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가족을 찾아서, 희망을 찾아서...

송씨네 2009. 4. 28. 02:40

 

 

행복의 요소는 뭘까?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면 그게 행복일까?

영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의 정의를 내리지만 정답은 분명없다.

부지영 감독의 작품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역시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행복의 정의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서울과 제주...

각각 두 명의 여성이 보여진다.

서울에 살고 있는 명은은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이고 바삐 회사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에 살고 있는 명주는 어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있다.

한 쪽에서 원두로 갓 볶은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있다면 또 다른 쪽에서는 인스턴트 커피믹스에 방금전 주전자에서 나온 끓은 물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다.

명은과 명주는 자매다. 하지만 자매가 아니기도 하다.

어머니는 한 명, 아버지는 두 명...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찾아간 두 자매는 그렇게 다시 만났다.

하지만 사는 곳도 다르듯 그들의 성격도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제 두 사람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어딘가 살고 있을 명은의 아버지를 찾으러 말이다.

그들에게는 과연 어떤 상황들이 벌어질 것인가?

 

 

 

 

 

서로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

거기에 이들에게는 은근히 많은 비밀들이 존재한다.

명주는 한 남자의 아이를 낳았고 명주도 그 아이도 아버지를 부정한다.

그는 나이트에서 일하고 있고 그런 그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피가 다른 두 자매이기에 그들은 서로 대립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때 마다 이모가 나타나서 이들을 돕지만 이모라는 존재는 웬지 그들에게 가까히 하기 먼 존재 같다.

명은은 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를 원망하지만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아버지의 존재가 그리웠고 궁금해지기만 하다. 선듯 여행 동참을 꺼려하는 명주와의 동행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전형적인 로드무비이다.

로드무비의 특성이 가족과의 여행이거나 친구와의 여행이 대부분이다.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가족애와 우정을 발견한다.

물론 그 중에는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가는 작품들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로드무비는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장르인 것 같다.

 

아울러 이 영화에는 의외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예상외의 반전이라서 놀랐지만 자극적인 최근의 스릴러 같은 작품들의 흔해빠진 반전보다는 독립영화에서의 예상을 깨는 이런 반전이 오히려 나는 더 맘에 든다.

반전의 강도는 매우 크지만 그 반전조차도 아름답게 매듭을 지으려는 부지영 감독의 연출력과 시나리오 실력은 칭찬해줘야 한다고 본다.

 

 

 

 

 

최근 영화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개봉시기를 잡지 못해 창고 구석에서 처박히고 있거나 혹은 영영 개봉을 기다려야만 하는 영화들이 많다. 물론 이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공효진은 '미쓰 홍당무'가, 신민아에게는 '고고 70'이 이 영화 다음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마치 그들은 영화 속에 떨어져 살던 자매처럼 다시 언론사와 잡지 지면촬영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공효진과 신민아에게는 많은 작품이 있지만 나름대로의 터닝포인트로 평가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공효진은 이 영화를 통해 코믹과 드라마의 경계를 잘 넘어서는 배우가 되었고, 신민아는 연기력 논란에서 서서히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숨은 공로자는 김상현이다.

우리에게는 성우로 익숙한 그녀, '돌아온 일지매'의 '책녀' 역할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문제의 주인공이 바로 그녀다. 하지만 그녀는 성우로의 경력을 인정받으면서 많은 곳에서 활동을 한 베테랑 성우이다.

음악쇼였던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도 그녀의 진가가 확인되었고 영화에서도 간간히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실 그녀의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허스키한 목소리이다. 여성이지만 여성이라기 보다는 남자에 가까운 와일드한 걸걸한 목소리는 성우들의 고정관념을 깨기 충분했다.

촐랑거리는 목소리지만 본분을 지켰던 이철용 씨의 목소리나, 듬직한 목소리이지만 코믹한 캐릭터로도 어울리는 시영준 씨의 목소리 등 최근 성우들 중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성우들이 많다는 것은 주목할 점이다.

성우 김상현도 바로 같은 의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 장점이 될 수도 있고 핸디캡이 될 수 있는 점을 영화에 잘 활용하였다.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이야기하기는 힘들겠지만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여진다.  

 

 

가족애를 다룬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여러번 위기를 겪고 심지어 분열 일부직전까지 가게 되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리틀 미스 션샤인', '좋지 아니한가', '다섯은 너무 많아', '가족의 탄생', 그리고 최근 작품 '똥파리' 까지...

가족만큼 포근하고 정감있고 아름다운 존재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에 테클을 거는 사람이 더 이상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런점에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또 다른 방식에서 가족애를 생각하는 특별한 작품임에 틀림없다고 보여진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야기하는 음악정보...

이 영화에서 인상깊은 곡이라면 '찔레꽃'과 'Danny boy'가 아닐까 싶다.

'찔레꽃' 지금도 많은 이들이 즐겨부르는 대중가요, 국민가요 중 하나가 되었고  'Danny boy'는 이미 드라마 '아일렌드', 영화 '님은 먼곳에' 등에서 사용되어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곡이다. 'Danny boy'는 오르골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으로 사용되었고 '찔레꽃'은 재즈 가수 말로의 음색으로 기존 원곡과 다른 맛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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