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대한민국 독립영화, 어디로 가는가?

송씨네 2009. 3. 22. 17:56

 '워낭소리'가 아직도 큰 흥행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과연 한국 인디영화, 독립영화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상상마당에서 매 달 열리고 있는 상상마당 열린 포럼은 그렇기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3월 21일 상상마당에서 열린 이 날 행사의 다섯번째 주제는 '독립영화 어디로 가는가'이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이 날 행사에는 쟁쟁한 패널들이 함께 했다.

'워낭소리'에 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낮술'의 노영석 감독과, '워낭소리'를 비롯한 많은 작품을 배급한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 그리고 영화 평론가 맹수진 씨, 마지막으로 '할매꽃'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푸른영상의 문정현 감독이 참석했다.

이 날 원래 고영재 프로듀서가 참석 예정이었으나 개인적 사정으로 불참하였다.

 

 

우선 워밍업으로 조영각 씨가 이들 네 명의 패널에게 던진 핫 이슈들을 살펴보자.

 

 

 

 

 

 

 

 

 

날카로운 질문이 오고가고 조영각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패널들에게 했던 질문들...

 

Q. 영화비평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맹수진 영화 평론가 : 일반영화로써의 기준과 독립영화로써의 기준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영화를 봄으로써 어느 점에서 불쾌하고 어느 점에서 즐거웠는가를 생각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기준은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된다.
다만, 재미있는 점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만 모여있는 것도 독립영화요, 반대로 내가 싫어하는 영화들만 모여 있는 것도 독립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애정이 있는 것에 대한 비평과 싫어해서 하는 욕하면서 비평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상업영화는 후자의 느낌이 강하다
잣대가 다르다기 보다는 가지고 있는 친밀감에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Q. 예술영화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맹수진 영화 평론가 :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영화가 해마다 바뀐다. 작년에 좋았던 예술영화가 올해가 되면 아닌 것이다.
멀티플렉스가 들어서긴 하지만 선택권이 줄어들어서 협소화되고 있고 이것이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코미디 영화같은 경우에게는 우리에게 익숙하기에 문제가 없지만 독립영화나 작가주의 영화라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으므로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이는 독립영화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주의 영화 예술영화가 모두 적용되는 문제점이다.

 

Q. 예술영화라는 장르이지만 상품화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될 것 같기도 한데?
곽용수 대표 : 재미있는 영화 재미없는 영화 분명있다.
익숙한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차이 일 수도 있고 말이다. 독립영화를 배급을 하는 입장으로써 생각하기에는 상품으로서의 공급이지만 문화로서의 공급이라고도 생각된다. 초반해 해외 세일즈를 위해 클레르몽페랑 단편 영화제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작은 마을에서 하는데 꼬마부터 할머니까지 줄서서 기다리는데 2천, 3 천 석이 다 채워지는 것을 보면서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영화제에 비해 우리나라는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않기에 계속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정체성이라는 것이 회사이기에 수익을 고민하기도 하지만 감독분이 수익에 대해 생각하지 않다면 배급사인 우리는 수익을 내야 한다는 생각도 해야 하기에 많은 고민들을 하기도 한다. 충무로 속설중에 잘되면 영화탓, 안되면 홍보마켓팅 탓하는 것이 상업영화나 예술영화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상품으로써의 포장보다는 전반적 시스템과 그 고민들 속에 노하우가 쌓여서 안정적인 배급 시스템이 되도록 모색해야 할 것 같다.

 

Q. 주류극장으로의 배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문정현 감독 : 일반극장에서 상영한다라고 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일부의 국환된 이들에게 소통하고자 만드는 영화가 아니며 마니아를 위해 만드는 영화는 아니라고 본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고 정치적인 올바름과 시대정신 이를 위해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립영화는 난해하고 어려운 영화라고 있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보며 다만 일회성으로 소비한다는 의미로 독립영화를 사용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한 두 편만 보시고 대놓고 어렵고 힘들다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으면 한다.

 

Q, 제작비가 천 만원이 아닌 일 억원 정도가 주어졌다면?
노영석 감독 : 천만원이라는 것도 벌며서 해야하는데 일하면서 글쓰기가 힘들었다. 냉면집이 장사가 잘되서(?)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천만윈이 큰 돈이기에 그것으로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1 억원 이상이 있다면 인건비도 더 드리면서 할 수 있겠지만 1 억 원이 들어가는 영화가 아니기에 2 천만 원, 3 천만 원만 있다면 촬영시간도 길었을 것이고 보충촬영도 할 수 있었을테고 그 점이 아쉽다.
상영하는 것도 화질이나 사운드가 좋지 않아서 관객분들에게 더 좋은 작품을 보여드릴 수 없어서 안타깝다.

(조영각 위원장 질문 : 상금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것은 어떻게 하셨는지?)전주영화제에서  상금을 받았는데 힘든 관계로 부모님에게 아직 돈을 못 갚았고 대신 양해를 구했다.

냉면집 장사는 잘되고 있다. (웃음)

 

Q. '낮술'이 해외 영화제에도 소개되었는데 그에 대한 반응들은?
노영석 감독 : 즐거워하시고 소주가 몇 도 술인지 궁금해하신다. 남녀간의 관계도 인상깊게 보시고...
최근에는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와 같이 갔는데 경쟁작은 아니라서 아쉬웠고 양 감독은 다른 영화제 일로 가시고 수상하면 대리 수상을 부탁하셔서 주연인 김꽃비 씨와 같이 상을 받았다. 여배우 호명하는데 본인이 받는 헤프닝도 있었지만 즐거웠다.
미국에는 5월에 정식 개봉 될 예정이며 3~4개 정도의 상영관이 될 것 같다.

 

 

 

 

 

 

 

 

 

 

 

1 부 순서 뒤 2부 Q&A에도 다양한 질문이 오고 갔다.

과거 같으면 소심한 관객이나 방청객들의 모습이 많겠지만 요즘 이런 행사에 다양한 질문이 오고 가는 것을 보면 최근 이런 행사의 참석자들이 다양한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민감한 배급문제 대해 본인 역시 질문을 드렸고, 노영석 감독의 신작 이야기도 어느정도 들을 수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상상마당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시길 바라며...)

 

'워낭소리'의 성공과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수상 소식은 반갑기만 하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올해부터는 예술영화에 대한 지원이 대폭 줄어들었다. 상업단편이나 인디단편에 대한 구분도 없어졌기 때문에 얼마든지 매이저 영화사에서 단편을 만들 수 있다. 장편, 단편의 예술영화를 만들기가 더 힘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지금 '워낭소리'를 비롯한 영화들이 불법다운로드는 물론이요 지하철에서 불법 DVD로 판매도 되고 있다.

이러고도 예술영화 시장의 미래가 밝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물론 영화인들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며 제작자들도, 배급자들도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정부가 적극 생각해야 할 것이다.

영화인들 잠깐 만나고 사라지신 문광부 장관께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음악상도 지원중단, 오페라 합창단에도 관심끊는 현 정부에 뭘 바래야 할지는 모르겠다.

 

밝은 희망을 내다볼 수 있는 영화계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