국민에 공포하는 것이다.)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구체화 시키는 후보가 늘어남에 따라 국민들은 그것을 확인하고 비교해보고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말도 안되는 선거 공약이 남발하고 이고 매니페스토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후보가 아직까지 많다는 점에서 이 방식은 실패했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다음으로 UCC를 통한 비판 혹은 지지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블로거나 혹은 동영상을 즐기는 네티즌들에게는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같은 심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정 후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논리적인 주장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작년 대선에 선관위로 부터 끌려가신(?) 블로거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선거법 위반이란다. 욕을 한 것도 아니고 특정후보의 문제점만 지적한 것인데 안된단다.

대운하에 대한 이야기도 선거법 위반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니 할 말 다한 것이다.

 

 

 

 

올해 선거에서 가장 코미디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투표확인증'이다.

많은 네티즌과 블로거들이 지적해 듯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종이 조각이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실속파 일부 투표자들은 이 확인증을 요긴하게 사용하셨지만 대부분은 이 투표확인증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분들이 많았다.

어제 본인이 지적했듯이 본인 역시도 이 확인증을 그냥 동생에게 줘버리고야 말았다.

나같은 바쁜 직장인이 겨우 20여일 밖에 되지 않는 유효기간에 이 것을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순 억지에 가까운 소리이다.

적어도 3 개월에서 1년 정도의 유효기간을 두어 시간에 쫓기지 않게 사용하도록 해야 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 써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어디가 안된다는 이야기도 없었다.

고궁을 찾은 일부 투표권자들은 안된다는 푯말을 뒤늦게 확인하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어느 네티즌들의 이야기처럼 차라리 비누 같이 쓸 수 있는 생필품이나 2,000 원에서 3,000 원 정도의 문화상품권이나 할인 기능이 되는 영화관람권이나 상품권으로 대체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많이 남기기도 했다. 

 

 

 

선관위는 실수하고 있다.

아무리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을 동원해도 약간의 수고비 명목의 상품권을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투표율을 높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 투표율을 깎아먹는 것은 바로 정치인들 본인들의 문제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선관위의 문제만큼이나 매주 K-1을 방불케하는 싸움과 병역비리, 탈세, 그리고 철새로 대표되는 일부 정치인들이 계속 활동하는 한 절대로 투표율은 높아질 수는 없다.

 

올해 선거는 끝이 났지만 과연 다음번 선거에도 선관위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를 또 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매니페스토의 정착과 낙선운동을 통해서라도 자발적으로 문제 정치인의 퇴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UCC를 비롯해 블로거들이나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는 절대 종이 조각 하나와 연예인들의 웃음에 속아 넘어가는 바보가 아니다.

선관위는 이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