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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취약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연애 경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농담삼아 이야기 합니다.
이 시대의 마지막 남은 천연기념물(?)이라고 말이죠.
이게 무슨 소리인지는 아마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이해가 가시리라 봅니다.
따라서 맬로 영화나 로맨틱 코미디에 대해서 리뷰를 쓰는 것이 상당히 힘듭니다.
경험 없이 쓰는 리뷰는 그래서 쥐약인 것이죠.
지금부터 소개할 작품 '어글리 트루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진보와 보수'혹은 '중립'이란 이름으로 해석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편으로 이 제목을 '불편한 진실'이라고 해석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자보다는 후자쪽이 더 맞겠죠.
정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엘 고어의 다큐제목인 '불편한 진실'을 떠오르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러나 여기서는 사랑에 관한 아주 불편한 진실입니다. 그 불편한 진실은 과연 뭘까요?
[이 영화는...]
미국 한 지방의 방송국...
아침 생방송 뉴스쇼를 담당하는 PD 애비의 고민은 더럽게 시청률이 안오른다는 것입니다.
국장에게 무진장 찍히게 생겼으니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죠.
우리나라로 치자면 애국가 시청률이라고 해야할 정도로 최악의 시청률을 달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애비는 다른 여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백마탄 왕자를 꿈꾸지만 현실은 시궁창입니다.
아리수냐, 에비양이냐의 갈림길처럼 별것 아닌 것으로 수돗물과 생수 중 생수를 선택하는 남자를 야박하게 꾸짖는 것부터 그녀가 시집가기는 글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애도, 방송국 시청률도 그냥 이렇게 되나 싶었던 애비는 TV의 한 심야프로그램에서 거침없이 말을 내뱉는 한 남자를 보게 됩니다. 그 거친 18 금 언어는 욕쟁이 할머니, 김구라 형님을 능가하는 언어를 자랑하는 섹스 칼럼니스트 마이크였지요.
생방송 전화상담중 결국 설전을 벌이게 되고 저런 놈이랑 방송 안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되지만 웬걸..다음 날 방송국에서는 곤두박질치는 애국가 시청률을 살릴 수 있는 남자는 이 남자 뿐이라면서 마이크를 기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편... 어느 날 그녀의 애완용 고양이가 탈출을 시도하고 그러던 와중에 잘생긴 의사 콜린을 만납니다. 마이크는 어느 덧 애비에게 연인으로 만드는 법을 코치하게 되지요. 그런데 백발백중 잘 먹히게 됩니다. 결국 애비와 콜린의 데이트에 진도도 붙기 시작하고 아웅다웅하던 마이크의 엽기 방송을 애비도 존중해주게 됩니다.
한국에는 구성애 여사 님이 계시다면 미국에는 마이크가 있는 것이라고 해야겠지요.
어쨌든 방송은 대박이 납니다.
하지만 애비와 콜린이 잘 나갈 수록 마이크의 마음도 흔들리고 마이크의 방송이 유명해지면서 전국방송으로 가는 기회가 생기면서 더욱 더 마이크와 애비의 관계 역시 묘하게 흘러나가게 됩니다.
불편했던 두 사람, 과연 그 불편한 사랑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 애비와 마이크는 물과 기름과도 같은 관계입니다.
고품격 방송을 꿈꾸는 애비는 시청률에 갈망하지만 반대로 마이크는 생방송 도중에 연애관련 서적을 불태우면서 하나같이 쓸모없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거기에 거침없이 말을 하게 되지요.
저런 두 사람에게 과연 사랑이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은 PD와 일 주일에 그녀가 연출하는 뉴스쇼에 게스트일 뿐입니다.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저히 생방송 도중에 두 앵커 앞에서 키스를 요구할 정도로 거침이 없다는 것이죠. (물론 영화속에서 두 앵커는 부부로 활동합니다만,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이크의 행동은 조금 심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고릴라 옷을 입으면서 고릴라의 교배와 인간의 섹스를 연관지어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런 방송 우리나라에서 했다가는 PD며 관계자는 시말서에 목이 달아날 확률이 높죠.
하지만 사랑에 대한 갈망이 강했던 애비는 마이크의 조언대로 하게 되며 의도하지 않은 사건들 덕분에 오히려 콜린과의 관계도 좋아집니다. 그리고 마이크의 별난 방송방식을 이해하게 되지요.
어느 로맨틱 코미디와 마찬가지로 꼭 물과 기름 같은 절대로 될 것 같이 않은 남녀가 등장하고 그들은 허구원날 치고 박고 싸웁니다. 하지만 어떤 결정적인 계기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해하고 사랑하고 섹스하며 결국은 결혼을 하게 되죠. 이런 뻔한 스토리는 물론 이 영화에서도 등장합니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가게 되면 어떤 영화들은 그 수위조절을 너무 과하게 하여 화장식 유머에 가까운 저급한 유머를 터뜨리다가 본전도 못찾고 그대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요. (물론 그나마 패럴리 형제들의 로맨틱 코미디는 저급한 유머와 로맨틱한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지만요.)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 볼 때 그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릇하지만 공감할만한 상황을 배치한다는 것이죠.
야구장에서 의도하지 않은 상황으로 키스타임 시간에 전광판에 오르내리거나 특별한 속옷 덕분에 격조높은 자리에서 애비가 야성녀(?)가 되어버리는 상황들을 그럴 수도 있겠다는 공감대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물론 이 영화는 후반으로 가면서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와 같은 방식을 취합니다. 그래서 좀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마지막 열기구에서의 장면은 의외의 장관을 일으키는 명장면으로 생각됩니다.
그 속에서 마지막까지 사랑 확인을 하는 이 커플의 모습들을 끝까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이 영화의 주역이라면 당연히 '300'의 그 남자, 제라드 버틀러입니다.
'300'에서 보여주는 마초근성의 모습이 여기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자다움과 더불어 적군을 사정없이 벼랑으로 몰아놓는 역할로 인상적인 역할을 펼쳤다면 이번에는 구수한 입담(?)으로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의 평소 스타일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였으니깐요.
여 주인공 애비로 등장하는 캐서린 헤이글은 미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레이 아나토미'의 그녀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시리라 봅니다. 귀여움과 상큼함을 어김없이 보여주는데 신이 날 때마다 흥겹게 추는 그녀의 깜찍한 막춤은 이 영화의 잔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격렬한 장면이 없음에도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성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가 많았기에 이 등급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공효진 씨 주연의 영화 '미쓰 홍당무'가 격렬한 장면이 없었음에도 이 등급을 받았다는 것을 생각하신다면 이해가 가실 껍니다. (라이터를 의미한 단어가 상당히 야하게 묘사가 된 장면처럼 말입니다.)
특히나 남성의 성기를 '똘똘이'라고 표현하는 자막센스도 뛰어난 영화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사랑영화는 저에게 취약한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사랑에는 교과서처럼 제대로 된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물과 기름을 섞게 만드는 것이 비눗물이라는 것을 잘 아시는지요?
사랑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물과 불, 기름과 물처럼 서로 맞지 않을 것 같은 그 무엇에도 해결방안은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비눗물처럼 물과 기름모두 감싸안을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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