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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전 神機箭
고려시대 최무선(崔茂宣)에 의해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로켓 화기는 주화(走火)로, 조선시대에 들어와 1448년(세종 30) 여러 화기의 개량 때 신기전으로 바뀌었다. 〈국조오례서례〉 병기도설에 의하면 대·중·소 신기전과 산화신기전(散火神機箭)이 있었는데, 대신기전과 산화신기전은 규모는 비슷하나 약통과 발화통의 위치와 구조가 다르다고 했다. 대신기전에는 대신기전발화통이 부착되어 있으며, 산화신기전은 대신기전발화통을 사용하지 않고 지화(地火)와 발화(發火)를 묶어 넣어 사용했다. 중신기전도 소발화(小發火)라는 폭발물을 사용한 데 반해 소신기전은 폭발물을 사용하지 않았다. 문종 때 화차가 발명된 뒤 화차를 발사틀로 하여 신기전을 발사했다. 사정거리는 대신기전과 산화신기전은 1,000m 이상, 중신기전은 150m, 소신기전은 약 100m 정도로 보인다.
사극은 어렵다. 하지만 최근 사극을 만드는 방식은 분명 달라지고 있다.
퓨전화는 물론이요, 기존의 역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작가의 다양한 상상을 바탕으로 픽션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공중파나 케이블 드라마의 사극이 이러한 방식으로 사랑을 받은 작품도 몇 몇 있으니 최근의 이런 사극 신드롬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스크린에서 만나는 사극은 이러한 면에서 아직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르임에 틀림없다.
신기전은 분명 사극이다.
하지만 '하오체'의 아주 딱딱하기 그지 없는 사극이 아닌 픽션과 코미디가 있고 멜로도 있다.
1948년 조선... 세종 30년...
명나라에서 보낸 사람들이 한 화포연구소를 공격하고 있다. 대부분이 몰살당했고, 연구소 도감의 딸만 살아남았다.
한편 무역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설주는 열심히 활동하려고 하려는 때 잘못된 정보로 일에 차질이 생긴다. 그러던 와중 호위무사 청강이 찾아왔고 한 여인을 돌봐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바로 그 여인이 도감의 딸인 홍리...
문서 하나에 집착하고 홀로 개인 활동하려는 홍리의 모습에 설주가 좋아할 리 없다.
하지만 청강은 홍리와 설주만이 명나라의 야욕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명나라를 물리칠 수 있는 비밀 병기인 '신기전'이다!
하지만 '총통등록' 명나라 사람들에게 빼앗긴 이상 화포 개발에 난항이 예상된다.
과연 홍리와 설주는 명나라를 무찌르고 다시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만들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인지...
우선 이 영화의 감독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은 김유진 감독으로 우리에게는 '약속'으로 익숙한 감독이다.
물론 그는 그 전에도 수많은 화제작을 만들기도 했다.
성폭행에 홀로 맞써 싸우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원미경 주연의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1990)와 같은 작품도 있었고 어린이 영화였던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1993)과 같은 작품도 있었다.
박신양과 전도연을 스타로 만든 '약속'(1998)도 그의 히트작 중 하나이다.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이야기로 관객을 사로잡던 김유진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사극을 선택했다.
실제 존재했지만 구체적인 자료가 없던 우리나라 최초의 다연발 로켓포 '신기전'에 관한 이야기였다.
더구나 '신기전'은 우리나라 최초였지만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포 무기였다는 것이다.
세종이라는 실존 인물 외에는 아무것도 알려진 바가 없으니 가상인물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
그리고 심심할 때 마다 찾아오던(?) 명나라 사신들도 골치덩어리였다는 점에서 볼 때 이 두 역사적 사실을 이용하면 독특한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제작진들은 주목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다소 따딱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픽션을 사용하고 코미디적 재미에 러브라인이 있는 멜로로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나치게 코미디적인 요소와 멜로적 요소로 인해 이 영화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보가 잘못 전달 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그동안의 사극들을 살펴보자면 허구도 많았고 그 허구 속에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한 것도 있었다.
'왕의 남자'는 픽션이 대부분이었고, 최근 공중파에서 방송된 사극을 보더라도 '쾌도 홍길동', '최강 칠우', '일지매' 등의 작품들은 코믹적인 요소와 멜로 요소가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별순검'이나 '다모' 처럼 웃기지 않고도 충분히 이야기를 잘 이끌어낸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미디와 멜로가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오히려 코미디와 멜로를 적당히 버무려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블랙 코미디에 강한 정재영을 투입시켜 웃음과 드라마적 상황에 모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은정은 의외의 인물일 수도 있지만 자칫 남성우월주의에 빠질 수 있는 요즘 영화적 특성에서 벗어나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초반의 목욕씬이나 기방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은 여전히 여성을 눈요기감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
허준호는 작은 배역이지만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고 국민배우 안성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세종과 관련된 이야기임을 생각할 때 오히려 세종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작품임에도 홍리와 설주 중심으로 맞춰져 있는 것이 아쉬운 일이다.(어쩌면 그것 때문에 일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연애질이나 하는 영화라고 비판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영화의 강점은 바로 후반에 들어난다.
관객들은 분명 예상을 했었을 것이다. 정의는 이긴다는 것이며, 조선의 군사와 홍리와 설주 일행은 명나라를 분명 무찌를 것이라는 것이다. 기대심리와 대리만족은 여기서 드러난다.
소, 중, 대의 신기전들이 발사되면서 명나라 군사들은 모두 격침된다는 것인데 물론 나 역시도 이 장면이 매우 통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최근 대외적으로 일본이나 중국이 우리나라에 행해지고 있는 행동들과 망언 때문일 것이다.
영화속에서도 과거 우리가 되찾았던 땅까지도 명나라에서 테클을 거는 대목이 있는데 이는 마치 고구려 당시 우리가 차지한 땅들을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는 행동과도 별반 다를바가 없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 작품이 일본을 상징하는 것으로 상황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아마 상황은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대리만족으로 느끼는 것보다 우리가 그들과 다른방식으로 싸워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1세기인 지금 총과 칼로 그들과 싸우는 발상도 바보같은 일이라는 것이다.
'신기전'은 단순한 오락물이지만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정말로 '신기전'이 큰 활약을 보여주었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나라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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