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2009 연말결산]트위터로 정리한 영화계 결산...

송씨네 2009. 12. 28. 01:32
송씨네의 선택...
국가대표 O.S.T
Inglourious Basterds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O.S.T
신세기 에반게리온: 파(破) (Evangelion: 2.0 You Can (Not) Advance) O.S.T (스페셜 에디션)
예스24 | 애드온2

 

2009년 말도 많던 한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영화계를 결산하고 있지만 저는 좀 특별한 방식으로 2009년 영화계를 결산하려고 합니다.

바로 2009년의 화두, 트위터입니다.

트위터의 이용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올해 괜찮았던 일반영화, 인디영화, 그리고 영화계 사건을 물어봤습니다.

열 분이 넘는 분들이 답변을 주셨고 그 중에는 제가 억지로 떠밀어서(?) 다른 전문가 분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일반인과 영화계 전문가들이 보는 한국영화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올해 영화게 핫이슈도 정리해 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2009년 일반인들의 대다수가 선정한 최고의 영화는 상업영화는 '2012', 인디영화로는 '똥파리'를 선정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2012'는 전형적인 헐리웃의 재난영화이지만 재미있게도 여전히 이런 영화들을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에 저는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못본 영화라서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드릴  수 없지만 이런 스팩타클함이 영화보는 재미를 주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이야기하신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인디 영화로는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를 뽑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막장 인생을 사는 한 건달과 소녀의 교감을 그린 이 작품은 배우이자 감독인 양익준 씨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으로 여주인공 역을 맡은 김꽃비 씨의 경우 '삼거리 극장' 이후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는 등의 쾌거를 올리면서 주목받는 여배우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똥파리' 역시 여러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고요. 개인적으로는 양익준 감독의 인터뷰를 여러번 시도했지만 결국 하지 못해서 큰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이 분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겠지요.

 

 

 

전문가들의 의견들도 재미있습니다.

 

우선 '트위터 박'이라는 애칭으로도 이제는 유명해진 영화배우 박중훈 씨는 역시나 본인이 출연하신 영화 '해운대'의 성공을 인상적인 올해의 영화계의 뉴스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아울러 박중훈 씨 개인의 뉴스들로는  1.박중훈 쇼를 맡고 종영한 것.  2.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입담을 뽐낸 일. 3.영화 '해운대'의 출연  (내가 니 아빠닷!!!)  4.지금 촬영중인 작품 '내 깡패같은 애인' 촬영!!  5.임권택 감독님의 101번 째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 출연 결정  6. 마지막 트윗친구들을 만나다! 등을 선정하셨습니다.

 

옴니버스 인디영화 '황금시대' 중 '담배값'에 노숙자 역으로 등장한 배우 서민성 씨의 의견도 재미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본인이 출연한 작품을 인상깊다고 이야기하시면서 촬영 일화를 저에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실제로 어린 학생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장면의 경우 비가 왔었고 매우 추웠다고 이야기하시더군요.

그렇다면 이 작품의 수많은 옴니버스 단편중에 '담배값'을 제외한 다른 작품 중 재미있게 본 작품을 여쭈어보자 최익환 감독의 '유언, LIVE'를 인상깊었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자살을 하려는 두 청년이 자살에 번번이 실패하는 상황을 보여준 작품으로 위트가 살아있는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죠.

 

영화 웹진인 '무비조이'의 의견은 역시 인디영화와 상업영화를 골고루 보신 덕분인지 인상깊은 답변을 주셨습니다.

최고의 영화 - [나무없는 산] / 최악의 영화 - [비상], [4교시추리영역]공동수상/ 기억에 남는 인디영화-[똥파리] / 영화계 이슈-[한국남배우 할리우드 진출] ...저희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최고의 영화가 [나무없는 산]이라서 좀 생뚱 맞은 것 같습니다.. [나무없는 산] 보신분들이 2만명도 안될건데...

 

 

내년 영화 전망을 달아주신 분이 있는데 매일 경제 신문의 양유창 기자님은 연말 결산은 준비중이라서 답변을 못 들은 대신 한 줄 논평으로 내년 영화계를 이야기하셨더군요. "여배우들은 취업난, 제작자들은 남배우 구인난..."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글은 이번주(735호)에 실린 씨네 21에 실린 문석 기자의 '영화 판.판.판.' 코너의 기사 내용과 일치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깐 대부분의 한국영화가 최근 남성위주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그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인데 반면 여주인공은 조연이나 비중이 낮은 부 주연급이 될 확률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이는 '태극기 휘날리며'에 등장한 故 이은주 씨 이후 이런 여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경우가 거의 없었음을 의미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제가 바라본 영화계는 어떻냐고요?

 

우선 극장들의 기습 요금 인상이 올해의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메가박스는 '트랜스포머 2'를 기점으로 먼저 총대를 매고 인상을 하였으며 그 이후 CGV와 롯데, 씨너스는 역시 주말 요금을 9,000 원으로 올리게 됩니다.

기습인상은 이후 CGV가 얼마전 '아바타' 3D 디지털 상영을 공지하면서 또 한번 도마위에 살짝 오르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입체 영화에 대한 영화 요금을 인상했기 때문이죠.

'아바타'나 '트랜스포머 2'는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라는 관객들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러나 기습적인 인상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관객들이 불만을 나타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로써 평일 8,000 원, 주말 9,000 원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팝콘 가격도 소리소문 올랐으니 이제는 만원으로 영화를 보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납옵니다.

 

 

 

두번째는 올해 영화계를 떠난 인물들입니다.

'꽃보다 남자'에서 인상깊은 조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장자연 씨는 의문의 자살을 하였고 이후 '펜텀하우스 코끼리', '정승필 실종사건' 등을 비롯한 작품은 그녀의 유작이 되어버렸습니다. 장진영 씨의 죽음도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죠. 더구나 마지막까지 삶의 의지를 불태우며 결혼식을 올렸다는 점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만듭니다.

드라마와 영화계에서 많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여운계 선생님도 세상을 떠난 것이 올해이며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많은 영화인과 작업을 했던 영화사 아침의 대표였던 정승혜 씨도 병마와 싸우다 올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외에도 영화계의 거장이었던 유현목 감독과 배우 도금봉 선생님도 올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해외에서는 마이클 젝슨이 세상을 떠났고 그의 마지막 다큐 영화 '디스 이즈 잇'이 전세계에 개봉되었습니다.

 

 

 

세번째는 인디영화는 살아났는데 전용관은 죽어나갔다는 점입니다.

인디영화계는 올해 큰 수확을 얻어냅니다. '워낭소리'의 대 히트가 바로 그것이죠. 이후 '낮술', '똥파리' 등의 작품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는 인디영화 죽이기가 계속되었습니다. 인디영화의 이른바 '퐁당퐁당 상영'(교차상영)은 계속되었고 실제로 일부 영화는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정부의 지원도 대폭 감소하여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하는 인권영화 프로젝트의 경우 2 년치 예산으로 1년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임순례 감독의 '날아라 펭귄' 이후의 작품들이 그 피해자가 되었고요.

극장들의 폐관도 계속됩니다. 물론 올해는 폐관보다는 새로운 주인찾기가 주측이 된 한해였습니다. 태광그릅의 자회사인 흥국생명이 시네큐브 광화문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고 이 곳의 원래주인인 백두대간이 철수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도 올해이며 중앙시네마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와 스폰지 하우스도 올해 12월 31일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특히나 인디스페이스나 낙원상가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의 경우 영화진흥위원회가 공모제 추천을 받아 새로운 주인을 찾을 예정이라 잘 운영되고 있는 극장에 주인 바꾸기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것같습니다. 현재로써는 정부가 인증한 인디전용상영관인 아리랑 시네센터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네번째로 말썽많은 현 정부의 영화지원 입장들입니다.

앞에도 이야기드린 인디영화의 교차상영에 대해서도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이나 영화진흥위원회의 조희문 위원장도 모두 뒷짐을 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더구나 올해의 경우 준비성 없는 대한민국의 영화제들은 지원을 줄인다는 방침도 나오고 있으며 앞에 말씀드렸듯이 인디영화에 대한 기준을 인디영화 뿐만 아니라 다양성 영화라는 이름으로 확대를 하였는데 문제는 실속없는 일부 상업영화에도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우려이죠. 이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고요. 심지어는 영화제에까지 색깔 논쟁도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진보적 성향의 영화제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진위의 경우 강한섭 위원장 체제가 결국 몇 달을 못가서 표류하게 되고 현 조희문 위원장 시스템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하지만 강한섭 씨나 현 조희문 위원장이나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이라는 입장에서 문광부와 더불어 영화계 지원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불안한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디영화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며 무가지였던 '넥스트 플러스'가 폐지 논란을 겪다가 어렵게 웹진으로 부활된 경우에도 인디영화 죽이기에 현 정권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들게 만듭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올 한해 영화계는 어떠하셨는지요?

저도 궁금합니다.

아무쪼록 내년 영화계는 한국영화와 인디영화가 모두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현 정권에 뒷짐만 지는 지원정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지원과 아이디어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