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예술영화는 딴따라이다?-한 유력 일간지 기자의 망언파문!

송씨네 2008. 7. 17. 23:25



 

 

나는 예술영화도 챙겨본다. 그게 인디영화 혹은 단편이건 간에 말이다.

그런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예술영화라는 것도 여러분들이 생각하신 만큼 딱딱한 것도 아니고 유쾌한 영화도 있고 재미있는 영화도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주의라고 불리우는 감독이 몇몇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들 영화도 잘만 살펴보면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내 블로그에 인디 관련 리뷰를 따로 준비하는 이유도 그렇다.

 

나는 최근 인디스페이스(http://www.indiespace.kr/)와 손잡고(?) 인디영화를 보고 리뷰를 작성하고 있다.

말이 손을 잡는 것이지 나 역시 그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고 그들도 내 도움을 받고 있다.

인디영화를 홍보함으로써 많은 다른 이들에게 인디영화를 알리는 효과를 가질 수 있고 반대로 나는 좋은 영화를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다.

 

인디스페이스를 맡고 있는 곳은 한국독립영화 협회 (http://www.kifv.org) 이다.

우여곡절 끝에 중앙시네마 자리에 독립영화 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의 문을 열었고 좋은 영화를 장기 상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늘 받는 것이지만 나는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로 부터 새소식이나 기타 관련사항을 메일로 받는다. 흔한 메일링 서비스라서 관심 있는 글은 읽어보고 관심없는 글이면 바로 삭제를 하는 편이지만 얼마전 올라온 글도 그냥 읽고 삭제한 글 중 하나였다.

바로 신임 사무국원 모집공고였다.

 

 

 신임 사무국원을 모집합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에서 새로운 사무국원을 모집합니다.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으며, 연구,제작, 배급, 기획 등
독립영화와 관련된 일을 시작하시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사무국원은 한독협의 실무적인 업무를 진행하게 되며
행정업무와 행사기획 진행, 회원관리를 하게 됩니다.

잡다한 일들이 많기 때문에 한독협의 심부름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독립영화의 심부름꾼으로 일하실 분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곳은 영화사 기획실이나 공무원처럼 일하는 곳은 아니지만
일은 많고 보수는 적습니다.
보수가 적음에도 외국어도 잘하시는 분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립영화에 대한 충만한 애정입니다.  
애정이 없는 희생은 필요치 않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 바랍니다.

뭐 이런 글들은 보통 보도자료 형태로 기자들에게도 전달된다.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기사화 해주시고 기회가 된다면 인터뷰도 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달라는 의미의 메일들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늘 메일을 받아보고 좀 놀랐다.

한독협측으로부터 온 메일은 상당히 분노에 찬 내용의 글이었다.

 

한독협으로부터 온 메일 내용 그대로 올려본다.

단, 메일 주소 내용과 기자분 성함은 프라이버시를 위해 일단 가려둔다.

 

 

1. 본 협회는 2008년 7월 15일에 ‘[공고] 한독협의 신임사무국원을 모집합니다.’라는 내용으로 각 언론사에 보도요청 메일을 보낸 바 있습니다.

2. 본 협회로 위 보도요청 메일에 대한 답장이 전달되었습니다.

   보낸사람 : 강OO <@XXX.co.kr>

   내용 : 뭐 노비 구하냐?

          관노비냐 사노비냐

          영화업계의 고질적인 단면을 보는 것 같다... ㅎㅎ

          기본적인 노사인식도 없는

          무지한 딴따라들... ㅎㅎㅎㅎ


3. 본 협회는 위의 답장이 단순하게 협회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계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며, 'XXX.co.kr'이 개인 이메일이 아니라, 서울경제신문 이메일 계정이기에 ‘설마 현직 기자가 개인 이메일도 아니고, 언론사의 이메일 계정으로 이렇게 상대방을 비하하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을까?’하는 의구심이 생겨 확인전화 및 팩스를 보냈습니다.


4. 본 협회는 2008년 7월 16일 서울경제신문 국제부 차장대우 강OO 기자와 직접 통화를 하여, 자신이 보낸 메일이 맞다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왜 자신에게 보도자료를 보냈느냐?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냐? 뒷 조사를 해보아야 겠다. 마음대로 해라!”식의 적반하장격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5. 본 협회는 귀 언론사 및 단체에 아래와 같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서울경제신문사의 공식사과 및 당사자의 징계가 있기 전까지 서울경제신문사의 취재요청을 거부해 주십시오. 본 협회는 당분간 취재 협조를 거부할 생각이며, 보도자료를 보내지 않는 것은 물론 협회가 주최하는 영화제 및 회원들의 작품 시사회 등에 대해서 입장을 거부할 생각입니다.

- 각 언론사는 보내드리는 첨부자료를 참조하여, 이런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대해서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즉각 서울경제신문사 및 강OO 기자에게 항의 전화 [(02)OOO-OOOO]및 항의 팩스[(02) OOO-OOOO]를 부탁드립니다.

- 각 영화 단체 중 저희 협회와 연대해서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단체는 유선상이나, 팩스로 연락을 주신다면 저희가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붙임. 사건일지 
        



사건 일지 :

2008년 7월 15일 12시 51분 “[KIFV 보도자료][공고]한독협의 신임사무국원을 모집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메일로 발송함.

2008년 7월 15일 16시 24분 "Re:[KIFV 보도자료][공고]한독협의 신임사무국원을 모집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강OO <XXX@XXX.co.kr>"라는 이메일계정으로 답장형태로 옴.

내용은 아래와 같음.

『 뭐 노비 구하냐?  관노비냐 사노비냐 영화업계의 고질적인 단면을 보는 것 같다... ㅎㅎ 기본적인 노사인식도 없는 무지한 딴따라들... ㅎㅎㅎㅎ』


2008년 7월 15일 18시경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사무총장이 서울경제신문 대표 전화로 강OO 기자가 서울경제신문의 기자인 지 확인을 요청했고, 국제부 기자라는 확인을 받고, 국제부로 연결을 요청함.

통화의 요지 : 강OO 기자님이 부재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강OO 기자님의 이메일이 XXX@XXX.co.kr 이 맞는지에 대해서 확인요청 함. 이메일 주소가 맞다는 답변을 듣고, “왜 그러느냐?”는 질문에 위의 메일내용을 그대로 읽어 줌. 다른 사람이 메일주소를 도용할 수도 있어서 확인을 드리고자 하니, 강OO 기자님의 개인연락처나 혹은 확인할 수 있는 팩스번호를 요청함. “어떻게 할려고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협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키는 내용이니, 만약 강OO 기자님이 보낸 메일이 맞다면 명예훼손까지 포함한 방법을 취하고 싶다”는 취지를 전달하고, 다만 강OO 기자님이 보낸 메일이 아닐수도 있으니, 개인연락처나 팩스번호를 재차 요청함. “왜 나한테 그런 것을 물어보느냐.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림.

2008년 7월 15일 19시경 아래의 내용으로 서울경제신문 국제부(FAX 02-OOO-OOOO)로 팩스 공문을 보냄.

『 귀 사의 국제부소속 차장대우 강OO 기자가 위와 같은 내용으로 직접 답신을 보낸 것인지 확인요청드립니다. 만약 강OO 기자 본인이 보낸 것이 아니라면 대외에 귀 회사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메일계정을 이용해 위와 같은 악의적인 내용의 메일이 전달될 수 있는지 해명을 요청합니다.』

2008년 7월 16일 14시경 팩스에 대한 답변이 없자,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사무총장이 직접 서울경제신문 국제부에 전화를 해서 강OO 기자와 직접 통화함. 아래는 통화요지임.


  강OO 기자 : 어디시죠?

  고영재 : 한국독립영화협회입니다. 혹시 어제 보내드린 팩스를 받아 보셨나요?

  강OO 기자 : 팩스요?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왠일 이시죠?

  고영재 : 그럼 한국독립영화협회 앞으로 메일을 보낸적인 있으신가요?

           메일 내용은 “뭐 노비 구하냐? 영화업계의 고질적인 단면을 보는 것 같다...

           ㅎㅎ 기본적인 노사인식도 없는 무지한 딴따라들... ㅎㅎㅎㅎ”라고 되어 있는데맞나요?

  강OO 기자 : 네. 그런데요?

  고영재 : 왜 그런 식으로 메일을 보내셨어요?

  강OO 기자 : 그럼 왜 나한테 보도자료를 보냈냐?

 고영재 : 보도자료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보내지 말라고 하시던지, 보도자료의 내용이 마음에 드시지 않으시면 이런 저런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시정을 해달라고 말씀하시던지 아니 이렇게 메일을 보내시면 어떻합니까?

 강OO 기자 : 전화하면 전화받나요?

 고영재 : 당연하죠.

 강OO 기자 : 그런데 이름이 뭐죠?

 고영재 : 고영재라고 합니다만

 강OO 기자 : 고영재씨 뒷조사 좀 해봐야 겠네!

 고영재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강OO 기자 : 왜 나한테 전화했어요?

 고영재 : 설마 그럴 리가 없을 것 같아서, 확인전화를 했는데 본인이 맞다고 하시니, 별로 확인할 께 없네요. 저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해야겠습니다.

 강OO 기자 : 마음대로 하세요.

 

 

 

 

 

 물론 한독협 측도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메일을 보내려면 문화부나 영화부 쪽으로 메일을 주었어야 했을텐데 국제부로 돌렸으니 번지수가 잘못간 이 이메일이 그들에게는 마치 스펨메일처럼 신경이 쓰일만도 하다.

하지만 정중히 거절하는 법을 이 기자 님은 모르시는 것 같다.

아니면 요즘 너무 악플성 메일에 시달리셔서 죄없는 한독협 관계자에게 화풀이 하신 것일까?

 

한독협 단체가 딴따라들의 단체로 언제부터 알려졌는가?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도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경제 신문의 기자분이 메일에 갖다대고 온갖 망언을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이데올로기적 발언은 조중동을 능가하는 발언이나 다름없다.

기자 분에게 묻는다. 한독협이 그런 단체라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도 그런 딴따라로 매도할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한국영화를 만드는 진짜 숨은 공로자는 바로 이들임을 인식할 때 조중동식 사고방식(?)을 가진 이 기자분의 망언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본다.

 

 

아무쪼록 한독협 측으로부터 이 기자분은 사과를 하여야 할 것이며 한독협은 이번 기회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인디영화에 대한 인식구조를 전환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