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멀티플렉스 영화상영전 광고... 여러분의 인내력은?

송씨네 2009. 3. 26. 01:47

수라서 좋은 점은 남이 해보지 않은 실험들을 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마니아라서 좋은 점은 영화를 보면서도 과연 저것이 가능할까라는 끊임없는 의문점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황당한, 그러나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소개했습니다.

몇 년전에는 멀티플렉스를 비롯한 극장들의 컵홀더의 위생상태를 소개했으며, 각 지하철 노선별로 분포되어 있는 멀티플렉스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한가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번 이야기도 어쩌면 어려분들이 궁금해 했을 이야기입니다.

바로 멀티플렉스에 상영전 흘러나오는 광고들입니다.

 

 

 

 

 

 

 

 

보통 영화상영 10 분 전(영화 티켓에 써져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입니다.)  입장을 고수하는 극장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 우리가 영화를 보는 시간과 광고의 양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광고들이 관객들을 찾아올까요?

사실 관객들의 불만 중 하나가 끊임없이 긴 광고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무슨 광고가 이렇게 긴가라고 푸념을 놓으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몇 년 전은 이러지는 않았죠. 하지만 경제 불황으로 극장들의 수입을 얻기 위한 방식들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일단 군살빼기를 위해 직원들의 수를 감원시키고 필요한 인원만 배치시키며, 심지어는 관객이 적은 시간에는 매점과 매표소를 왔다갔다하는 직원의 모습도 보시게 됩니다. 그 뿐인가요? 요즘 롯데시네마나 프리미스는 아예 현금으로도 판매가 가능한 무인발권기까지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극장들이 필요한 것은 수익입니다. 팝콘 봉지에 광고를 달고, 가능한 모든 전광판에 상업광고를 싣는 것도 그런 이유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화 상영전 펼쳐지는 상업광고들의 향연이야 말로 광고 수입을 얻기에는 안성맞춤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국내의 대표 멀티플렉스 4 개사의 8 곳의 극장을 둘러보았으며 결과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광고의 바다를 허우적거리는 관객들의 모습들도 심심치 않게 보죠.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많길래...

서론이 엄청 길었습니다. 우선 표를 보고 설명해 드리죠.

 

 

 

 

 

보시다시피입니다. 같은 CGV라도 틀리고 같은 씨너스, 롯데시네마인데도 다릅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부터 분석을 들어갑니다.

 

 

 

1. 장사가 잘되는 지점과 안되는 지점은 광고의 차이가 있다.

 

다른 극장에 비해 씨너스를 좀 많이 돌아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좀 각기 틀리다는 느낌이 드실 것입니다.

반포 고속버스터미널에 위치한 센트럴 지점은 광고 수가 상위권에 속하며 반대로 단성사 지점은 하위권에 속합니다.

고속버스터미널 쪽에는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해 3호선과 7호선 전철역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대형 상가인 센트럴시티가 걸려 있으니 그야말로 최상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광고의 개수가 11개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죠. 그러나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것은 여기서 고정 광고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 건물 광고가 될 수 있겠죠. 예를 들어 씨너스 센트럴에는 센트럴시티 건물 광고가, 메가박스 코엑스점에는 코엑스 몰 광고가 옵션으로 끼는 형식이겠지요.

반대로 단성사 지점은 광고가 적습니다. 뉴스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단성사 건물은 얼마전까지 상가의 주인을 놓고 말이 많았습니다. 입점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들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이는 건너편 프리머스 피카디리도 마찬가지이죠. 이런 곳에는 당연히 광고주가 좋아할리가 없습니다. 광고가 적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죠.

조사한 도표에는 프리머스가 소개되지 않았는데요, 참고로 프리머스의 어떤 지점 역시 기본 예고편만 틀고 본영화가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5 분 후에 영화가 시작되었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역시 이 곳도 인지도가 낮은 혹은 관객들의 왕래가 적은 지점이었습니다.  건물은 좋은데 말이죠 ^^;

 

 

 

 

 

 

 

 

2. CGV의 극장광고는 거의 병적이다?

 

많은 관객들의 불만이 특히 CGV에 있으시리라 봅니다.

CGV의 경우도 차이는 있겠지만 광고시간이 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위에 예로 들은 상암점은 광고시간이 20 분, 그보다 규모가 적은 목동점도 약 13 분의 광고가 흘러갑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상암점의 예를 들면 상업광고가 23 개 나가고 잠시 비상시 퇴장로 안내 맨트가 나갑니다.

보통 다른 극장이면 이 맨트가 끝난 뒤 자체 극장 로고가 삽입된 트레일러가 상영된 뒤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바로 상업광고 8개가 들어갑니다.  15분을 광고로 상영하고 거기에 5 분 정도의 시간을 추가로 더 까먹는다는 이야기죠.

다른 멀티플렉스에 비해 CGV가 비난을 받는 이유는 다른 멀티플렉스보다 더 많이 광고에 집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회사의 중복광고도 다시 나오고 자사 관련 업체 광고도 등장하니 시간도 그만큼 더 길어지지요.

 

 

 

3. 새로 오픈한 극장은 광고 개수가 적다?

 

이것은 극장에서 잠시 일해본 저로써는 확실히 드릴 수 있는 답변입니다.

저는 모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3 개월을 일을 했습니다.

당시 기본적으로 나가는 모 보험회사 광고(그 보험화사와 극장은 제휴를 맺은 광고라서 옵션으로 깔리는 광고였습니다.)와 예고편 2~3 편 후면 바로 영화가 시작되는 식이었습니다. 적어도 5 분 안에 끝난다는 것이죠.

위에 조사한 극장중의 롯데시네마 신림점이 그런 경우입니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었고 기본적으로 오게 되어있는 광고들이 실린 필름조차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날 광고는 예고편 3 분짜리가 전부였습니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는 극장들의 또하나의 특징은 비상시 퇴장 방식을 담은 안내 트레일러도 방송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준비가 덜 되서 생기는 현상이죠. 그렇게 된다면 그야말로 몇 분 만에 광고 끝나고 영화를 보시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광고를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새로 생긴 극장을 공략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불필요한 광고와 예고편 없이 편하게 유료 영화체널 보시듯 본 영화를 보실 수 있을테니깐요.

 

 

 

4. 극장에서 트는 광고들에는 법칙이 있다.

 

CGV에는 CJ 관련 자회사 광고가 많고 롯데 시네마에는 롯데 관련 자회사 광고가 방송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가령 CGV에 Mnet, 빕스 등의 자회사 광고가 나오거나 혹은 롯데 시네마에서 롯데칠성음료나 엔젤리스 커피 등의 자회사 광고가 나오는 식이죠. 이런 광고로 중복되는 경우도 꽤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동통신사 광고의 경우 회사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경쟁사의 광고가 같이 나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런것을 절대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죠. 'Show'를 하다가 갑자기 '비비디바비디부~'를 외칠수도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는 중복광고도 있고 극장용으로 TV나 케이블에서도 못보던 극장용 광고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스폰서 광고가 뜨기도 합니다. 가령 씨너스의 경우 MBC 드라마넷에서 방송중인 드라마 '하차 전담반 제로'의 광고를 상영합니다. 바로 이 드라마를 협찬하는 업체가 씨너스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극장 광고에는 알게 모르게 자회사 혹은 스폰서 광고를 챙기기도 합니다.

심지어 비상시 안내 출입구 안내나 영화관람시 에티켓 안내의 경우도 경제난 때문인지 상업회사의 스폰서를 얻어서 광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CGV와 삼성 카메라의 에티켓 광고나 씨너스와 온라인 게임 업체인 컴투스의 에티켓 광고가 그것이죠.

 

 

 

5. 디지털 광고일 수록 광고가 많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 틀리지만 최근에는 틀린 말도 아니라고 봅니다.

필름으로 광고를 틀 경우 20 분 이상의 광고를 트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만큼 이어붙어야 하는 필름 롤의 크기도 장난이 아닐테고요, 영화가 끝날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교차상영이 있기 때문에 필름을 갈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죠. 따라서 스크레치도 생기고 그렇기에 필름으로 트는 경우 광고 개수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디지털 상영을 하는 극장과 더불어 디지털 기기로 광고를 트는 경우도 늘어났습니다.

제가 일하던 극장의 경우에도 영사실의 작은 박스안에 영화 관람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광고가 업데이트 되고 그 광고들은 디지털 자료로 전송되어 스크린을 향해 디지털 광고로 다시 틀게 됩니다. 디지털 광고는 상영시간대로 시간대별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므로 필름 광고보다는 관리하기가 쉽죠.

CGV나 롯데시네마가 의외로 광고가 많은 이유도 이런 디지털 기기의 영향이라고 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

작은 일화를 이야기드리자면  롯데시네마 에비뉴엘 점으로 기억되는데 작년인가 진가신 감독이 '명장'이라는 영화를 들고 한국을 찾았을 때 그 때 기자 시사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극장 광고를 트는데 정규상영이 아닌 기자시사였고 시간표 대로 감독님이 바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에 모든 광고가 다 끝이 나자 처음부터 다시 그 광고들을 순서대로 상영하는 상황이 벌어지더군요. 그런 것이 가능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디지털로 광고를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내요.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경우는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말 그대로 참고만 하시라는 겁니다.)

같은 멀티플렉스 체인이라도 그 지점의 인지도나 관객 이동경로, 오픈일자 등에 따라서 충분히 변동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영관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사회의 경우도 광고를 트는 경우도 있고 광고를 틀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깐요.

인지도가 떨어지면 광고가 줄어들 수 있으며 인지도가 반대로 높아지면 광고가 늘 수도 있습니다.

 

영화 입장을 알리는 안내맨트나 전광판이 뜨더라도 5~10 분 후에 상영관으로 들어가시는 것도 좋으며 생긴지 얼마 안되거나 인지도가 낮은 극장은 입장 후 바로 상영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바로 입장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영화를 보실 때는 이런 점들을 확인해보시고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정말 궁금하시다면 극장 직원분에게 광고 예상시간을 여쭈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대답을 못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대략 광고를 하고 있다, 안하고 있다는 정도는 직원 분들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이죠.

 

재미로 보는, 그러나 유익할 수 있는 별난 영화보기 방식 제안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PS. 아울러 여러분들이 사시는 극장은 얼마나 긴 광고를 자랑하시는지 그 후일담을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앞에도 이야기 드렸지만 미리 입장 후 상업광고(혹은 영화예고편) 시작부터 영화 광고가 끝나는 시간(극장 자체 로고 트레일러가 나가는 시간 전 혹은 비상퇴장 안내 트레일러가 나오기 전까지를 시간)까지 측정하시면 됩니다.  참~ 쉽죠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