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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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을 키우세요... 음악 나옵니다... !!(한 곡만 나오는게 아니에요 ^^; )
몇 달 전인가 한 인터넷 서점으로부터 책 몇 권을 받았는데 책과 담쌓는 나는 몇 권을 다른 지인들에게 주고 읽을 책만 남겨놓았다.
그런데 그냥 방구석에 처박은 책이 하나 있었다.
박현욱 작가가 썼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가 바로 그것이다.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책과 담쌓는 나는 이 책을 건드리지 않다가 최근에 다시 읽어볼려고 시작하고 있었다. 바로 이 작품이 개봉된다는 소식에서부터 였던 것 같다.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한다.
별난일들이 많아서 오죽하면 그런 사람만 모아놓고 콘테스트도 열고 다큐맨터리나 버라이어티 주인공도 되기도 한다.
나는 스물 여덞 먹은 숫총각이지만 결혼은 항상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생각은 변함없다.
그런데 정말 만약 양다리 사랑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것도 한 사람도 아닌 두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다면 그게 가능한 일이기나 한 것일까?
1 부 1 처의 대한민국은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지만 외국의 어느 지방에는 아직도 많은 부인을 거느리고 사는 남편들도 있고 심지어는 스와핑처럼 부부교환을 하여 살 수도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버라이어티 쇼에서 보여지는 요즘은 그야말로 요지경이 아니던가?
결혼을 접해보지 않은 연예인들이 결혼 체험을 하지 않나, 아니면 실제 부부들이 서로 다른 부부와 잠시나마 같이 사는 그런 프로그램도 있지 않던가...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작 중요한 아기 키우기와 섹스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잠시나마 아이를 위탁해서 돌보기도 하지만 말이다.
여기 두 명의 선남선녀가 있다.
인아는 덕훈의 회사에 잠시 파견근무를 나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약기간이 끝나고 당연히 이들의 만남은 여기서 끝나나 싶었다.
지하철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뜨겁게 자신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아주 뜨겁게...
사랑은 가능하지만 결혼은 할 수 없다는 까다로운 인아의 결정에 난처함을 보이는 덕훈...
그러나 골 문이 막혔다고 슛을 포기할 수 없는 노릇...
2002년 뜨거운 월드컵의 열기 속에 덕훈의 프로포즈에 인아는 일단 넘어간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이다. 결혼의 쾌감을 맞본 인아는 정말 자신의 이름처럼 '주인아~ 씨'가 되고 싶었던 나머지 또 한 명의 남성과 사귄다.
그리고 지금의 남편에게 이야기한다.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 사람과도 결혼하고 싶어!'
차라리 별을 따달라고 하지... 아내는 한 명... 남편은 두 명...
아내가 결혼했다...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놈과...
월드컵의 함성이 들려오던 2002년...
사람들은 거리 응원을 통해 하나됨을 보였다.
평상시에는 서로 다른 축구팀을 응원하던 두 사람도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면서 하나의 편을 응원할 것... 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이들은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고 있다.
그들의 사랑에 있어서도 같은 이불을 피고 자고 있지만 서로 다른 두 사람은 그야말로 동상이몽의 상황이다.
박현욱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아내가 결혼했다'는 '예스터데이'로 첫 SF 영화를 흥행참패로 접었던 정윤수 감독의 세번째 작품이다. 전작이던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에서도 아슬아슬한 위기의 부부들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그는 또 다시 위험한 부부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위험하다기 보다는 어이없고, 한편으로는 웃기기까지 한다.
개방적이다 못해 이상한 생활(?)을 하는 인아와 폐쇄적인 보통 남성 덕훈은 사사건건 의견 충돌을 하게 된다.
결혼 이후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남편 재경이 등장하면서 육아문제, 주말부부로 인한 역할 분담과 두 살림으로 인한 이런 저런 문제로 싸우게 된다. 인아의 출산으로 상황은 급물살을 타는 듯 했지만 돌잔지도 두 번하고, 두 명의 시어머니와 맞딱뜨려야 한다는 상황을 태연스럽게 그 위기를 모면한다.
어쩌면 그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모면할 수록 덕훈은 속이 타고 남성관객은 속이 탈지도 모를 일이다.
반대로 여성관객들이라면 아마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겠지만 당당한 인아의 모습이 부러울지도 모를 일이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시작은 '우리 결혼 했어요'로 시작해 '사랑과 전쟁'을 거쳐 '스캔들'이 일어나고 결국 친자 확인을 위해 덕훈이 나서는 장면에서는 '솔로몬의 선택'이 되어버린다. 드라마와 버라이어티스러운 상황을 두루갖추어 버린 이 영화는 그래서 더 흥미로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사랑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는 고민이다.
영화는 재경의 파탄을 보여주면서 세 남녀가 헤어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파탄은 이 세 사람의 우정과 의리를 돈독하게 만든다. (정말 어이가 없지만 사실이다. 영화를 본 사람은 이해가 안갈지도 모르겠지만...)
심지어는 마지막 스페인행 티켓을 짊어진 재경과 덕훈의 모습은 의외의 해피엔딩을 향해 간다.
이 영화는 손예진의 파격 노출로 이야기가 많았던 작품이다.
많은 여배우들이 노출연기에 도전을 하지만 그에 앞써 한 번도 그런 도전을 하지 않던 배우들이 노출연기를 한다고 하면 '저 배우 만큼은 안그랬으면...'이라는 생각과 '저 배우는 왜 한번도 그런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는가?'라는 각기 다른 의문을 갖게 만든다.
손예진의 노출연기는 어쩌면 배용준과 함께한 '외출'을 시작으로 '작업의 정석'과 최근작 '무방비 도시' 까지 그 단계를 서서히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냘픈 청순녀에서 도도하고 섹시한 여인으로 변모해 나가는 그녀의 연기가 은근히 기대되는 것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이 작품은 음악들이 좋다. 하지만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은 이 영화의 결말 만큼이나 불친절하다.
보통 엔딩 크레딧에는 음악 정보를 같이 올리는 것이 관습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영화속 OST가 궁금한 사람은 분명 많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소개된 음악들 중 자막으로 표기 된 것은 겨우 Gipsy Kings의 'Volare'라는 곡 겨우 하나 뿐이다. (CF로도 자주 애용되던 곡이라서 음악을 들으시면 모르시는 분이 없으리라 본다.)
사실 영화의 초반에 등장한 음악이나 여러 음악들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이 엔딩 크레딧도 안본다고 생각하고 음악정보에 상당히 소솔하게 대처한 점은 상당히 아쉽다. (검색하다 죽는줄 알았다...)
'Volare'외에도 이 음악에 소개된 음악들을 살펴보면 밥 딜런(Bob Dylan)이 부른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같은 곡은 우리에게는 故김광석이 부른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의 원곡으로 알려진 곡이다.(개인적으로는 김광석 씨의 번안곡이 더 좋다.)
또한 앞에 잠시 언급한 영화의 시작을 알리던 경쾌한 응원가는 팻 샵 보이즈(Pet Shop Boys)의 명곡중 하나인 'Go West'로 실제로 응원가로 애용되는 곡이지만 뮤직비디오는 반공사상(?)을 느끼게 만드는 독특한 형식의 뮤직비디오로도 알려져 있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지만 오픈된 결말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의 상상에 맡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과 결혼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맡긴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 아닐까 싶다.
'사랑과 전쟁'에서 신구 선생님께서 무조건 '4주 후에 뵙겠습니다'를 외치며 그 나머지 상황은 시청자들에게 떠밀어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사랑과 결혼...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쉽지 않은 지금 나의 나이는 스물 여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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