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추억의 영화 '영웅본색'... 형님들이 돌아왔다!

송씨네 2008. 8. 11. 02:07

 

 

영웅본색
감독 오우삼 (1986 / 홍콩)
출연 주윤발, 적룡, 장국영, 주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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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적벽대전을 통해 통 큰 영화를 선보이고 있는 오우삼 감독...

하지만 오우삼 감독을 이야기하기 전에 꼭 이야기해야 할 영화가 있다.

바로 사나이라면 혹은 주윤발과 장국영 팬이라면 꼭 봐야 하는 영화...

바로 '영웅본색'이 되겠다.

 

1986년 그 영화가 20 년이 넘은 지금에 다시 개봉되었다.

우선 이 영화가 왜 다시 개봉되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를 수입한 곳은 드림시네마와 허리우드 클레식을 운영하고 있는 허리우드 클레식의 결정으로 이미 이 곳에서는 '밴허'와 '고교얄개', '더티댄싱' 등의 추억의 영화들을 상영하여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들이 선택한 또다른 작품은 바로 80년대 국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르와르 영화인 '영웅본색'이다.

또하나의 이유로는 당시 국내에 개봉된 '영웅본색'은 주인공 세 사람의 더빙이 아닌 다른 이들의 더빙으로 들어야 했던 작품이다.

그러니깐 북경어로 본 '영웅본색'을 보아왔다는 것인데 원래는 광동어로 제작된 영화라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어이없는 경우는  이 영화를 SBS에서 방송한 적이 있었는데 난대없이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삽입곡이 등장했던 것이다. 엉터리 더빙에 엉터리 OST 삽입까지...

여러므로 이 영화가 오리지날이 필요한 이유가 아마 그것이 아니었을까 싶어지는 대목이다.

 

 

 

건물하나가 보이고 두 사내가 들어온다.

달러뭉치가 보이고 그 달러들은 기계에 거쳐서 나오고 또 나오기 시작한다.

그 사내 중 한 명은 돈다발 중의 지폐 한장에 불을 붙이고 아무렇지 않는 듯 담배를 피고 있다.

아호(자호)와 소마(마크)는 친 형제처럼 친한 사이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조직을 이끄는 일원들이기도 하다.

그들이 불태운 것은 위조지폐이며 위조지폐로 마약이나 혹은 현금거래를 하는 무서운 조직이 되시겠다.

하지만 아호에게는 고민이 있다. 동생이 하나있었는데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된 것이다.

역시 조직의 일원인 아호의 아버지 역시 이번일을 계기로 손을 뗄 것을 제의하지만 아호는 상대편 조직의 음모에 걸려들어 구속당하고 그의 아버지 역시 상대편 조직원들에게 살해를 당한다.

아호의 동생 아걸은 이런 것이 조직원인 형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형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아호는 출소후 마음을 가다듬고 택시회사에 취직해 새출발을 했지만 소마는 아성의 뒷처리 일에만 담당하는 초라한 신세가 되었다.

아성는 아호의 충직한 부하였지만 소마의 구속으로 인해 일인자가 되고 이들을 배반하고 자신의 야욕을 챙기기에 바쁘다. 이건 아니다 싶던 아호와 소마는 아성일당을 잡기위한 계획을 세운다.

자신에게도 마지막이 되고 아걸에게도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하지만 아걸은 여전히 출소한 아호를 신뢰하지 못하고 번번히 수사 계획에 있어서도 열외되는 등의 굴욕을 당한다.

 

 

이 영화의 주제가 격인 '당년정'(그 때 그 우정)이 영화 상영시간을 가득체우는 이 영화는 과거 이 영화를 보았던 사람들이나 보지 못했던 사람들 모두에게 새로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작은 웃음 소리에도 포근함을 느끼고, 또한 사소한 것조차 그리워지네.
정을 끊어 버리지 못한 영웅의 신세, 정처 없이 떠돌 뿐이네.
돌아가서도 예전처럼 묵묵히 홀로 살아가니. 소리 내어 물어보고 조용히 불러봐도

어렴풋해진 감정은 다시 일깨워 낼 수 없는 것. 얼마동안 또 얼마나 바라던대로 되질 않았던가
허름하게 아득히 펼쳐진 길 안개비조차 피할 수 없네. 인생이 그지 없음을 한탄할 뿐.
널 품에 안으며 지난 일 한꺼번에 다 털어놓기 힘들어,
떨쳐버리지 못해 좋은 꿈은 꾸지도 못하고 괴로워 마신 술 금방 깨버리네.

지난 날 회상하며 갈갈이 찢겨진 심정 남 몰래 한탄하네.
그 옛날 감정. 추억은 바람 속에 흔적없이 사라지네. 널 품에 안고, 아련하게 꿈 속에 있는 것 같이.
다시 만나도, 고통스런 지난 일 이젠 할 말이 없어. 갑작스레 돌이켜보니, 몇 번이나 마음이 쓰라렸는지
그 옛날 감정 눈물 어려 희미해지네

 

의외로 이 영화의 상영관에는 젊은이들이 많다. 나처럼 아주 오래전에 이 영화를 TV로 본 사람들 아니면 전혀 '영웅본색'을 접해보지 못한 세대들이 대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이 정도면 젊은 층을 끌어들이려고 했던 의도가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의외로 나이드신 관객분들이 보이지 않는다. 참 이상하다...

 

영웅본색은 지금 사람들은 모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 분명 많은 이야기꺼리를 제공해준 영화였다.

주윤발이 폼나게 담배를 피고 쌍권총을 쏘아대며 역시 폼나게 성냥개비를 입에 물던 장면은 많은 이들이 흉내내고 싶었던 장면임에 분명하다.

또한 알게 모르게 당시 트렌치 코트(일명 '바바리 코트')를 입고 돌아다니던 사람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영웅본색'의 영향력은 컸다. 이후 주윤발과 장국영은 음료 CF와 초콜릿 CF에 출연하여 많은 남성과 여성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아울러 이 영화는 재미있는 장면들도 보였는데 우선 아호, 소마, 아성 이 세 사람이 선술집에서 나누는 대화에 흘러나왔던 노래가 바로 그것인데 이 노래가 구창모 씨가 불렀던 '희나리'와 음정이 매우 똑같다는 이야기가 나와 어느 쪽이 표절인가라는 논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사실 이 노래는 구창모 씨가 부른 노래를 중국 가수가 번안해서 불렀다고 하니 우리나라 가수가 부른게 먼저가 맞다!)

 

또한 이 영화는 의외의 몸개그가 등장했는데 아걸의 애인이자 결국 그의 부인이 된 재키(주보의)가 등장한 장면이 바로 그것인데...

실수투성이라도 귀여웠던 재키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걸과 재키가 첼로를 떨어뜨리면서 벌어지는 상황이라던가 범인이 아걸의 부하가 열어놓은 문에 얻어맞는 등의 장면은 채플린이나 심형래 식의 슬랩스틱 코미디의 재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코믹장면이 계속 되었다면 우리가 영화를 이야기할 수는 없었을지는 모른다.

 

 

당시에는 매우 화려했던 주윤발의 쌍권총 액션을 떠오른 분은 마지막 장면의 총격전 장면도 역시 많은이들의 기억에 남는 명 장면들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아무튼 이 영화의 성공으로 속편의 제작에 부담감이 컸던 오우삼은 주윤발에게 쌍둥이 동생이 미국에서 살고 있었다는 설정으로 장국영과 적룡을 다시 케스팅 할 수 있었다.

대신 2편에서는 장국영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대신하면서 또 하나의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바로 공중전화 박스 씬이 바로 그것...)

 

 

 

이 영화를 상영하는 허리우드 극장 앞에는 이런 특이한 경고문이 붙어있다.

금연 중이신 분들은 이 영화를 보고 흡연을 해도 책임을 안진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그만큼 주인공들의 담배피는 장면들은 남성들의 흡연욕구를 땡기게 만듬에 틀림이 없다.

(참고로 본인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으므로 영화속 장면들에 전혀 동화되지는 않았다!)

 

한편 앞에 잠시 언급했던 속편은 추석연휴에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의 3편은 수입하지 않길 나 역시 바라는 사람이다.

1, 2편과 연결성이 없는데다가 3편은 오우삼이 감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윤발을 제외하고는 등장인물이 몽땅 바뀌니 당연히 이야기의 연관성도 떨어진다.

 

아무튼 추억의 영화 '영웅본색'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낡은 극장들을 우선 찾아가서 보시면 된다.

물론 표현이 그렇긴 하지만 드림시네마와 허리우드 극장은 비록 낡긴 했어도 옛날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는 최적의 장소라는 것이다.

엣날 영화를 옛날 극장에서 봐야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여전히 멀티플렉스를 고집하시는 분이라면 CGV에서도 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니 선택해서 골라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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