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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파일-나는 믿고 싶다'... 미지근하지만 여전한 멀더와 스컬리!

송씨네 2008. 8. 17. 11:43

 

 

 

 

 

 미드의 원조라고 하면 여러 작품이 생각나겠지만 나는 아무래도 이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The X-File...

팬픽1이 생기고 홈페이지를 통해 팬클럽이 생기고 이를 오프라인에도 그대로 활용하는 한국에서는 근래에 보기 드문 형태의 미드였음은 분명하다. 나도 초반 이들의 대열에 합류하여 엑스파일을 즐기고 오프라인 온라인 할 것 없이 다양한 활동을 하던 기억이 난다.

엑스파일은 참 재미있는, 그러면서도 엉뚱한 미드였음은 분명하다.

더불어 이 작품에 팬들이 대처하는 자세도 남달랐으니 말이다. 원제에 대한 한글 부제를 달 때도 당시 이 프로그램을 방송하던 KBS는 팬들의 의견을 적극 참고2하기도 했으며 성우진들과의 만남도 자주 있었다.

다만 그들이 해줄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시간조정이었다.

초반 월요일 밤 11시에 시작되던 이 프로그램은 금요일 밤으로 옮겨지고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이라는 벽을 넘은 뒤에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새벽 12시 이후에 보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불만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2002년 시즌 9로 막을 내리고 그 사이 극장판이 만들어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엑스파일은 시청자와 관객을 만났다. 또다시 몇 년이 흐르고 멀더도, 스컬리도 나이가 들었다. 강산도 변했고 제작자인 크리스 카터 역시 나이를 먹었다.

2008년 이 세상은 외계인 보다 더 무섭고 여기 저기 음모 천지이다. 외계인보다도 더 무서운 이 사회와 정치도 있고 알 수 없는 세력들의 끊임없는 음모와 조작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버지니아... 눈 덮인 마을에 한 FBI 요원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된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이 곳에서 대대적인 수색끝에 이들이 발견한 것은 남성의 팔뚝으로 보이는 사체 하나...

FBI는 카톨릭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스컬리를 찾게 되고 아울러 멀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홀로 칩거하면서 여전히 해바라기 씨를 즐겨먹으며, 'I Want to Believe' 포스터를 벽에 걸고, 천장에는 언제 위협할지도 모르는 뾰족한 연필들이 가득한... 거기에 여전히 실종된 혹은 죽었을지도 모르는 여동생 사만다를 기다리고 있는 (헉... 헉...) 멀더가 거기 있었다.

그들을 버린지가 언제라고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그 둘을 찾는것이 어쩌면 스컬리와 멀더 역시 못마땅한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FBI 요원 찾아달라고 하니 찾아 줘야지...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다. FBI와 탐문 수사를 했던 조셉 신부가 바로 그것인데 성범죄를 저지른 이력과 더불어 그가 이야기하는 예지 능력을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 I Want to Believe'를 외치고 싶어도 외칠 수 없는 상황...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듯 했으나 점차 이 사건의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데이빗 듀코브니와 질리언 엔더슨을 만나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엑파' 팬들에게는 말이다.

더구나 영화 후반에는 덤으로 스키너 역을 맡았던 미치 필레기까지 만날 수 있으니 영화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러나 이번 두번째 극장판은 어떻게 보면 첫번째 극장판과 여태까지 보아왔던 TV 시리즈의 엑스파일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우선 이야기가 상당히 단순해졌다. 과거 외계인이나 여러가지 음모이론 등이 등장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단순한 구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액스파일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처음 보는 이들 모두를 잡기 위한 방법으로도 생각된다. 1993년 TV 시리즈가 첫선을 보였으니 10년이 넘었다. 따라서 이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보다는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을테니깐 말이다. 또한 외계인을 등장시켜 긴장감을 유도하기 보다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스릴러 형식으로 그 방식을 전환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외계인보다는 음모이론으로 방향을 약간 돌린 것이다.

또 하나의 기대감은 과연 이번에 스컬리와 멀더의 애정전선은 얼마만큼 갈 것이냐는 것이다.

물론 기존 시리즈에서 보여진 모습이라면 이번 시리즈에서 키스씬 끝나는 것이 좀 아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실망감을 안겨줄 크리스 카터가 아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면 멀더와 스컬리의 모습이 담긴 장면이 또 하나 연출 될테니깐... (왜 얼음와과 눈이 덮인 평지에서 서서히 바다로 장면이 전환되는지 몰랐는데 그런 뜻이 있었는 줄...)

 

 

간만에 돌아온 TV 시리즈에 우리는 열광하지만 어떤 때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의 기대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과거의 그 명성대로 기대한다는 것도 힘들다.

그래도 다시만난 엑스파일은 여전히 반갑다.

'섹스 엔 더 시티'와 '엑스파일'... 그리고 앞으로 돌아올 미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문제는 과거의 영광을 어떻게 재연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PS. 아참, 전에도 소개했던 같은데...(아닌가?) 엑스파일에 관련된 자료가 더 궁금하신 분은 워리넷을 운영하는 남명희 씨의 블로그(http://www.worrynet.com/)를 강추한다. 아울러 남명희 씨를 비롯해 엑파 팬들이 만들어나가는 '주티비 스테이션' 역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http://www.zootv.pe.kr/)

이 분에 대한 '엑파' 사랑은 이미 많은 마니아들 사이에는 유명한 분이기 때문이다.

귀여운 삽화와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지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1. 말그대로 팬들이 만드는 픽션이다. 원작의 내용과는 달리 팬들이 그 특정 작품에 존경하는 의미로 만든 시나리오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에는 아이돌 그릅에도 이런 팬픽이 적용되기도 한다. [본문으로]
  2. 예를 들어 '달려라 멀스'(7시즌, 원제는 'Rush')라는 에피소드의 경우도 엑파 팬들이 지어준 국내 에피소드 제목인데 '멀스'는 당연히 '멀더와 스컬리'를 의미한다. (참고자료:http://www.zootv.pe.kr/xfiles/7x06.htm)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