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카페'의 꼭지란이 언제부터인가 영화계의 슬픈 소식만 담아낸 것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하지만 오늘은 좀 기분 좋은 소식을 하나 알려드려야 할 것 같내요.
우선 최근 영화잡지의 불황에 대한 문제는 많은 언론을 통해서, 그리고 제가 여러번 소개를 해드렸던 것 같습니다.
FILM 2.0이 쓰러지고 그 다음 프리미어가 쓰러지면서 사실상 영화잡지는 월간지는 스크린, 주간지는 무비위크와 씨네 21만이 남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요즘 그래서 서점 갈 맛이 안나죠. 잡지들을 왕창 구입할 일도 없어졌고요.
FILM 2.0은 폐간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인사도 하지 않았고, 더구나 기자들 거취문제나 정기구독 문제, 거기에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과 관련된 그 어떤 변명도 들을 수 없었지요.
그러나 다행히도 프리미어는 그 변명을 들을 수라도 있다는 것이죠.
지난 9월 하순에 서울의 대형 서점에 프리미어 특별판이 공수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하철에서는 만나볼 수 없게 되었지만 말이죠.
다만 이번호의 정확한 명칭부터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프리미어 한국판 시즌북
뚜둥~!(저는 이런 효과음 별로 안좋아합니다만...) 사실 프리미어 기자인 허지웅 님은 블로그를 통해서 프리미어가 버지티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다만 프리미어는 계절별 특별 컬랙션을 제작하거나 온라인으로의 발행을 모색중이라고 이야기 했었지요.
결국 프리미어는 약속을 지킨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약속대로 (물론 불규칙적이지만) 완전히 망하지 않았음을, 그리고 앞으로 가능성이 있음을 이번 시즌북에서 보여주게 된 것이죠.
서론이 좀 길었내요.
어떻게 보면 이 글 또한 특별판 '매거진 VS 매거진' 의 스페셜 에디션(?)입니다.
간만에 오늘은 죽다 살아온(?) 프리미어를 챙겨보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이 표지를 볼 때마다 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게이블을 떠오르게 만들지만 실제 이 표지의 주인공은 '바스터즈:거친 녀석들'의 브레드 피트입니다. 저는 웬지 모를 브레드 피트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일까요?
예상대로 편집자 코너인 에디토리얼은 정기영 편집장의 사과문으로 시작됩니다.
갑지기 프리미어가 사라진 구구절절한 사연은 없었지만 위에서 그러라고 하니 우리들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그들의 이야기이니깐요.
앞에도 커버에서 브레드 피트 이야기를 했지만 '거친 녀석들'은 이제는 B 무비의 대가가 되어버린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입니다.
공식 포스터는 아예 작정하고 촌발 날리게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이는 그의 얼마전 영화 '그라인드 하우스'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브레드 피트는 이 영화에 출연합니다. 독일 나치 사냥꾼에 대한 영화이지만 아마 그냥 보통 영화는 아닐껍니다.
얼마전 소식에 따르면 쿠엔틴 타란티노는 '킬 빌'의 세번째 이야기도 준비중이라죠.
여러므로 기대가 됩니다만...
프리미어의 특집호의 경우 꼭지는 3개 정도로 구성됩니다.
헐리웃 영화 화제작들을 미리 리뷰해보는 꼭지와 국내 영화 화제작을 미리 알아보는 꼭지를 마련하고 프리미어가 늘 그래왔듯 문화전반의 2009년도 상반기의 인상깊었던 인물들을 소개하는 꼭지로 나뉘었습니다.
사실 이런 특집는 늘상 말씀드리지만 다른 주간지와 월간지에서 보는 특집이라서 지겹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프리미어에서 보니 반가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은 약장수를 반기는 반가움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위의 첫번째 헐리웃 영화 특집 꼭지를 보면 얼마전 제가 소개해 드렸던 '디스트릭트 9'을 비롯해서 팀 버튼의 버전으로 새롭게 재해석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나인', '2012' 같은 작품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얼마전 흥행참패로 국내에 수입계획이 없다는 메간 폭스 주연의 '죽여줘! 제니퍼'도 소개가 되니 조금 약이 오르기도 합니다.
연말까지를 염두하고 소개된 영화들이기에 이 잡지를 영화보러 가실때 항상 비치해두시고 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한국영화를 빼놓을 수는 없지요.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전트'나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는 역시 화제작이죠.
크고 작은 영화들을 역시 올해 연말까지 개봉될 영화들을 소개했다고 보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얼마전까지 프리미어의 잔재미는 패션잡지처럼 영화계 인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인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프리미어가 6 개월을 쉬면서 가장 벼르고 있었던 것이 프리미어가 뽑은 상반기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최강희, 이민기, 선우선, 유상무, 정경미, 김경아처럼 정말 올해 큰 활약을 보였던 이들도 있을테고 김창완 밴드나 윤하처럼 프리미어 기자들이 만나고 싶었던 이들을 만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인물들도 있었습니다.
마치 한 컷, 한 컷이 패션잡지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프리미어는 다른 영화잡지에 비해 의류 광고가 많죠!)
이번 프리미어의 특별호는 상당히 크기가 큰 편입니다.
간만에 돌아온 A4 사이즈의 압박이라고 해야할까요?
오래간만에 스캔으로 커버부분만 찍었는데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넓직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이렇게 가을/겨울 특집호를 준비한 프리미어...
사실 이렇게 나오고 나면 이제 언제 다시 기다려야 하는가 묻게 됩니다.
그러나 희망은 보입니다. 당분간 지속적으로 이렇게 합번호는 나올 것이고 온라인과의 공조 시스템도 곧 운영이 될테니깐요.
프리미어의 폐간은 사실 어쩔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프리미어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폐간되었고 온라인으로만 운영이 되고 있으니깐요. 하지만 프리미어 한국판은 이 온라인마져도 힘듭니다. 업데이트를 잘 안한다는 이야기이죠.
프리미어가 이번 기회에 정신차리고 합번호 준비는 물론이요 온라인 사이트에도 신경을 쓰셨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봅니다.
간단하게 오래간만에 돌아온 프리미어를 살펴보았습니다.
반가운 만남, 하지만 다시 기약없는 만남을 해야한다는 점이 아쉽내요.
다시 만나게 되겠지요. 그래도 프리미어는 약속을 지켰으니깐 말이죠.
영화시장도, 영화잡지 시장도 다시 살아났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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