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애니 '썸머워즈'-가족의 힘, 고스톱의 힘...

송씨네 2009. 8. 17. 23:10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성공스토리는 하나의 드라마 같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껍니다.

'디지몬 어드밴처'과 '원피스'의 극장판으로 인정을 받았고 그 이전에는 도에이의 명작인 '은하철도 999'와 '세일러문'으로도 그 실력을 인정받았죠. 그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맡을 뻔 했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수장인 미야자키 히야오가 복귀하면서 그의 부활은 무산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인기 단편 소설이자 드라마로도 많이 리메이크가 되었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면서 다시한번 그의 이름이 오르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그는 시간과 미래, 로맨스를 이야기합니다. 신작 '썸머워즈' 입니다.

 

 

 

[이 작품은...]

 

최첨단 사이버 세상 '오즈'(OZ)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오즈라는 이 곳은 가상의 세상이지만 모든 업무를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상에서 본다는 점이 특징이죠.

쇼핑도 가능하고 격투기로 승자를 가리기도 하며,  의료서비스나 교통관련 정보도 제공하는 훌륭한 녀석이죠.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서비스라서 전셰계 사람들이 동시에 움직이는 서비스인데 이런 서비스에 치명적인 오류가 난다면...

한 편 이 오즈 서비스를 관리하는 겐지는 알바생으로 이 통합 서비스를 관리하는 일을 하지만 가볍게만 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겐지가 짝사랑하던 선배 나츠키로 부터 자신의 알바도 해주지 않겠냐고 부탁을 하죠. 나츠키 선배의 가족을 만나면 되는 단순한 알바(?)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녀의 가족들 앞에 자신이 약혼자임을 밝혀야 하는 것이 이번 알바의 임무... 황당하긴 하지만 몇 일 정도 그녀의 할머니 생신에 참여하고 가면 되는 것이기에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겐지는 긴장에 긴장을 합니다.

그러던 새벽 이상한 숫자로 된 암호가 휴대폰으로 전송되고 꼭두새벽에 겐지는 그것을 다 풀고 전송을 합니다. 그런데 그게 사고를 일으킬 줄이야... 아침뉴스에 모자이크만 걸렸을 뿐이지 한 눈에 봐도 자신임을 알게된 겐지는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시스템 오즈를 망가뜨린 범인으로 겐지가 유력한 용의자로 올라가게 된 것입니다. 그냥 문제만 풀었을 뿐인데 말이죠.

하지만 이 사건에는 '러브머신'이라는 정체 불명의 아바타가 이 시스템의 오류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지요. 나츠키 선배의 집안인 진노우치 일가에 위기가 닥처왔기 때문이죠.

 

 

 

 

 

호소다 마모루는 미야자키 히야오를 잇는 차세대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자라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프리렌서였던 그가 잘 하면 지브리에서 새로운 작품을 연출할 뻔 했는지도 모를 일이니깐요.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두 사람은 근근히 공통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판타지를 자주 자신들의 작품에 이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의 차이를 이야기한다면 미야자키 히야오는 그야말로 클레식한 그리고 동화적인 판타지를 주로 표현한다면 호소다 마모루의 경우 프리렌서 활동 이후 비록 달랑 두 작품 뿐이지만 이 두 작품에는 판타자이긴 하더라도 실제로 가능할 법한 상황들을 이야기한다는 것이죠.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타임리프'라고 불리우는 시간 점프, 그러니깐 타임머신을 이야기하였다는 것이고, '썸머워즈'는 국가간, 나라간의 시스템이 어처구니 없이 붕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냈는데 그것이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이라는 것이죠.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된 런닝구(속옷)을 입은 상태에서 악당을 무찔렀던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이 부활했던 작품 '다이하드 4.0'에는 이미 흔히 이야기하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전산망들이 어처구니 없이 해커들과 테러리스트 집단 들에 의해 망가지는 상황을 보신 분이라면 이 작품 '썸머워즈'의 상황이 어쩌면 이것이 남의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시게 되실 껍니다.

안타깝게도 제 생각에도 이런 문제는 크게는 아니더라도 아주 작은 사고로 문제를 일으킬 것 같긴 합니다. 얼마전 벌어진 'DDos'(서비스 거부 분산사태)의 경우 이른바 '좀비 PC'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지요. 국내에서도 일부 사이트들이 먹통이 된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절대 가상이 아닌 실제 우리에게 벌어질 법한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호소다 마모루는 무서운 상황을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만, 하지만 진짜 그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가족애였는지도 모릅니다.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히어로라고 불리우는 영웅들은 많지만 대게 한 두 명의 영웅으로 치부된 것이 많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족이라 불리워지는 집단이 이 세상을 구하는 인물들로 그려진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 이 작품이 되겠지요.

 

 

그러나 이 작품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져 있습니다.

작품에서도 잠시 언급이 되었지만 나츠키의 할머니가 사는 진노우치 일가는 실제로 과거 일본 전국시대에 온 세상을 지배는 아니더라도 큰 영향력을 지닌 가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츠키의 친척 중 한명이 술자리에서 집안의 내력을 끊임없이 소개하는 것도 어쩌면 자신의 가문에 대한 자신감 혹은 뼈대있는 집안임을 강조하는 부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겐지에게 학벌을 따지는 이유도 어쩌면 같은 이유이겠지요. 하지만 한 순간 겐지의 학벌이라던가 가족사가 공개되면서 진노우치 일가의 수 많은 가족들은 그에게 실망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츠키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되지요.

오즈 시스템의 오류만 아니었다면 죽음의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분함과 안타까움은 결국은 진노우치 일가(특히 남성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되고 '러브머신'과의 일대의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게 되는 것이죠.

 

이 작품은 아바타를 통해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이야기합니다. 단지 사람이 아닐 뿐이지 인간과 같은 똑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진노우치 일가 식구들의 직업들이죠. 그들의 직업들 역시 오즈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아바타로 그대로 표현이 되는데 경찰, 소방관, 그리고 심지어는 직업군인까지 숨어 있었으니 이런 다양한 직업군의 아바타를 보는 것도 이 작품에서는 또다른 맛일지도 모를 일이죠.

 

 

 

 

이 작품에서는 가족애는 분명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가족애는 마지막에 큰 힘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그 큰 힘을 발휘하는 매개체가 좀  이상해 보입니다. 바로 화투(고스톱)입니다.

중국인들은 마작을, 서양권 국가에서는 트럼프 카드나 카지노가 그들의 여가시간을 보내는 대표적인 오락기구가 되었지만 일본이라던가 일제 침략 이후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화투는 우리에게 친근한 도구가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가족들은 '러브머신'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오즈 시스템을 이용해 고스톱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저는 처음에는 왜 하필이면 고스톱인가라는 생각에 쓴 웃음이 나왔습니다.

더구나 전세계 사람들이 나츠키에게 힘을 보내는 장면이며 오즈의 중앙시스템에서까지 그녀(혹은 그녀의 아바타)에게 힘을 보태주면서 나츠키의 아바타가 마치 '세일러문' 같은 미소녀 변신 장면 같은 황당한 장면까지 연출을 하고 있으니 정말 황당하기만 합니다.(결정적으로 상당히 일본스러운 변신장면이죠, 전통의상으로 갈아입는 모습 말입니다.) 그러나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도 그렇고 고스톱은 의외로 가족끼리의 친밀감을 이어주는 도구 혹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뒤늦게 생기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순풍 산부인과'로 재기발랄한 시트콤을 연출했던 김병욱 감독(PD)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그의 작품에는 공통적인 소재가 등장하는데 지저분하게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과 더불어 모녀(母女)이건 부자(父子)이건 간에 고스톱을 즐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덥지 않은 유치찬란한 판정시비도 등장하지만 의외로 이들 장면이 자주 등장한 경우는 도박의 의미로 고스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의미로 고스톱이 사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최후의 일격에서는 그 고스톱은 오즈라는 시스템을 구하고 아울러 전세계를 구하기 위한 매개체로 사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좀 황당하지만 이 작품이 그렇게 나가고 있으니 뭐라 할 순 없죠.

만약 그것이 트럼프 카드나 카지노 룰렛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전세계 시장의 입맛에는 맞을지 몰라도 트럼프 카드나 카지노(물론 일본인들 빠찡코라고 불리우는 오락기계를 참 좋아하죠!)를 특별하게 자주 하지 않는 이상은 그렇게 가슴에 와닿지는 않을껍니다. 어쩌면 호소다 마모루는 글로벌보다는 일단 일본이라는 자신의 나라의 특성을 더 챙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오즈 시스템에 등장하는 말머리 풍선은 상당히 이 작품이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이 작품이 선보여지길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나라의 여러 국어들이 말머리 풍선에 등장하는데 그 중에는 한국어도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장면에서 호소다 마모루의 센스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고요.

 

 

 

가족애는 아무리 지겹게 말해도 꼭 필요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핵가족 시대로 접어든 국가 중 하나입니다.

더구나 물가가 비싸다 보니 집을 구입한다고 해도 거의 코딱지 수준의 집에서 생활하는 가정도 있지요.

그런 와중에서도 그는 진노우치 가문의 모습을 통해 아무리 핵가족화 된 세상이라도 가족간의 정만큼은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얘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이야기처럼 들려옵니다.

 

 

 

PS. 이 작품이 유별난 이유 또 하나... 가상 시스템 '오즈'... 어디서 참 많이 들어본 이름이죠.

LG 텔레콤의 '오즈' 역시 이 작품 속 서비스와 많은 유사점을 보이고 있죠.

그것에 착안을 해서 실제로도 이 작품의 제공으로 LG 텔레콤이 걸려있다는 점은 재미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이 작품과 관련 제휴 마케팅을 펼친 것도 재미있는 일이죠.

물론 돈독 오른 기업들의 이런 마케팅은 즐겁지 않을 일입니다만 얼마전 이야기했던 '해피 플라이트'처럼 마케팅을 잘 활용하지 못한 예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마케팅은 좀 애교인 것 같습니다.

 

아쉬움도 살짝 보이는데요. 오즈에 침입한 녀석은 미 국방성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고 이야기하는 대목입니다.

모든 문제를 미국으로 전가하려는 태도는 이 영화가 가족애라는 메시지는 건졌을지는 몰라도 일본역시 우리나라처럼 반미감정이 상당히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이 아니라고 부정하더라도 그렇게 밖에 보일 수 밖에 없죠.

 

아울러 이 작품은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이 되었습니다.(일본에서는 8월 1일 개봉된 듯...)

그래서 그런가요? 영화포탈이나 웹진에서는 이 작품의 다양한 공식 포스터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영어 안되고, 일본어 안되는 저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진들을 어렵게 찾았내요.

포스터들이 다양한 것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도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s-wars.jp/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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