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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들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송씨네 2008. 9. 23. 21:51

 

 

 

단성사가 최종 부도처리 되었다.

새삼스럽게 극장이 망하는 일이 어디 한두번의 일이 아닌가 싶겠지만... 아직 그렇다고 단성사를 폐관이라고 이야기하긴 그렇다.

씨너스의 편입된 후 약 6 개월만의 일이다. 멀티플렉스 체인의 씨너스도 결국은 단성사를 일으키는데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관련 글 보기

영화관 단성사 최종부도(서울경제) 

100년 역사 단성사는 끝났는가?(블로거 뉴스-본인의 글) 

 

얼마전 단성사의 변화조짐을 이야기하면서 씨너스 식구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소문은 현실이 되고 결국은 씨너스 체인으로 편입되었고 씨너스 단성사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었다.

그러나 100년의 역사 단성사에게는 그 어떠한 것들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최근 극장들이 불황이라고 이야기한다.

죽기 살기로 극장들은 군살 빼기에 나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단성사 상황을 통해 본 최근 극장들의 눈물겨운 멀티플렉스들의 노력을 이야기 해본다.

(그동안 모아놓은 극장사진들을 대방출(?!)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CGV의 경우를 우선 이야기하자면 일단 눈에 보이는 상황들이 많다.

얼마전 이야기했던 영수증 형 영화표를 시작으로 일부 상영관의 경우 매표소에 직원들을 대폭 줄이고 심지어는 일부 극장은 VIP 전용코너와 일반관객 매표소를 같이 운영하여 역시 인원을 최소화했다. 또 어떤 CGV 지점의 경우는 매점에서 매표업무를 겸하는 지점도 보일 정도로 최근 CGV에서 보여주는 근무환경은 그야말로 안습(?)이다.

더구나 얼마전 압구정 지점의 조조 요금을 인상한 것도, 그리고 심야 요금제를 일부 폐지한 지점도 생기고 있다는 것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가야한다는 것이다. (심야 요금제를 CGV 측에서  한시적인 이벤트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동안 몇 년동안 우리는 이걸 이벤트라고 생각했었는가도 의문이다.)

CGV 인천점은 아이멕스 관을 없애고 다른 지점으로 이동을 하고 있고 상암점에 스마트 플렉스를 신설하는 등 돈이 되는 것은 투자하고 돈이 되지 않는 것은 과감히 폐지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CGV-프라임 신도림 지점 

 

 

의외의 발전은 롯데시네마이다.

서비스나 상영관 개수에서 밀리는 편에 속하는 롯데시네마의 경우도 최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인트 상품을 강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VIP 회원 챙기기기로 일단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인발권기의 업그레이드이다.

롯데시네마는 최근 대형 무인발권기를 각 극장에 배치하였다.

무인발권기의 크기는 CGV나 메가박스 등의 무인발권기 크기의 무려 두배나 되는 창으로 일단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실제 현금으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설정을 함은 물론이요, 여기서 나오는 영화표도 일반극장에서 가로의 크기를 길게 한 것과 달리 역발상으로 거꾸로 세로의 길이를 길게 한 영화표를 제작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들의 주력 서비스였던 하이패스 역시 일단은 후퇴한 것으로도 보인다.

CGV의 눈에 띄는 인원감축과 롯데시네마의 티 안나는 인원감축을 비교해보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는 대결이 될 듯 싶다.

또하나의 재미있는 점이 발견되는데 롯데월드에 자리 잡은 롯데월드 시네마를 아예 롯데시네마로 흡수합병 했다는 것이다. 같은 롯데이지만 한 편으로는 그 소속이 달랐던(그야말로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했던...) 이 곳이 롯데시네마 패밀리로 흡수되면서 자연스럽게 상영관 개수를 늘리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거기에 롯데시네마와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두 개 관이라는 점 때문에 그 것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다가온다. 이 곳이야 말로 무인발권기의 필요성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롯데시네마 롯데월드 지점

 

 

메가박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역시 개수에서 밀리는 메가박스의 경우 최근 목동점을 시작으로 신촌점이 생겨났고 최근 동대문점을 신설했다. 동대문점의 신설로 MMC 동대문과의 전면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메가박스 동대문은 현재 완전 오픈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동대문점이 입점한 쇼핑몰인 굿모닝 시티가 완전히 문을 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가 자주 이야기하는 '쇼핑몰 보다 극장이 먼저 문을 여는 것은 좋지 않다'는 주장을 한 번 더 하고 싶어진다. 쇼핑몰보다 극장이 문을 여는 것은 관객들에게 극장 이용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다름없다.

편의 시설이 아무것도 오픈되지 않은 상태에서 극장만 오픈할 경우는 손님들은 분명 불편해서 그 극장을 이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메가박스 뿐만 아니라 CGV, 씨너스, 프리머스 등의 극장들 중 새로 오픈을 한 극장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큰 핸디캡 중의 하나이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그나마 롯데백화점을 잘 활용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편에 속한다.)

 

 

 

메가박스 동대문 지점

 

 

씨너스의 경우는 상영관 수를 늘리기 보다는 의외의 극장들과 손을 잡고 씨너스 가족으로 편입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얼마전 소개를 했던 씨네 아트(씨네큐브 광화문, 아트 하우스 모모)와 손을 잡고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게 한 것도 의외의 사건으로 생각이 된다.

예술영화관의 크로스오버는 사실 멀티플렉스에게는 있어서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성사의 경우처럼 대형 멀티플렉스를 씨너스 가족으로 편입시키는 것도 씨너스가 보여주고 있는 또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체인형 멀티플렉스들이 이 정도인데 그렇다면 토종 멀티플렉스들은 과연 어떨까?

앞에는 CGV 압구정, 옆에는 스폰지 하우스 압구정 지점으로 맥을 못추는 씨네시티의 경우 최근 아트플러스 체인에 합류하여 일단 예술영화 전문 상영관으로 특성화 시켜서 관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충무로에서 아직까지 파워가 있는 서울 극장의 경우도 일부 상영관의 좌석을 교체하고 좌석간의 간격도 넓히는 대수술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비좁은 미로 같은 출입구는 서울극장의 가장 치명적 약점이다. 야외 매표소도 새롭게 단장했지만 왜 여전히 야외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의문이다.

신촌의 아트레온의 경우 '토즈'와 같은 문화시설도 같이 입점해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문화시설 체험도 하고 영화도 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압구정 씨네씨티

 

 

 

 

신촌 아트레온

 

단성사의 부도는 앞으로 작은 극장만 폐관하거나 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식회사형 극장들의 폐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며 자칫 멀티플렉스의 체인으로의 몰락을 안겨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한국영화도 불황, 대한민국 극장도 불황... 해결방안은 정말 없는 것인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