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사랑... 여러분이 생각하는 미친 사랑은 무엇일까?
어쩌면 다른 사람 놔두고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일 것이다.
흔히 이런 것을 결혼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양다리'라고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이것은 '바람핀다'고 이야기하며 딱 두 글자로 이렇게 표현한다.
불. 륜.
그런데 여기 이상한 사랑이 있다. 두 사람을 모두 좋아하는 한 여자...
안모래와 한상인...
그들은 항상 매년을 신혼처럼 사는 닭살 커플이다.
모래는 양산을 디자인 하고 파는 양산 가게 주인이지만 사람들은 햇빛을 가리는 양산보다는 비올때 필요한 우산을 더 필요로 한다.
상인은 잘 나가가는 증권맨이지만 요리가 좋아서, 그리고 여유롭게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서 잘나가는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어쩡쩡하게 한 남자가 끼여있다.
박두레... 프랑스에서 건너온 이 녀석은 천재 요리사이지만 실력 부족한 상인을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이들 닭살 커플 집에 눌러산다.
하지만 문제는 모래와 두레는 이미 만났던 사이...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이 있지만 그 감정은 위험한 것이었다.
서로를 이해하기에 세 사람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은 것 같다.
지금의 남자도 좋고, 새로운 남자도 좋고...
모래의 선택은 과연 누구에게 갈 것인가?
줄거리를 여기까지 들으셨다면 작년에 개봉된 '아내가 결혼했다'를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두 영화는 같으면서도 다르다.
안모래는 두 사람을 모두 사랑하기에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지만, '아내가 결혼했다'의 주인아는 모래처럼 고민을 하지만 그 고민의 시간은 매우 짧았다는 것이다. 최근 두 영화는 결혼관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이야기하기에 충분한 작품들이다.
과거 영화들이 불륜을 숨기고 누군가 한 명은 파멸을 당하는 해피하지 않은 스토리라면 두 영화는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에도, 그렇다고 불행한 결말도 아닌 어쩡쩡한 결말을 보인다. 또 하나의 특징을 이야기하면 남성 중심이 아닌 여성 중심의 이야기로의 변화이다. 결정권이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이는 남녀가 하는 일이 구분이 사라지고 커리어 우먼의 여성들이 증가함에 따라 변화했다는 것이다.
물론 불륜에 관한 영화들 중에서도 또 다른 결말을 이야기한 작품들도 있었다.
가령 '해피엔드'의 경우 치정극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정의 파멸후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었으며 '바람피기 좋은 날'은 유쾌하지만 결코 유쾌하게 볼 수 없는 불륜을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물론 두 영화에 등장한 여성들 모두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거나 전업주부라고 하더라도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공격적인 패턴의 변화는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드러나고 있다.
'아내의 유혹' 같은 작품을 막장이라고 하고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다 열심히 챙겨서 보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키친'은 최근 이런 영화들과 같으면서도 다른 노선을 선택하고 있다.
이 영화의 대부분은 주방에서 벌어지는 일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사랑과 요리, 그리고 영화속 상인이 취미로 즐기는 야구까지...
그 끝을 알 수가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주방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이들 닭살 부부의 아지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보는 기분이 들기까지 한다. 무엇이 그토륵 그들을 홀리게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앞에 '아내가 결혼했다'의 주인아가 알건 다 알고서도 불구하고 당당한 여성이라면 '키친'의 안모래는 아직 모르는게 많은 그래서 순진한 것인지 정말 바보라서 그런지 사랑에 대한 감정을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당찬 여성이다.
그런데 앞의 두 이야기가 이런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앞에 이야기한 또다른 영화인 '해피엔드'나 '바람피기 좋은 날'처럼 막장의 순간까지 가지 않은 것은 그 영화속의 남성들도 너무 연약한 남성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내가 결혼했다'와 달리 '키친'에서의 상인과 두레는 격렬한 싸움까지 벌어진다.
그러나 그 어느 쪽도 그녀를 갖을 수 없었으며 영화는 그렇게 애매한 결론을 향해가는 것 처럼 보였다.
어느 누구의 남자 혹은 여자도 될 수 없는 이 난감한 현실은 그래서 세 사람을 괴롭게 한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에서는 저런 사랑이 가능할까라는 의문도 들 것이다.
어치피 양다리, 불륜의 끝은 파멸이라는 것이 대게 그런 영화들의 결말이깐 말이다.
그런 점에서 '아내가 결혼했다'와 '키친' 모두 열린 결말을 보여준다.
영화는 불륜에 요리라는 요소를 접목하여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재미있게도 전작에서도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 배우 주지훈이 자리잡고 있다.
전작 '앤티크'에서 세 명의 남성을 거느린 제과점의 주인 역할로 등장했는데 이번에도 다양한 요리의 향연을 보여준다.
(다만, 영화가 자칫 '식객'스러울 뻔할 수도 있었는데 요리 품평회 장면이 대표적... 그나마 특별출연 해주신 배우 방은진이 없었다면 정말 심심한 장면 될 듯...)
물론 '앤티크'가 요리의 양이나 이미지에 모두 주목을 했다면 '키친'은 양보다는 그 요리의 모습에 더 신경을 쓰지 않았나 싶다.
최근 뮤지컬까지 도전한 것을 보면 주지훈이라는 배우는 다양한 연기의 스팩트럼을 가지고 있는 배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신민아는 참 애매한 여배우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높이 사지만 불규칙한 연기를 보여준다고 해야할까?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전작인 '고고 70'의 미미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녀는 너무 청순의 대명사로 이미지가 각인 되었는데 오히려 발랄하거나 섹시한 모습이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청순이라... 좀 표현하기 어려운 배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배우 신민아로써는 큰 과제인 것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4 차원적인(?) 여인 모래의 역할은 괜찮았던 같다. 영화에서 이야기되던 정말로 고양이 눈매를 지닌 여배우이다!
김태우는 비련(?)의 남자주인공 전문이다.
아니면 주인공 사이를 맴도는 조연같은 주연 혹은 주연같은 조연이라고 해야할까? (그렇다면 반대로 비련의 여주인공 전문은? 지금은 드라마를 통해 그런 모습은 보여주진 않지만 배우 윤진서가 이런 역할이 좀 많았다.)
그는 '접속'에서도 비련의 남자 주인공이었고 어느 영화를 봐서도 그는 늘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그렇게 행복하지 않은 역할이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배우 김태우는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하면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에 무게를 실어주는 배우라고 본다.
최근 홍상수 영화의 전문 배우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이미지 강한 연기를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그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음악은 불륜영화(?) 답지 않게 차분한데 영화의 엔딩을 알리는 '일년 후'의 경우 신민아가 직접 부른 것도 좋긴 하겠지만 원래 이 곡의 주인인 마이큐와 요조의 원래 버전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요조와 더불어 홍대에서 알려진 실력파 뮤지션인 마이큐는 몇 곡의 신곡을 내놓고 현재 군입대를 한 상태이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연히 요조는 '홍대의 여신'이라는 별칭답게 노래를 참 느긋하게 부르는 몇몇 되지 않는 뮤지션 중의 한 명인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영화음악이라면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가 아닐까 싶다.
영화속에서는 두레가 백화점 주차장에서 모레를 향해 프랑스어로 바꿔서 부르는 장면이 인상적...
이 영화는 실버스푼의 배급작품이다.
아시다시피 영화사 스폰지가 상업영화를 비롯한 영화들을 배급하기 위해 설립한 또 다른 회사인데 그 전까지 스폰지가 배급한 영화들이 저예산의 상업성과 거리가 먼 작품이라면 '로맨틱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앞으로 실버스푼의 배급작들은 대부분이 상업적인 노선을 지닌 작품들이 상영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폰지스러운 배급망에서 벗어나 이 영화가 의외로 많은 배급망을 가지고 상영이 된 것을 보면 앞으로 실버스푼의 활약상도 기대해 볼만하다.
아참,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것 한가지...
이 영화의 감독 홍지영의 남편 분이 누군지 혹시 하시는지?
'앤티크'의 민규동 감독이다.
후덜덜... 어쩐지 주지훈을 다시 재기용 한 것이 다 이유가 있는게 아니었나 싶다.
그러고 보면 이 부부의 영화 스타일도 좀 비슷하지 않은가?
어쨌든 흔치 않은 두 감독 부부의 활약상도 기대해야 할 듯...
사랑에 굶주린 자는 일단 남편 민규동 감독의 '앤티크'를 보시면 되고, 결혼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면 그의 아내인 홍지영 감독의 '키친'을 보시길...
이거 은근히 요리와 사랑에 대한 연작 영화가 되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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