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컬처 확대경, 컬처 쇼크

빼빼로데이에 대한 단상...상업화에 울고 웃는 세상!

송씨네 2008. 11. 4. 23:33

 

 

솔로들에게는 짜증을 유발시키는 몇가지 데이들이 있다.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 그리고 로즈데이, 무비데이 등등 꼭 누군가를 끌고가야 기념일이 성립되는 그런 날들 말이다. (그나마 솔로를 위한 블랙데이라는 것도 있지만 ^^; )

이중에는 어디서 왔는지 출처 불명의 기념일도 있고 무작정 만든, 상업성 강한 기념일도 많다.

솔로인 나로써는 정말 이런 데이들이 맘에 들지 않은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자... 그렇다고 솔로의 외로움을 온종일 떠드는 것은 너무 웃기지 않겠는가?

 

솔로들에는 지옥인 11월 11일이 돌아온다.

우리는 이 날을 '빼빼로데이'라고 명령한다.

1994년 부산의 모 여중이 날씬하고 길게 살자는 의미로 서로에게 빼배로를 전달한데에서 '빼빼로데이'는 유래되었다고 우리나라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시작한 L 제과측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와 있어서 이것부터 넘어가고자 한다.

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L 제과에서 만든 초콜릿 바른 막대과자는 우리나라가 최초가 아니라는 사실은 웬만한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에자키 글리코라는 회사에서 만든 '포키'라는 녀석이 원조이다.

그런데 검색을 하다가 '포키'에게도 기념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음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포키'의 기념일에 관한 위키백과에 올라와 있는 내용이다.

 

 

포키와 비슷한 제품으로 메이지 제과의 「럭키 스틱」 및 「프랑」, 일본 롯데의 「토포」가 있다. 후자는 프레첼의 안쪽에 초콜릿을 담은 것이다. 덧붙여 에자키 글리코도 「토포」의 유사품인 「리버스」를 발매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롯데에서는 포장까지 포키를 닮은 빼빼로를 1983년부터 발매하고 있다. 포키가 대한민국에 진출한 것보다 먼저 빼빼로가 판매되고 유명해졌기 때문에, 실제로는 빼빼로가 포키의 표절 상품 임에도 불구하고 포키를 빼빼로의 표절 상품으로 잘못 알고 있는 한국인도 있다. 반대로 빼빼로 데이는 대한민국에서 1993년 또는 1996년에, 일본의 '포키와 프리츠의 날'은 1999년에 시작했기 때문에 일본이 빼빼로 데이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재미있는 대목은 그 다음에 등장하는데 포키와 프리츠의 날이 처음 시작된 1999년은 헤이세이 11년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니깐 아키히토 일본 국왕(그들이 말하는 천황)이 즉위한 1989년 1월 8일을 기념하게 된 것이 1999년... 그리고 11년째가 된 그 해를 '포키와 프리츠의 날'로 되어버린 것이라고 하니... L 제과의 사업수단에 우리가 속아 넘어가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우연인지는 의문이 될 수 밖에 없다.

 

올해도 포키 공식홈페이지는 '포키의 날' 홍보를 위한 CF를 제작하고 있을 정도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L 제과의 '빼빼로'도 지금 홍보가 한참이지 않던가...

심지어는 한 케이블 만화체널은 빼빼로를 보내주는 이벤트도 할 예정이다.

어쨌거나 11월 11일은 다가오고 있다.

 

 

 

우리동네 할인매장을 갔다.

회사에 같이 근무하는 동료분이 모 마트에 갔을때는 빼빼로 코너가 진열이 안된게 의외였지만 내가 갔던 모 마트에는 수능일과 더불어 빼빼로데이를 기념하는 제품들로 전시, 판매가 되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L 제과의 '빼빼로'가 잘팔린 것이 배가 아파서 그런지 몰라도 미투(me to) 상품도 생겨났고 심지어 그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경쟁업체의 제품들도 걸리게 되었다. 특히나 L 제과에 도전장을 건 곳은 O 제과의 제품으로 진열대의 분량은 여전히 L 제과의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몇 년전 부터 미투 상품을 내놓은 O 제과의 진열대도 커진 것은 마찬가지...

 

 

 

그런데 참 웃기는 것은 이제는 뭐든지 빼빼로와 비슷해 보이게 하려고 물건을 파는 것이 점점 지능화 되었다. 뭐... 제과점에서 파는 바게트 빵에 초콜릿을 입힌 것정도는 애교로 봐준다고 해도 도가 지나친 녀석들도 보인다.

소시지는 물론이요, 막대모양도 아닌데 제품을 꽉 차게 집어넣어 기다란 막대모양으로 위장(?)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빼빼로가 되고 싶었던 '짝퉁 빼빼로' 였던 것이다.

 

 

 

 

 

 

 

 

 

 

 

그런데 빼빼로를 보다보니 참 다양한 선물용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역시 선물용이라서 그런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다.

물론 그만큼 많이 들긴 했지만 이걸 언제 다먹으려나 싶을 정도로 과하게 크기도 크고 가격도 비싼 선물용 제품도 많았다.

그냥 700 원짜리 몇 개 사서 선물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다.

 

 

 

 

 

 

 

 

 

 

 

비싼 가격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녀석들...

우리가 언제부터 기업들의 장삿속에 조정당하고 있는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노릇이지...

안하려니 왕따 당하는 것 같아서 나도 결국에는 하고야 마는...

이 글을 쓰는 나도 결국 몇 개를 구입해 냉동실에 얼려놨다.

그래도 여동생들이 둘이나 있는데 오빠노릇은 해야겠고 말이다.

 

한마디로 이런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아침 드라마나 불륜 드라마를 보고 사람들이 욕을 하면서도 결국에는 다 보게 된다는 것...

그리고 시청률은 오른다는 것...

 

 

 

빼빼로데이를 겪고 있는 나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상업화에 속고 있는 우리들이 바보같고, 누구는 이것을 비판하지만 정작 본인들도 결국에는 그 유행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상은 정말로 요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