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매거진 VS 매거진(연재종료)

4월 4주 영화잡지-'씨네 21'의 700회 잔치, 그러나 즐겁지 않은 이유?

송씨네 2009. 4. 18. 20:53

   씨네 21은 이번주 700 호를 맞이했습니다. 영화주간지로써는 14년의 전통으로 월간지 스크린을 제외하고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주간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실 지하철에서 잡지를 손에 넣으면서 어딘가 모를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그 어색함은 예상이 적중했죠.

잡지의 부피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210mm (가로) X 260mm (세로)의 폭으로 무비위크의 크기와 똑같아졌습니다.

지면개편도 불가피했고요. 14 년의 씨네 21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0원으로 출발하던 잡지의 가격은 지금의 3,000 원이 되었고 발행방식도 변화가 생겼죠. 씨네 21은 FILM 2.0과 달리 자주 폭이 줄었다 늘었다 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개편으로 그 부피를 줄이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예상하신대로 입니다. 경제 불황...

영화잡지가 이미 두 개가 같은 달에 순식간에 사라졌고 영화주간지들은 군살을 빼야 합니다.

씨네 21이 한겨레 계열이라서, 무비위크가 중앙일보 계열이라서 안전한 것도 이제는 옛말입니다.

아무리 잘나가는 곳이라도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 자회사는 얼마든지 망할 수도 있으며 그 영향은 잡지를 만드는 편집국에 그대로 노출되게 되는 것이죠.  씨네 21의 700 호를 축하는 바이며,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오래 살아남아 주시길 거듭 바라는 바입니다. 

(그건 그렇고 올해 파격적인 것은 늘상해오던 파워 50인 특집은 올해 소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드리죠!  그리고 진짜 대박(!)은 정훈이 님의 700회 특집 만화랍니다. 왜 그런지도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씨네 21은 '박쥐'의 송강호 씨 입니다.

얼마전 씨네 21이 잡지 전체를 특집으로 선보였을 때 당시 커버가 바로 영화 '박쥐'의 스틸 컷이었지요.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송강호 씨의 얼굴을 클로즈업하여 선보였습니다.

대체적으로 특집호가 밝은 느낌의 커버를 사용하거나 적어도 두 명 이상의 떼거리 등장을 생각한다면 이번 커버는 어둡고 송강호 씨 단독 등장입니다. 지금 영화계 상황을 보여주는 제대로 된 커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은 손홍주 씨 작품입니다.

 

무비위크는 '압구정 스캔들'의 엄정화, 김래원 씨 입니다. 전형적인 심심한 배경의 커버이죠.

이 작품은 미술품 위작과 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미술을 소재로 한 영화는 국내 최초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습니다.

얼마전 MBC에서 했었던 드라마 '옥션 하우스'와 비슷한 소재라고 해야할까요?

나이를 들어도 도저히 나이를 맞추기 힘들 정도로 여전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엄정화 씨와 역시 나이가 저와 동갑인(!) 은근 동안, 은근 애늙은이(토크쇼에서 본인을 그렇게 이야기 했죠!)인 김래원 씨 까지... 두 사람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사진은 오중석 씨 작품입니다.

 

 

 

 

 

 

 

 

 

 씨네 21의 고경태 편집장은 이번 개편의 당위성과 14 주년 700호 특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드린바와 같이 경제불황으로 모든지 줄여야 되는 것이 그 요인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반가운 얼굴들도 있습니다. FILM 2.0에서 칼럼을 연재하던 김영진 씨가 씨네 21로 들어왔다는 것이죠. 10 년만의 귀환이라는 군요.

FILM 2.0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김영진 씨를 구제할 방법은 많았나 봅니다.

아무쪼록 김영진 씨의 칼럼도 기대해 봅니다.

 

무비위크의 송지환 편집장은 머피의 법칙스러운 이야기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고뇌를 이야기하고 계신데요, 의외로 그는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합니다.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송지환 편집장 님이 예전에 부천에서도 사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최근 얼마전 글을 보니 밤에 광역버스 타는게 힘들다고 푸념하시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인 것 같습니다.

 

 

 

 

 

 

 

 

씨네 21의 700 호 특집은 다체로운 편입니다.

상당히 풍성하게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이죠.

기사 하나하나가 인상적이라서 특집 기사 4 편을 모두 간단하게 소개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대한민국 영화계의 고민입니다.

영화계 불황은 결국 씨네 21이 매년같이 하던 대한민국 파워 영화인 50 선정을 올해에 잠시 중단하는 상황까지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계가 이렇게 불안하고 암담한데 베스트 50이 과연 좋은 특집이 될 수  있냐는 것이죠. 그런 어두운 시기에 특집이 나간다는 것은 제가 생각해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신중하게 이 특집을 잠시 중단하고 영화계를 주름잡는(혹은 주름잡았던...) 영화인 7인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영화계의 현제 상황을 물어보았습니다.

 

 

 

 

 

 

 

 

 

 

 

두번째는 영화인들이 일하는 공간의 공개입니다.

쉽게 공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죠.

어쩌면 700 회 특집이 아니고서는 그들의 작업실을 공개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첫장에서 보시면 아역배우 고아성 양의 작업공간은 재미있게도 철길입니다.

그 속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한다고 하는 군요.

임권택 감독님의 서재나 진중권 씨의 PC 방, 만화가 올드독(정우열), 정훈이 님의 작업실은 거의 최초 공개인 것 같습니다.

장기하 씨와  장영규 씨의 음악을 만드는 작업장도 있고요.

그들의 독특한 작업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사실 700 회에 가장 재미있는 특집은 바로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독자들이 직접만든 기사들을 소개하는 '리더스 에디션 공모전'의 발표결과와 더불어 수상작들이 만든 기사들을 소개하는 란입니다.

의외로 다양한 영화에 대한 생각들을 볼 수 있는 대목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최우수상은 이효정 씨의 '스리랑카에서는 영화 안 보고 리뷰 씁니다'라는 독특한 기획 기사가 선정되었습니다.

실제 스리랑카에서는 불법 커낵션으로 보지도 않은 영화 리뷰를 쓰는 일이 당연시 되고 있다고 합니다. 좋은 정보의 기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수상하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마지막 특집은 씨네 21을 포함한 영화잡지들의 자아 비판이 될지도 모르는 글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영화 주간지가 2개가 폐간된 가운데 과연 남은 영화잡지들은 어떻게 먹고 살것인가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씨네 21은 일본 진출을 고려중이며 프리미어는 어떻게든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크린은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걸겠다는 여전한 바람직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고요.

영화잡지의 현재 상황이 궁금하시다면 짧막한 이 기사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주 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주 잡지들에서 소개하여서 대충 파악하셨을리라 봅니다.

하지만 다시한번 확인 사살할 필요가 있지요.

그래서 씨네 21과 무비위크는 전주영화제 상영작 중 추천작을 소개하는 특집을 실었습니다.

대부분이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입니다. 다만 이들 작품은 조기 매진이 불보듯 뻔한 작품들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만의 상영시간표를 작성해 보시는 것도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올해 상영작 중 주목해야 할 작품에 빼놓지 않고 이야기할 작품은 당연히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이 작품은 '공동 경비 구역 JSA'가 제작되었을 시점부터 준비해온 작품이니 힘겹게 꺼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뱀파이어가 된 신부와 운명을 거스르는 사랑이 주된 이야기인 이 작품은 개봉 후에도 종교적 논쟁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올해 개봉되는 '천사와 악마'와 더불어 말이죠.

박찬욱 감독도 카톨릭 신자라고 하는데 생각만큼은 좀 엉뚱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그래도 상상력이 풍부해야 한다는 사실에 모두 공감하시리라 봅니다.

 

사실 김옥빈 씨의 등장에도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다세포 소녀' 홍보 당시 된장녀 파문 때문에 아직도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된 만큼 박찬욱 감독이 그녀를 선택한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는 주목해 볼 일입니다.

무비위크는 영화 '박쥐'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너무 깊게 보면 영화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아는 결과가 되어버리겠지요.

적당히 살펴보고 개봉 후 다시 기사를 읽어봐야 할 것 같내요.

 

 

 

 

'가족 오락관'과 '사랑과 전쟁'이 종영을 하였습니다.

각각 KBS의 간판 드라마이자 오락 프로그램이었지만 이런 효자 프로그램을 왜 그들이 종영해야만 했는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열심히 발전시키면 국민 프로그램으로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텐데 말이죠.

문제는 시청률과 광고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신구 선생님과 허참 씨를 보낸 것은 KBS의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먼 훗날에도 전설이 되는 그런 프로그램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모르죠... 다시 좋아지면 시즌 2는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으니깐요. 

 

 

 

 

 

 씨네 21의 700 회를 바라보면서 그렇다면 과거 특집호는 어떠했을까 궁금해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씨네 21의 400 호 발행이 되던 2003년 5월의 시기로 가보려고 합니다.  ('씨네 리'가 아닌 '씨네 21' 시절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 씨네 리'는  '씨네 21'의 잡지 로고 중  '21'의 표기가 '리'자와 비슷하다고 해서 독자들이 붙어준 별칭중 하나입니다. 씨네  21 측도 이 별칭을 공식 블로그에 제대로 적용하고 있죠!)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과거 씨네 21 커버의  특집호 특징은 많은 인원이 등장하거나 아니면 밝은 분위기의 커버였다는 것입니다. 위의 커버의 주인공들은 사실 연관성이 전혀 없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실미도'의 설경구, '아라한 장풍 대작전'의 류승범, '와일드 카드'의 양동근 씨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실미도'는 왕대박 흥행 성공을, '아라한 장풍 대작전'은 중간 정도의 인기를 얻었으며 '와일드 카드'는 흥행에 실패를 하고 맙니다. 하지만 세 분의 공통점은 연기력은 그 누구 못지 않다는 것이죠.

이 중의 양동근 씨만 현재 군입대로 인해 활동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육군에서 시도하는 뮤지컬에 출연함으로써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갯벌을 배경으로 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죠! 

 

 

 

 

2003년 파워 50은 과연 어떠했을까요?

한국영화를 움직이는 이들을 선정하는 씨네 21의 프로젝트는 매년 벌어지고 있는 정기 행사입니다.

2003년 당시 순위를 살펴보자면 1위는 강우석 감독(전 시네마 서비스 대표, 현 KnJ 엔터테인먼트 대표), 2위는 이강복 전 CJ 엔터테인먼트 대표, 3 위는 이창동 감독(2003년 당시는 문광부 장관이셨죠!)가 선정되었습니다. 참고로 창간 12 주년이던 600호(2007 년) 때 순위는 1위는 싸이더스 FNH 차승재 대표, 2위는 전 CJ 엔터테인먼트 김주성 대표가, 3위는 강우석 감독님이었습니다. 순위는 대폭 하락하더라도 강우석 감독 님의 파워는 여전함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당시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개봉되었던 시기입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이 영화는 개봉후 에도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화성은 여전히 그 주민들에게는 잊혀지고 싶은 과거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모방범죄가 줄지 않고 있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고요.

이 때는 좀 봉 감독이 말라보였죠... 봉준호 감독은 아시다시피 이 후 '괴물'로 흥행 안타를 계속 보여주었으며 올해는 김혜자, 원빈 씨와 '마더'라는 작품을 통해 또 한번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시기에 상영된 영화로는 '나비'(김정은, 김민종 주연), '별'(유호성, 박진희 주연) 등의 작품이 개봉되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엑스맨 두번째 시리즈가 개봉된 시기도 이 시기이고요.(지금은 번외편인 '울버린'이 개봉을 대기하고 있죠!)

 

 

이상... 어느 정도는 찬란했었던 2003 년 영화계, '씨네 21' 400호 특집의 기사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