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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네, 맹장 수술을 직접 받아보니...

송씨네 2009. 7. 31. 11:53

 

 

일의 기간이 흘렀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월요일 맹장이 나가버리는 바람에 병원에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감기 몸살을 동반한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했고 심지어는 한 연예인이 걸렸다던 A 형 간염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지요. 정말 A형 간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황달 증세도 있었고 감기몸살을 동반하는 것이니 그렇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몸 편히 쉬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피 검사를 하고 동네 의원에서 결과를 기다리라고 하여서 월요일 다시 병원에 들렸는데 동네 병원에서도 답을 못었습니다. 초음파 검사라는 것도 처음 해보고 결국은 동네 병원이 아닌 큰 병원에서 입원을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후 4 시...

안전하게 응급실로 안착하고 수속을 기다리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네요.

'닥터스'라는 프로그램에서 봤던 상황들입니다. 별 것 아닌 것으로 판단받고 바로 퇴원하는 환자들도 있고 있고 여기 저기서는 어린 아기들의 비명소리만 들려옵니다.

 

오후 6, 7 시... 10 시... 11 시가 조금 넘어서야 이제야 수술하라고 하더군요.

사실 너무나 기다려야 했던 이유는 선착순대로 응급수속을 받는 응급실 때문이었습니다.

(네, 물론 지적하신대로 응급실은 긴급한 환자가 우선입니다만 제가 누워 있던 응급실에서는 정말 응급환자가 없었을까요, 누워 있는 순서대로 의사가 왔고 진단을 받았습니다.)

몇 시간을 누워 기다리다 엑스레이에 심전도에 MRI 등 제 인생에서 받지 못하던 그동안의 검사등을 다 받았습니다.

그리고 새벽 12시 15분... 응급실로 실려 갔습니다.

 

수술은 다 마쳤지만 그동안 꼬였던 위장이며 염증들이 몇 일을 그렇게 방치를 했던터라 세척하느리라 시간을 더 까먹었다고 합니다.

저는 얌전히 수면제의 힘으로 잠을 들었지만 그 사이 5 시간의 대수술을 거쳤던 것입니다.

병원에서 봤었던, TV 싸구려 삼류드라마에서 봤던 응급실 실려가는 장면이 진짜였던 것입니다.

천장에는 형광등만 보이고 그것이 계속 미친듯이 달려나가는 듯한 그 느낌...

 

현제 제 몸은 인조인간처럼 몸에 이것저것을 부착하고 있습니다. 포도당이라고 불리우는 수액을 하루에 세 통 이상을 맞고 있으며 항생제에 소독에, 무슨무슨 약들을 제 온몸에 꽃고 있고 거기에 고름도 짜내려고 커다란 주머니 같은 녀석도 배 옆에 차고 이러고 있습니다.

 

3일 간을 금식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물도 못마셔서 의사에게 자꾸만 되물었습니다.

"의사선생님, 도대체 저는 언제 물을 마실 수 있나요?"

"아직은 곤란하고요, 생각해보고서요..."

 

그 놈의 생각해보고서라는 단어는 정말 짜증이 날 정도였죠.

목요일부터 죽을 먹고 밥을 먹고 저와 같이 입원을 하신 룸메이트 같은 아저씨 분이 오늘(7/31) 퇴원을 하셨습니다. 병실은 저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권위적인 일부 의사들의 거만한 태도도 문제였습니다.

거만한 태도로 대충 반말투로 증상 이야기하고 자기들끼리만 아는 용어로 그렇게 떠들고 있으니 화가 좀 나기도 합니다만 조금 시간이 지나니 그런가보다 싶었습니다.

물론 레지던트, 인턴 의사들의 지극정성 간호도 좋았고 새벽마다 그렇게 비상벨을 눌러대도 친절하게 다가온 간호사분들도 감사했습니다.

 

 

 

 

 

몸은 차차 나아지겠지만 어떻게 앞으로 살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과식과 소화불량, 스트레스, 인스턴트 섭취, 피로감에 이런 저런 것들이 저를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었지요. 다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으며 처음부터 재부팅한다는 기분으로 살아야 할 판입니다.

밖으로 나오면 저는 살을 뺄 생각입니다. 작심 삼일이었지만 이번에는 지독하게 맘먹고 작정한 상황입니다.

 

저희 동네 단골 병원의 의사 선생님 말로는 제가 14 Kg를 빼야 한다고 하더군요.

겨우 복부비만인데 그렇게 많이 빼야하는가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살을 빼긴 빼야겠지요.

집에 잔득 쌓여 있던 인스턴트 식품들을 어떻게 처분할지도 고민이고요.

아무튼 막상 제가 이렇게 아파보고 실제 경험을 해보니 얼마나 무서운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링겔주사가 이런 것이죠. 실제 제가 들고 있는 녀석이랍니다.

 

 

제가 이런 소리 할 자격은 없지만...

여러분도 자기 몸이 건강하다고 느껴지실 때 오히려 자기 몸 관리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크게 입원 한번 안해본 사람이라서 자만했지만 그것은 저의 착각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깐요.

자신의 몸은 자신이 관리하는 겁니다.

경험해보십시오. 이런 소리 안나올 수가 없을테니깐요.

 

 

8월 1일...

미리 준비한 카메라로 저의 상황이 어떤지 잠시나마 추가로 올려봅니다.

몸상태는 너무 좋아져서 이제는 여기 병원의 미니 PC 방에서 죽돌이처럼 글을 올릴 정도로 여유가 생겼습니다.

몸안에 부착하고 있는 빨간 딸기쥬스(정확히는 고름들입니다... ^^; )들도 바닥이 보이고 있어서 말이죠.

항생제 부터 시작해서 비닐팩, 유리병에 있던 다양한 약품들도 제 팔에 쑤씨고 또 쑤셨는데 나중에는 간호사가 제 얇은 팔 때문에 주사바늘을 꼽을 자리를 못찾고 계시더라고요. 이럴 때는 제 작은 손, 얇은 팔이 원망스럽습니다.

운이 좋다면 월요일 퇴원이지만 그렇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밥은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만 집밥이 살짝 그립기도 합니다.

약간 싱겁게 만든지라 건강해지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병원밥이 좋기는 하지만 오래 먹긴 그렇죠.

콩나물 비빔밥(거의 김치 볶음밥에 가까운...)이 들어간 점심도 약간 힘겹게 한 그릇을 해치웠습니다.

 

카톨릭 신자라서 저는 지금 운좋게도 이 쪽 병원에 입원을 하였습니다만 카톨릭 신자분들은 아프고 입원하실 일이 생기시면 이런 계통의 병원을 찾으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10% 할인의 위력은 매우 놀랍기 때문이죠.

다만, 저는 날나리 신자(?)인지라 판공성사를 받지 않았고, 결국에는 고해성사를 받고 나서야 약간 자유의 몸이 되었답니다.

이번기회에 다이어트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트위터 시작했습니다.

요즘 트위터가 대세인 듯 싶습니다. 짧막한 잡설을 자주 이 곳에서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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