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이화여대 앞에서 홀로 서성거리다... ☞ 필름포럼 & 아트하우스 모모

송씨네 2008. 9. 11. 00:34

 

 

 

나는 상업영화가 좋지만 예술영화도 좋다.

그리고 이상하게 예술전용 극장에 애착이 많이 간다.

과거에는 이런 예술영화를 보러 가려면 서울 가서 발품팔면 되었지만 내가 사는 부천쪽만 해도 비록 인천권이지만 두 곳의 예술극장이 존재하니 그나마 다행이 아니겠는가?

예술전용 극장이 모여있는 곳을 대표적으로 뽑자면 서울의 광화문과 종로지역이다.

이곳만 해도 미로 스페이스, 씨네큐브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 중앙(구 중앙시네마), 인디 스페이스, 허리우드 클레식, 드림시네마... 거기에 대학로로 넘어가면 하이퍼텍 나다까지 있으니 서울 종로와 광화문은 예술영화 극장의 매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거기에 새롭게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신촌, 그리고 연세대와 이화여대 부근의 극장들이다.

녹색 시네마의 이전, 그랜드 시네마의 폐관으로 신촌일대의 극장들이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트레온과 메가박스 신촌점으로 아직도 신촌은 건재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 곳은 대학생들이 많은 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작품성있는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장소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나 이제는 걱정 마시라!

이화여대 앞에 하나도 아닌 두 개 씩이나 예술전용 극장이 문을 열었으니 말이다.

오늘은 이 두 극장의 이야기를 해보련다!

 

(※모든 사진은 확대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씨네큐브 광화문'의 정신을 이어받아... <아트하우스 모모>

 

씨네큐브가 분점을 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 무슨 이름으로 분점을 낼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보나마나 '시네큐브 OOO'... 식으로 생길텐데 말이다.

하지만 이름도 낯설고 그 동네도 낯설다...

 

'아트 하우스 모모'... 거기에 극장이 생기는 곳은 이화여대라고? 이거 여성들만 보라고 지어놓은 극장인가라는 의문부터가 들기 시작했다. 아니, 본인같은 남자들은 어떻게 이 금남의 벽을 뛰어넘는가 말이다. 일단 어디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아트하우스 모모를 소개한 블로거들이 일단 많았지만 이화여대(이하 '이대') 정문으로 가면 쉽게 갈 수 있다고들 이야기했다. 하지만 앞에도 이야기 했듯이 한 곳만 갈 예정이 아니기에 정신나갔지만 나는 후문을 선택했다.

 

그런데 이대 앞을 지나가는 남자들이 많았다.

 나는 좀 바보같은 생각이긴 했지만 남성들이 여대를 통과하려면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 줄로만 알았다. (바보, 멍청이, 쪼다... ^^; )

그러나 웬걸... 여대 앞을 지나가는 남자도 의외로 있다. 후문으로 이화여대 ECC를 가겠다는 것은 분명 미친 짓이었다. 캠퍼스가 이렇게 복잡할 줄은 예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 몇 분을 서성거리다가 ECC 앞에 도착... 이건 '심봤다!'를 외쳐야 할 지경이다.

'아니, 뭐 이런 건물이 다 있어?'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자... 릴렉스 하고...  건물을 찾아봐야지...

그런데 1, 2, 3, 4... 복잡한 건물이라는 것을 이렇게 티를 내야 하는 건가?

입구에 쓰여져 있는 저 수 많은 번호... 그러나 문턱대고 그냥 들어가기로 한다.

편의점도 있고, 푸드코트도 있고 은행도 있다... 안경점에 휴대폰을 파는 곳도 있다.

이대에 있는 건물치곤 너무 상업적이 아닌가 싶은데...

그런데 의외로 안에 들어갈 때는 쉽게 찾는다.

네온사인으로 매표소를 알리는 간판이 상당히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얼마전부터 '씨네큐브 광화문'과 '아트하우스 모모는 '씨네 아트'라는 예술전용 브렌드로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그 뿐이 아니다. 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는 내용일지도 모르겠지만 씨네 아트에 소속된 두 지점의 극장은 모두 멀티플렉스 체인인 씨너스와 손을 잡고 서로 포인트 적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씨너스 측은 씨네아트(배급사 백두대간)가 주는 예술영화를 배급하기 쉬워서 좋고, 씨네아트 측은 서로간에 포인트 교환이 가능해져 관객 증대에 도움이 되는 서로간에 도움이 되는 방식이기에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이 든다. 마침 이번에 통합카드로 전환한 분들의 경우도 씨너스 포인트로 씨네아트 두 지점의 영화를 포인트로 볼 수 있는 장점도 있고 반대로 씨네아트에서 영화를 보시던 분들도 씨너스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물론이요 포인트로 상품교환도 가능하기에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바로 옆에 발견된다.

극장에 카페가 있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이대 앞에 예술극장 옆에 카페 옆에...

휘트니스 센터가 있었다... 이런... 커피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거기에 운동도 하라는 소리이군...

 

 

 

 

주의... 본인처럼 무식하게 후문으로 가면 길 잃기 쉽상이다. 무조건 이대역 3번출구에서 곧장 정문으로 가라...

 

 

 

 

 

 

 #작지만 안락한 둥지로의 이사... <필름포럼>

 

 

촌놈처럼 간만에 여학생들을 정신없이 보니 기분이 묘하다. 내가 일하는 인천공항에서 늘 스튜디어스들을 보는데도 여전히 눈앞이 늘 정신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 정말 이러다가 장가도 못가는 것 아닌가?)

 

아무튼 정신없는 이대 안을 돌아보다가 눈을 돌려서 향한 곳은 다시 이대 앞 입구이다. 후문 이야기를 했던 이유를 이제 해보려고 한다. 정문에는 앞에도 이야기 했듯이 '아트하우스 모모'가 있다. 그렇다면 후문 입구 앞에는 뭐가 있냐고? 바로 '필름포럼'이 있다.

 

'필름포럼'이라... 기억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본다.

낙원상가 앞의 그 순대국 타운 건물...

순대국이 생각나면 낙원상가 순대국 거리로 향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나이드신 분들이라면 소주 한잔에 순대국 하나면 저녁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주는 그만큼의 피로회복제도 없을 것이다. 요즘도 가끔 나도 나이에 걸맞지 않게 여기서 순대국을 먹고 집으로 가지만 말이다...

 

허리우드 극장이 경영난으로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고 있을 때 쯤 나타난 극장이 필름포럼과 서울 아트 시네마였다. 두 극장은 같은 듯 다른 예술영화를 상영함으로써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극장이었다.

하지만 두 극장 모두 경영난을 이겨내기에는 쉽지 않았다. 서울 아트 시네마는 '시네 바캉스'나 '시네마 테크와 친구들' 같은 행사를 통해 그나마 심한 적자는 면했지만 필름포럼은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필름포럼이 떠난 자리에는 '허리우드 클레식'이 들어서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말이다.

 

필름포럼이 어디로 이전했는가라는 의문이 많았었다.

얼마전 영화전문 팀블로그인 'FILM -ON' 기자들과 메신저 토크를 하다가 두기봉 감독의 회고전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도대체 '필름포럼'이 어디로 이전했냐고 물었다. 신촌으로 옮겼다는 기자의 말과 검색결과 강남으로 이전했다 나의 의견... 두 개의 의견으로 조금 헛갈리는 상황이 일어났다.

그러나... 필름포럼이 이전한 자리는 기자분의 말대로 신촌하고도 이대 후문 앞이였다.

정확히는 이대 하늬솔 A동 건물 지하 1층에 위치되어 있다.

작은 정원이 등장하고 아담한 사이즈의 건물이 보인다.

 

건물로 들어서는데 사람이 없다. 없내...

그런데 말이지 이런 건물들은 알려지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올 건물이다.

내가 소개했던 영화공간 주안도 그랬고, 홍대 KT&G의 상상마당도 그러했을테니깐...

 

 

 

 

 

 

 

 필름포럼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기봉 특별전에 오셨더라면 좋았을텐데요...'

필름포럼은 이대 앞으로 이사를 가면서 좌석수가 줄었다.

특히 낙원상가의 넓은 1관을 생각하셨던 분이라면 실망감이 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빈자리가 많은 것보다는 빈자리는 줄이고 대신 마니아들을 많이 끌어모을 수 있다는 단점에 이런 방식이 더 효율적인지도 모른다.

 

대신 필름포럼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넓은 방안에는 영화포스터는 물론이요, 영화서적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또한 영화인들과 함께하는 만남도 자주 갖을 예정이니 이 빈좌석에 자리만 채우면 된다.

 

아까 궁금했던 질문 하나...

두 개의 필름포럼은 과연 어떻게 된 것인가?

물론 그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 크링 시네마요... 사실 거기도 저희가 운영하는데가 맞거든요.'

그러나 강남의 크링 시네마는 필름포럼이 직접 운영하는 곳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두 개의 검색결과에 모두 필름포럼이 나오니 조금 헛갈리기는 한다.

검색을 해보시던 직원 분들은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으신다.

 

하지만 이것이 다시 시작하는 필름포럼의 새출발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될 수는 없다.

나는 이 곳에서 봤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서'를 기억한다.

영화속 은하수를 비롯한 우주를 여행하는 즐거운 방랑자들처럼 필름포럼은 분명 영화를 위한 마니아들을 위한 지침서가 될테니깐 말이다

 

 

 

 

 

 

 

 

필름포럼 직원분의 이야기처럼 필름포럼과 아트 하우스 모모는 같은 예술전용극장이지만 한 편으로는 다른 색깔을 가진 극장이다.

이는 스폰지 하우스도, 하이퍼텍 나다, 미로스페이스 등의 극장도 마찬가지이다.

각기 다른 색깔로 관객에게 다가간다는 점에서 나는 이런 예술전용 극장이 늘어나길 희망한다.

 

이화여대 앞... 다가가기 힘든 장소라는 것은 잘 안다.(특히 남성들에게는...)

하지만 영화를 사랑하기에 남자이건, 여자이건... 늙건 젊건 상관은 없다.

멀티플렉스의 복잡함에 질려버린 당신...

이번에는 이화여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보는 것도 어떨까?

각기 다른 두 가지 색깔을 가진 극장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긴급히 정정합니다!!

아트하우스 모모를 맡고 있는 백두대간 측에서 제 글에 정정을 요청하셨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처음에 '아트하우스 모모'의 정식 명칭은 '이화-KB 시네마'이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으로 정정합니다.

원래 명칭은 '아트하우스 모모 이화-KB 시네마'가 정확한 명칭이라고 정정을 요구해주셨습니다.

백두대간 측과 아트하우스 모모 측에 이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제가 모르는 부분이 많은지라 명칭에 관해 이런 사항이 있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다시한번 사과를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