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컬처 확대경, 컬처 쇼크

매거진 T 운영진 전원탈퇴... 제 2의 엔키노 사태인가?

송씨네 2008. 11. 15. 00:00

 

 

 

 

 

 

키노가 없어진지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키노가 폐간이 되었음에도 그나마 즐거웠던 이유는 엔키노(nKINO)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CJ 측이 운영하던 엔키노는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편집장은 안녕이라는 말을 남겼지만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CJ 측은 안녕이라는 인사도 삭제하고 막아버렸다.

(☞ http://blog.daum.net/songcine81/7557254)

 

 

2008년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

매거진 T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라진다고 공지를 했고 잠시나마 운영이 중단되었다.

유로로라도 보고 싶다고 네티즌들이 난리를 쳤다.

매거진 T는 다시 기사회생을 하나 싶었다.

(☞ http://blog.daum.net/songcine81/13696724)

 

하지만 버티는데도 한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다시 일어서려던 매거진 T의 백은하 편집장은 진짜 마지막 글을 남긴다.

 

 

 그러나 이 글은 사라졌다.

새로운 이사라고 나타난 인물은 백은하 편집장이 11월 14일 부로 매거진 T 임원으로부터 사퇴한다는 내용이다.

그녀는 이제는 이 웹진의 편집장이 아니라는 소리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장문의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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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간추리자면 백은하 전 편집장은 사퇴에 대한 코맨트를 자신이 편집장이라는 이유로 남용했다는 것이며 또한 과거 백은하 편집장과 함께했던 동지들을 이끌고 새둥지(새 주소와 서버)를 가지게 되었는데 이를 간접홍보했다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매거진 T의 새로운 지휘를 맞게 될 윤승환 대표는 새로운 사령탑을 맡으면서 매거진 T의 열혈 네티즌들에게 친구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과거 백은하 편집장의 글들을 모두 삭제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새 홈페이지, 새로운 인물을 이끌고 자리를 떠난다는 글은 이해가 가겠지만 지휘를 남용하여 새 홈페이지를 공개하고 기존의 매거진 T 열혈 독자들을 이동시키는 것은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또다른 의견도 있다. 그래도 백은하 전 편집장은 매거진 T을 지금에 있게 만든 장본인인데 그런 그녀의 글을 함부로 삭제한 것은 상당히 경솔한 행위라는 것이다.

 

 

자, 초반에 내가 언급했던 이야기를 기억하시는지?

엔키노의 이야기로 다시 넘어가자면... 태상준 전 편집장1은 마지막 글에서 엔키노를 떠나면서의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사이트를 관리하는 CJ 인터넷은 이 마지막 인사를 태상준 전 편집장의 동의도 없이 삭제를 해버렸다.

이는 CJ 측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태상준 전 편집장의 불만섞인 글에 대한 CJ 측의 복수극이나 다름이 없었다.

 

지금 매거진 T에서 백은하 전 편집장의 글이 사라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눈에 가싯거리가 되는 것은 모두 처단하려는 음모가 깔려 있는 것이다.

참 이상한 노릇이다. 이는 겉으로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거대한 음모가 있는 현재의 문화계에서도 보여주고 있는 사실이다.

방송인 강병규 씨의 호화 베이징 올림픽 응원 사건과 거기에 덤으로 등장한 억대 도박사건이 그것인데 유리한 부분은 알리는데 집중하고 불리한 부분은 아니라고 하고 감추는데 집착한다.

 

KBS '시사투나잇'이 폐지되고  EBS '지식 체널 e'은  PD가 바뀌었으며 YTN '돌발영상'은 제작진이 모두 좌천되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이 음모가 상당히 불쾌한 이유가 뭘까?

강한 사람들은 약자를 괴롭히고 있고 약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현재 매거진 T의 사태는 그렇기에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두 개의 매거진 T가 생길 것이며 서로 오리지널을 주장할 것이다.

시사저널이 두 개로 쪼개지고 서로 오리지널을 주장했지만 결국은 진짜 오리지널인 시사인이 지금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독자들은 오리지널을 더 알아본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주 인상적인 댓글이 하나 있다.

친구가 되고 싶다고 기존의 것들을 모두 없애버렸던 그것...

일본의 국민만화 '20세기 소년'과 들어맞는 것 같다는 한 독자의 글이 기억에 남는다.

 

 

매거진T라는 이름도, 이 모든 컨텐츠도 기존의 편집진이 만들어왔고, 또 거기에 교감하던 독자들이 함께 만들어왔습니다. 이곳의 많은 독자들이 씨네21 때부터 매거진티를 알아온 사람들이고 오랜 친구들이란 말입니다.
그들과 우리가 함께 만든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쫓겨나듯(백은하 편집장님은 선택을 하셨다고 말했지만 새로바뀐 주인을 보아하니 어떤 식의 통보였으리라 짐작이 갑니다) 우리와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새로 바뀐 주인장에게 묻습니다. 독자들에게만 이해를 구할 것이 아니라(그것도 너무 늦어버렸지만) 우리가 오래도록 신뢰와 애정을 보냈던 그들에게도 예의를 지켜야하는 것 아닌가요? 진정으로 친구가 되고 싶으셨다면 이건 아닙니다. 스스로 그 신뢰를 저버린 분이 새 주인장입니다.

눈이 뒤집힐 정도의 쌍욕이 댓글로 달렸어도 삭제 여부를 두고 신중하게 독자들의 의견을 구하던 곳이 이곳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친구요? <20세기 소년>이란 만화를 아십니까? 거기에 새로운 주인장님을 아주 닮은 친구란 사람이 나옵니다. 눈물이 다 납니다. 매거진티 정말 안녕. 백은하 편집장님 이하 기존 편집진들 그동안 수고하셨구요. 다시 만날 공간 기대하겠습니다.

 

 

PS. 윤순환 대표도 괴롭긴 마찬가지인가 보다.

보통 인터넷 사이트들은 토요일에 글이 업데이트 되지 않는데 윤순환 대표의 글이 토요일 다시 업데이트 되었다.

 

 

t피플 여러분에게

 

안녕하십니까.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매거진t’를 만들고 싶은 ㈜테이스트팩토리의 윤순환대표입니다.

매거진t가 좋아서, 어려움에 처한 매거진t를 살리고 싶어서 ㈜테이스트팩토리를 인수하려고 마음을 먹고, 백은하 편집장을 만나서 “같이 일했으면 합니다. 경영은 제가 책임질 테니 좋은 글 계속 써주세요”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돌아온 답은 남아있던 매거진t 식구들 10명 모두를 쓰던지, 아니면 아무도 안 남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매거진t는 계속 되는 적자로 운영하기가 힘든 상황이고, 조직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끌고 나갈 수 없습니다. 저는 매거진t를 살리기 위해서 조금의 희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득했지만, 백은하 편집장은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매거진t가 아니라, 우리 10명 모두가 함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백 편집장 및 기존 멤버들과 함께 할 수 없게 됐음을 안타까워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건강과 건승을 기원하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 뒤 백 편집장이 매거진t 홈페이지에 자신이 새로 만들 웹진을 홍보하는 글을 실었고, 저는 그러한 행위가 부당하기 때문에 그 글을 유지할 수 없었고, 그 과정에서 몇몇 독자분의 댓글이 함께 삭제되었습니다. 경위야 어찌되었건, 당시 댓글이 삭제되었던 독자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한국일보에서 10여년간 기자 생활과 경영기획 부장을 하면서 글을 쓰는 일이 어떤 것이고,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어떤 일인 지를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매거진t를 좋아한 사람으로서 매거진t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인수를 결심하게 된 것은, t피플 여러분의 소망처럼 매거진t가 유지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매거진t의 앞날을 걱정해 주시는 여러분의 애정을 저버리지 않고, 저는 앞으로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기사와 콘텐트가 있는, 독특한 가치를 지닌 매거진t를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t피플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를 바랍니다.

 

  1. 태상준 전 편집장은 이후 티켓링크가 만든 영화포탈 무비링크로 자리를 이동했으나 현재 무비링크는 거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