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007 퀀텀 오브 솔러스☞007... 클레식과 첨단으로 재무장하다!

송씨네 2008. 11. 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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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의 귀환은 언제나 설래이고 반가운 일이다.

벌써 스물 두번째 시리즈이다.

뭐... 이 정도면 정말 오래간 시리즈다.

한국 애로영화의 대표작인 애마부인 시리즈1보다도 많고, 반대로 일본 코믹 영화의 대표적 시리즈인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2보다는  여전히 적지만 그래도 007 시리즈가 이루어낸 역사는 정말 놀랍기만 하다.

 

 

영화는 전편인 '007 카지노 로얄'에서 이어진다.

전편에서 사랑하는 여인 베스퍼를 잃고 좌절에 빠진 본드는 더욱 더 일에 미치게 된다.

아니, 일에 미쳤다기 보다는 베스퍼를 잃게 만든 그 장본인들을 찾아다가 사생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그의 주요임무일지도 모른다. 본드는 이 사건에 '미스터 화이트'라는 인물이 개입됨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거대한 조직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 거기에 살인면허 취득자 답게 본드의 앞을 막는 사람들은 바로 제거가 되니 영국 비밀조직의 대빵(?)이신 'M' 여사가 가만히 둘리가 없다.

 

 

 

 

007은 그동안 전작과 많은 차별화를 보여준다.

그동안의 007이 시트콤적이라면(그러니깐 한 시리즈, 한 애피소드가 그대로 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 방식... 시트콤도 이런 방식이다.) 지난 21 편과 22편은 아주 미묘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 감독만 다를 뿐이지 미묘하게 연결된 이 작품은 그래서 전편을 봐야 조금 이해가 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울러 새 007은 그동안의 오프닝에서 조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알고있는 검정색 바탕에 흰 동그라미 속에 본드가 등장해 관객을 향해 총을 겨누고 그 화면이 붉게 물드는 007만의 매인 오프닝이 이번에는 아예 맨 뒤의 엔딩 크레딧 부분으로 전면 이동했다. 

사실 변화된 것은 오프닝 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007 시리즈는 최첨단 무기가 있어야 이야기가 될 것 같은 그런 영화였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는 관객의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첨단 무기가 없다. 대신 최첨단 IT 시대에 걸맞게 본드가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에 기능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진 전송은 물론, 흐릿한 사진도 나중에는 알아서 보정이 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위치추적은 당연히 기본이고 악당을 따돌릴 수도 있다. 거기에 영국의 비밀본부 요세에서는 그들의 책상과 벽면에도 최첨단 화면으로 적의 동태를 확인시켜준다.

 

그렇다면 이런 007에 볼꺼리가 줄어들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액션이 강화되었다. 전편의 '카지노 로얄'에서 보여주던 아크로바틱 혹은 야마카시 식의 액션이 늘어났다는 것은 관객들을 스릴과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물론 아쉽게도 007만의 유머가 사라졌다는 아쉬움을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다. 심지어는 그의 통성명이라고 할 수 있는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외치는 장면도 없으니 정말 심심하기 짝이 없다. 거기에 그는 이제 마티니를 마시지 않는다. 마티니 대신에 다른 것을 마시는 장면도 나오니 세월이 지나면서 본드의 취향이 변화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를 나타내는 부분은 여기 또 있다. 바로 악당의 변화이다.

007 속의 악당들은 대부분이 공산권 국가의 악당들이거나 돈많은 갑부들이 그 위주였다.

하지만 공산권 국가는 사라지는 추세이고 거기에 냉전시대는 점차 평화의 시대로 변화되는 추세이다. 그 속에서 007 시리즈는 새로운 악당을 만들어야 했다.

그에 따라 미디어 재벌이나 혹은 거의 마지막 공산권 국가 취급을 받는 북한이 새로운 악당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22 편의 악당은 그런 면에서 조금 새롭기까지 한다.

환경운동을 벌이는 사업가 도미닉 그린3은 사실은 알고 보면 사막화된 작은 도시들의 식수 개발권을 독점하여 이득을 챙기는 이중적인 모습을 취하는 악당으로 등장한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보여주는 사막의 황폐화는 그래서 그런지 많은 것을 상징하게 만든다. 이는 환경파괴로 인해 세계가 사막화로 변화되고 있는 시사적인 상황을 악당으로 연결시키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007 시리즈가 여전히 시대적 흐름을 잘 읽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 하나, 007의 이번 시리즈는 옛 것과 요즘의 것을 서로 존중한다는 점이다.

최첨단 IT 장비와 환경문제라는 시사적인 상황을 집어넣었지만 과거 007의 시초인 '살인면허'에서 보여주는 클레식한 액션을 보여준다는 점은 007이 초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재미있는 부분도 있는데 이 것이 오마쥬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본드 걸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 필즈 요원(젬마 아터튼)이 죽음을 맞이하는 부분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을 연출시킨다. 그녀는 호텔방에서 온몸이 기름으로 범벅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 모습은 마치 1964년 만들어진 3편 '골드핑거'에서 금빛으로 온몸이 물든체 죽은 본드걸(셜리 이튼)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금빛이 아닌 흑색일 뿐이지만 말이다.

 

 

 

사실 새 007은 말이 많다. 제임스 본드 만큼이나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던 '본' 시리즈를 007 시리즈가 너무 많이 참고(?) 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지적이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하고 이야기의 구성도 조금씩 변동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제임스 본도 자아찾기를 하고 있는데 본드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임스 본드의 007은 분명 '본' 시리즈와 확실히 차별화를 보여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감한다.

스물 두 번째... 사실 잠시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지만 시대가 변하는 이상 007은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고 본드는 여전히 악당을 처단하러 동문서주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살인병기 본드... 제임스 본드이기 때문이다.

  1. 1995년 까지 11편이 제작되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는 안소영, 오수비 등의 배우를 더 떠오를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2. 야마다 요지 감독의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는 1980년대까지 48편 정도가 제작되었다고 한다. 엄청나다... [본문으로]
  3. 그린 역을 맡은 마티유 아말릭은 '잠수종과 나비'로 익숙한 인물이다. 저런 선한 얼굴에서 이런 모습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악당의 모습을 잘 소화해 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