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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볼트'-꽃같은 내인생, 개같은 내인생...

송씨네 2009. 1. 4. 16:15

 

 

 

예전에는 디즈니의 클레식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들 클레식 애니메이션의 진부함 때문에 거부반응도 일으킨다.

더구나 '인어공주', '알라딘'등의 동화로 계속 이야기를 만들려다 보니 한계에 다다른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그래서 그들이 만드는 창작 3D 애니메이션에 더 관심을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오히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들이 풍자면에서나, 스토리면에서는 상당히 더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면에서 디즈니의 신작 '볼트'는 아마 두고 두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올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여기 헐리웃의 한 스튜디오에 '볼트'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있다.

그는 페니라는 아이와 함께 TV 드라마에 출연중인 헐리웃 최고의 스타 강아지이다.

눈에서 레이져가 나오고 짖기만 하면 모든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는... 그렇다... 볼트는 자신이 초능력자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아기공룡 둘리도 고길동 집에서는 그 딴 초능력이 먹히지 않듯 볼트가 얼떨결에 헐리웃 세트장에서 나오면서 겪게되는 세상은 그야말로 새롭고 익숙치 않은 것들 뿐이다.

도도한 고양이 미튼스를 만나고 자신의 팬이라던 늘 플라스틱 공 안에서 나오지 않는 햄스터 라이노를 만나면서 볼트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헐리웃까지의 머나먼 여정... 이들은 과연 헐리웃으로 돌아와 해피앤딩을 맞이할 것인가?

 

'볼트'를 이야기하는 방식중 많은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매트릭스'와 '트루먼 쇼'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깐 이 작품 속 강아지 볼트는 현실세계와 가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매트릭스'의 네오도 그랬고 '트루먼 쇼'의 트루먼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각각 그들은 점점 가상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인식하면서 또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는 별 것 아닌 평범한 애니메이션으로 낙인받겠지만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적지 않은 매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헐리웃 스타로 호강하고 있지만 자신이 지금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볼트의 모습은 스타로 살아가는 연예인들의 현재의 모습이기도 하고 현실과 자아속에서 고민하는 우리 현대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모습은 디즈니의 전작인 '토이 스토리 2'에서도 비슷하게 겹쳐진다.

고양이 미튼스의 일화가 바로 그것인데 그러나 알고보면 미튼스도 볼트도 유기견1이었고 버려진 고양이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이는 앞에 이야기한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 장난감들에게도 작용한다.

나이가 들면서 주인들은 자신들을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게 되고 기억속에 잊혀지거나 아니면 버려진다는 것이다.

물론 볼트의 주인인 페니는 실제로도 볼트를 TV 드라마속에서나 스튜디오에서 연기가 끝난뒤의 모습이나 똑같이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인간과 강아지(개)의 사랑을 느끼게 만드는 대목들이라고 보여진다.

 

 

우리가 리얼 버라이어티 쇼를  TV에서 보면서도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저들은 정말로 TV 속에서만 행복한 모습을 보일 것인가, 아니면 그와 반대로 TV에서만 저렇게 싸우는가라는 모습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떤 것은 일치하기도 하며 어떤 것은 조작된 화면으로 관객이나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는 것이다.

볼트는 어떤 입장에서 보면 시청자의 모습에서 혹은 당사자의 모습에서의 두 가지 모습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볼트는 상당히 단순한 작품이지만 개와 인간의 사랑과 우정을 이야기하고 있고, 버려진다는 것에 대한 문제점들,  리얼 버라이어티 쇼들에서 보여지는 문제점들, 헐리웃 시스템의 문제점 들을 복합적으로 엮고 있는 상당히 복잡한 작품이라는 결론을 하게 만든다. 요소 하나하나로 따지면 상당히 씁쓸하고 슬픈 이야기를 경쾌하게 그리는 것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볼트 목소리를 맡은 존 트라볼타는 연기자이기에 그렇다치더라도 페니 역을 마일리 사이러스는 아이돌 가수이다.

물론 '빅 피쉬'에서는 아역으로 활동했고 '하이 스쿨 뮤지컬'처럼 뮤지컬 TV 시리즈에도 출연했으니 연기력은 검증을 받았지만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배우들이 손짓 몸짓으로 보여서 연기를 하는 것과 목소리만로 연기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헐리웃은 이런 스타 시스템으로도 얼마든지 모든게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지는 스타들의 목소리 출연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참 이상한 노릇이다.

전에는 안그랬는데 애니메이션들을 보고 나면 감동을 받는다.

그만큼 애니메이션들 조차도 스토리가 탄탄해진 것도 그런 이유가 있겠지만 그동안 매말라온 감수성이 애니메이션 몇 편으로 돌아온게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볼트'는 그냥 평범한 디즈니 애니로 생각하기에는 예사로운 작품이 아닐 수가 없다.

 

 

PS. 웬지 이 작품을 보고 '1박 2일'의 상근이가 생각난다?

상근아... 너는 행복하니? 볼트처럼??

  1. '볼트'의 국내 공식홈페이지에서는 볼트가 유기견이었다고 이야기 한다. 이는 애니메이션 첫장면에서 페니가 볼트와 첫대면하는 장면에서도 보여지는데 이것도 TV 드라마속의 연출된 장면인지 아니면 주인과 강아지로써의 실제 만남에서 보여지는 장면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혼란을 줄 수 있는 장면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