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컬처 확대경, 컬처 쇼크

드림 콘서트... 스스로 굴욕을 만드는가?

송씨네 2008. 6. 12. 20:30

 

 

 

소녀시대의 이른바 '텐 미닛' 사건...

(무슨 이효리의 '♪저스 원 텐 미닛!'도 아니고...)

많은 언론에서 떠들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우습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상 나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듯 오늘도 다른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CJ 미디어는 왜 '소녀시대' 사건에 침묵하는가?

케이블 TV를 보다가 드림 콘서트에 관한 소식을 접했다.

하나는 m.net의 '와이드 연예뉴스'와 tvN의 9시 'E News' 두 프로그램이다.

SBS에서 중계하던 방송을 CJ 미디어가 왜 그렇게 난리를 치면서 보도를 했는지는 모르지만(다시 살펴보니 CJ 미디어는 연예제작협회와 '불끈'-불법음반 근절 캠패인-을 하고 있었다. CJ 미디어는 보이지 않는 스폰서였던 것이다.)아무래도 음악 체널이 두 개나 있으니 이 콘서트를 비중있게 다루는 것은 당연한 노릇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방송을 보다가 참 어처구니 없는 장면을 보았다.

방송실수이지만 방송실수치고는 참 어처구니없는 자막 실수였는데 바로 원더걸스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 '이어지는 소녀시대 무대'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원더걸스가 두 눈 부릅뜨고(?) 노래 부르고 있는 장면인데 말이다.

그 것도 이 자막실수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발생했다.

생방송이니 한 번정도 실수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같은 것으로 두 번 실수는 용납하긴...

 

 

이 장면이 그들의 신곡인 'So hot'을 부르고 있는 장면에 나온 자막...

소녀시대가 언제부터 다섯명?

 

 몇 분 뒤의 '아이러니'와 '텔 미'를 부르는 장면에 또 다시 자막 실수...

 

 

이번에는 같은 CJ 미디어에서 만들고 있는 tvN의 'E News'의 한 장면이다.

드림 콘서트의 무대 뒷 이야기인데 유난히 '소녀시대'에 대한 장면이 많다.

매니저가 대신 나가 리허설에 참여했다는 장면...

 

 

소녀시대의 인터뷰...

tvN도 이 사건을 아는지 모르는지, 혹은 직감했는지 모르지만 이상하게 소녀시대의 장면이 많다. 

 

 

밑에 장면은 리허설 상황이 아닌 본방 장면이다.

그런데 자막이 대박이다.

'걱정과는 달리 무사히 공연을 마친 소녀시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tvN의 'E News' 취재진들은 상당히 까칠한 취재스타일로 명성이 자자하다.

'신상정보 유출사건'이나 ', '약간 위험한 취재', '폐기처분' 등의 코너는 파파라치를 능가하는 취재방식으로 그 명성이 자자한데 그러던 tvN이 과연 소녀시대의 '텐 미닛' 사건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러면서 '무사히 공연을 마친'이란 자막을 쓰는 이 아이러니한 모습은...

 

자, 두 프로그램에서 유난히 '소녀시대'에 집착하는 이유는 뭔가?

한 프로그램은 생방에 자막실수를 두 번 내고, 한 프로그램은 끈질긴 취재를 하던 사람들이 꼬리를 내리는 취재 방식을 보이고 있다니 말이다.

m.net과 tvN, 혹은 CJ 미디어는 왜 소녀시대 사건에 침묵을 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2. 연예제작 협회는 언제까지 스폰서에 의존할 것인가?

'텐 미닛' 사건 만큼이나 화두에 오른 것은 협찬사들의 지나친 오버 근성이다.

올해 이 행사의 협찬사는 G 마켓과, 판도라 TV이다.

두 회사 모두 잘나가는 인터넷 쇼핑몰과 인터넷 방송국이다.

뉴스를 접한 분들을 알겠지만 말이 입장권이 무료이지, ARS 투표를 열심히 해야하거나 열심히 인터넷 쇼핑을 해야 입장권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선 무료입장을 강조한다.

 

이 행사가 시작된 것은 1995년...

해마다 행사가 시작되고 10년이 넘은 이제는 규모가 큰 행사가 되었다.

그러나 스폰서가 매년 바뀌고 방송에는 노골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스폰서의 로고가 나와야 한다.

자, 이 행사의 역대 스폰서들을 살펴보자.

(얼마나 많은 스폰서가 등장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과거 드림콘서트의 추억의 가수들의 얼굴을 다시 동영상으로 검색해 봐야만 했다. 덕분에 룰라, 듀스, 터보, 김건모, 젝스키스, HOT등의 다시 이름만 들어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들의 얼굴과 음악들을 들을 수 있었다.)

 

2008. 판도라 TV, G마켓
2007. KTF, SKT
2006. 아이비 클럽
2005. CJ, .ASK,우들스, K swiss.
2004.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2003.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2002.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2001.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2000.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1999.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1998.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1997.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1996.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1995. FnC 코오롱, 현대정유 오일뱅크

 

보시다시피 2004년 까지는 한 의류업체와 정유회사가 이 행사의 스폰서를 맡았다.

문제는 이 후 스폰서의 정체성에 시달리기 시작한 그 이후이다.

스폰서가 해마다 바뀌었으며 그 만큼 간접광고와 비용은 나름대로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과거 드림 콘서트만 해도 무대 뒤에는 특정 정유사의 로고가 박힌 경주용 자동차가 걸려있어야 했고 막대 풍선도 그 정유사 로고가 박혀 있던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간접광고 규제로 쉽게 로고를 드러낼 수는 없지만 지금은 관람권을 얻기 위해서는 특정 스폰서가 있는 그 업체의 지점(대리점)으로 가서 줄을 서서 표를 받아야 하거나 올해처럼 인터넷과 전화로 돈을 투자해야 입장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을 위해 기획했다고 하는 한국연예제작 협회는 결국 특정 스폰서와 손잡고 장사 아닌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 된 것이다.

거기에 피해를 본 것은 다름아닌 이 행사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되어버린 것이고...

 

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드림콘서트를 TV에서 보아오며 자라온 세대이다.

그러나 지금 드림콘서트를 포함해 일부 연예인들이나 가수가 동원된 대형 행사에는 그 행사의 주인공인 시청자나 청소년을 비롯한 관람객이 아닌 주최자와 스폰서간에 썸씽~(!)만 제공된 것이다.

 

연예제작협회는 이 행사의 취지를 다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스폰서가 아니라 바로 청소년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진정한 콘서트라면 차라리 행사 수익을 반대로 가수들에게 걷고 그것을 좋은 일에 사용하도록 하던가, 가수들이 노게런티로 참여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은 웃지 못할 그림으로 대신한다.

실제 드림 콘서트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오타이다.

그런데 교묘하게 '무료'라는 단어 옆에 오타가 생겼다.

이 행사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전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