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일기는 일기장에....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길, 그리고 서울광장...

송씨네 2009. 8. 24. 01:31

제 어제 시간으로가 되겠내요.

지금 글을 올리고 있는 시간이 새벽 1시이니 말이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면하셨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열리지 않았던 서울광장이 열렸다는 것은 다행인 일입니다.

국회에서의 영결식을 잠시 보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오후 2시 넘어에 나갔으니 좀 늦은 감도 있겠지요.

오후 3시 40 분, 경북궁 역에서 내려서 걸었습니다.

서울 하늘은 맑았고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광화문 광장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걸어가면 서울시청 광장입니다.

길게 늘어선 전경과 전경버스...

그들도 원치 않겠지만 힘들게 그들도 서 있내요.

 

 

 

서울광장 전광판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구차가 서울 도시를 돌고 또 돌고 있습니다.

줄이 길 것이니, 그리고 23일 자정에 서울 광장의 현장은 철수된다고 하니 어쩌면 마지막 발걸음이 될 일이죠.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렇게 붐빌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행히도 길고 긴 그늘막이 펼쳐져 있고 지그제그로 갈 수 있도록 간이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얀 국화를 받아들고 절을 했습니다.

이 시대의 행동하는 양심중 한 명이었다고 사람들이 말하듯 김 전 대통령과 세상을 등지고 떠난 모습은 안타깝기만합니다.

 

 

 

 

 

 

 

 

 

'편히 영면하소서...'

제가 방명록에 남길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었습니다.

길게 들어선 방명록에 긴 글을 남길 수도 없을 뿐더러 이 말 말고는 어떤 말이 필요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국언론조합의 미디어법 반대 서명운동과 더불어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떠나간 마당에 미디어법 반대 운동을 여기서 해야하는가라는 의문도 들었을 것입니다.

사형선고, 구금, 낙선, 재출마 등등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많은 고난이 닥치게 됩니다.

그가 남북정상 회담을 열고,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도 그가 평화를 원해서 그랬을 것입니다.

미디어법이 얼렁뚱땅 넘어간것은 어쩌면 그 평화가 위기로 닥쳐올 일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라도 그것에 반대하고 서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스티커를 들고 있는 분들의 모습도 보이는데 역시 미디어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입니다. 부당함을 알린다, 차라리 벽보고라도 욕을 하겠다는 등등 차라리 제 생각에는 그 문항에 스티커를 다 붙이고 싶더군요.

검은 조문 리본들이 매달려 있고 건너편에서는 민주당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벌어집니다.

조문을 한 사이에는 방송인 오정해 씨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결혼식 당시 주례를 보신 분이 김 전대통령이라고 하시더군요.)을 울먹이면서 이야기하시는 목소리를 들었고 애달픈 노랫소리만 들려옵니다.

 

 

 

 

 

 

철거 현장에 핀 눈치없는 개망초 만큼이나 마지막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을 뒤로하면서 눈치없이 푸드덕 거리는 수많은 비둘기 떼를 바라보면서 과연 평화는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얼마전까지 그 녀석들은 평화의 상징들이었으니깐요.

제 생각에는 평화는 죽었습니다. 그게 당분간이 될지 아니면 영원한 평화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평화는 죽었습니다.

명동성당을 향해 길을 걷고 있을 때 하늘 위로 노랑 풍선이 하늘을 뒤덮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리고 이제는 김대중 대통령이 떠나던 그날에도 노랑색 풍선은 그렇게 날고 있었습니다.

그 노랑풍선에서 작은, 아주 작은 희망을 갖아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