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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거도 보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런 코미디 감성이 살아있는 코믹스 형식의 애니메이션도 좋아한다.
주제도 뚜렷이 없고 특징도 없는 이런 작품을 보는 이유는 순전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즐거움과 B무비스러운 구성들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스폰지 밥'이나 '원피스' 같이 다소 약간 유치한 장르의 애니메이션도 좋아하는 이유도 같다.
TV 도쿄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개구리 중사 케로로'(이하 '케로로')는 현재 투니버스 체널을 통해 방송중이다.
투니버스가 온라인 게임인 '케로로 파이터'나 극장판 개봉 홍보에 열을 올리는 등의 모습(특히 원더걸스를 모델로 활용하는 것은...)이 보기 좋지는 않지만 이 작품을 즐겨보는 단순한 이유는 역시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내와 일본역시 현재 4기(시즌 4)가 방송되고 있으며 그러던 와중에 세번째 극장판이 국내에 선을 보였다. 첫번째 극장판인 '최종병기 키루루' 1가 국내에도 개봉이 되었지만 두번째 극장판인 '심해의 프린세스'2는 투니버스에서 특집으로만 방영하고는 극장판으로는 국내에 개봉되지는 않았다. 케로로 팬들에게는 이렇게 띄염띄염 극장판이 개봉된데에는 궁금증이 있겠지만 그 궁금증은 일단 덮어두기로 하고..
한별과 우주가 살고있는 퍼렁별(지구)에 정작한지도 손으로 꼽기 힘들만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퍼렁별 침략은 답보상태이고 우리의 중사는 여전히 건담 프라모델에 열광하고 있다.
잉카제국의 유적 마츄피츄3를 방문한 우주와 케로로 소대는 케로로 중사가 잘못된 함정들을 건드리면서 탐사고 뭐고 포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더욱 더 큰 문제는 이 곳에 봉인되어 있던 뭔가를 건드린 것... 바로 케로로의 또다른 분신... 또다른 케로로가 되시겠다!
영문도 모른체 한별과 우주의 집으로 돌아온 케로로 소대는 괴상한 우주선을 발견하고 우주와 케로로 소대원을 제외한 모두가 집단 최면에 걸리는 상황에 벌어지게 된다.
또다른 케로로... (그러니깐 다크 케로로...)는 본인들이 직접 퍼렁별을 지배하겠다면서 또다른 대원들을 급파하고 케로로 소대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자기 앞가림도 하기 힘든 이 바보 개구리와 그의 소대원들...
과연 퍼렁별을 파괴할 것이냐, 아니면 지켜낼 것이냐!
그리고 케로로의 신상(!) 건담 프라모델은 과연 무사할 것인가???
'케로로'는 새 시즌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케릭터와 상황전개로 어른들도 아이들도 눈을 즐겁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이 성인층에도 사랑받는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중의 하나인 변신 소녀들의 상황들을 케로로 소대원들에게 적용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다크 케로로 일행 중 한 명이 이런 설정으로 등장한다는 점은 어린 관객뿐 아니라 성인관객에게도 어필하려는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일본 작품이며 그들이 머리에 쓰는 두건같이 생긴 모자들은 일제시대 일본군이 쓰던 모자 형태라는 점에서 폐전한 일본의 모습과 군국주의에 여전히 사로잡힌 일본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분명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기본 지식이 없는 아이들이라면 그냥 보겠지만 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아마 이 이야기에 공감이 가실 것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들의 문화에 대해 우리가 테클을 걸 필요도 있는가라는 의문도 든다. 우리가 케로로 소대원의 복장에 테클을 거는 것은 아마도 우리가 과거 일제 강점기에 시달렸던 민족들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만화는 만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과 일본의 숨은 의도가 애니메이션에서도 적용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이상 이 작품을 마음 편안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애니메이션으로써의 재미를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작품 말미에는 관객들에게 친구의 정의를 되묻기도 한다. 강제적으로 퍼렁별을 침략해서 해치우려는 다크 케로로는 우주와 그의 일행들이 보여주는 우정에 대해 초반에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이는 강력한 무기도 뚫을 수 있고 그 어떠한 시련이 닥쳐와도 이겨낼 수 있는 키워드인 셈이다.
다크 케로로가 침략을 포기하고 퍼렁별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은 친구를 만나기 위한 또다른 여정이자 즐거운 침략으로 생각이 되어진다.케로로 소대가 지구를 침략하지 못한 이유는 어쩌면 그 놈의 정(情), 그리고 친구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름다운 침략은 말그대로 서로를 무시하고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공유하는 것이다.
서로의 마음속에 침략을 가했지만 그 침략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침략이 되는 것이다.
국내에 상영된 첫번째 극장판과 마찬가지로 이번 세번째 극장판도 투니버스에서 방송되는 더빙판과 똑같은 성우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케로로의 양정화 씨는 물론이요, 굵은 목소리로도 나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기로로 역의 서영준 씨의 목소리는 TV 판과 더불어 극장판에서도 반가운 목소리로 작용한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는 때로는 어른들에게 어필되는 경우도 있다.
어른이 봐도, 아이들이 봐도 같이 웃을 수 있는 만화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적은 것 같다.
오타쿠라고 그들에게 손가락질을 가하는 것보다는 한국 만화도 진지한 노력과 연구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PS. 아무리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지만 한 멀티플렉스에서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이란...
극장에서 아이들에게 예절을 가르치는 것도 하나의 에티켓이라고 본다.
이 작품은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두 멀티플렉스에서 상영중인데 교차 상영인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에게는 유리한 시간에 영화를 볼 수 있게 했지만 어른들은 좀 보기가 힘들다. 부탁이다, 어린이들에게 꼭 예절을 가르쳐주길 바란다.
나같은 어른들은 어찌하라고 말이다...
PS 2. 케로로 중사에게는 건담 프라모델이 있다면, 이 작품속에서는 반다이가 있다.
반다이는 아시다시피 애니메이션 제작은 물론이요, 프라모델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이다.
다크 케로로가 거대 케로로를 만들어 지구를 없애려는 계획이 있는데 이 거대 케로로는 여러 나라에 조립되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중 한 곳으로 보이는 곳이 반다이 건물 옆이라는 점이다.
작정하고 만든 패러디이자 감사의 뜻으로 만든 장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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