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있는 리뷰를 위해 스포일러가 불가피한 작품입니다.
작품을 보신 분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오락적인 의미로 이 작품을 생각하시고 이 리뷰를 읽으시다가는 스포일러에 충격받으실 수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작품을 보신 분만 리뷰를 읽어주세요.
드림웍스를 요즘 생각하면서 느끼는 것은 디즈니보다는 도전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감동이나 감흥을 느낄 수 없는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재미는 있지만 메시지는 없다는 것이죠.
그런점에서 최근 드림웍스의 고민이 매우 컸던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최근 작품들이 패러디나 풍자도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의 메시지 전달에도 노력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많이 심어주게 되었으니깐요. 그런면에서 이번에 소개할 작품 '드레곤 길들이기'는 최근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드림웍스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나다.
어느 바이킹 부족...
그들의 삶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들에게 사실 고민이 있습니다.
엄청난 사이즈의 해충(?)들이 그들을 위협하기 때문이죠.
바로 마을에 나타나는 용(드레곤)들입니다.
용맹한 바이킹 전사들은 이들을 무찌르기 위해 애를 쓰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부족장인 스토이크의 아들인 히컵이 바로 그 경우죠.
히컵은 다른 바이킹 부족 사람들에 비해 몸집도 작은데다가 소심합니다.
하지만 나름 용기는 있다고 자부하고 무기를 이용해 용을 잡으려고 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사고뭉치라는 소리와 더불어 실패의 쓰라린 아픔입니다. 아버지 스토이크도 그런 아들이 좀 걱정되기도 하죠.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용들의 공격으로 마을은 쑥대밭이 되었고 히컵도 마을을 지키기 위해 나섭니다. 그리고 용을 향해 무기를 발사하죠.
얼떨결에 용을 잡은 것을 직감한 히컵은 그 용을 찾으러 나섭니다.
그런데 그가 잡은 용은 드레곤 중에서도 잡은 사람이 없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용인 '나이트 퓨어리' 였던 것이죠. 히컵은 이 녀석에게 '투슬리스'(이빨을 감추는 버릇을 말함)라 이름짓고 이 용과의 만남이 시작되게 됩니다.
한편 스토이크와 바이킹을 훈련시키는 역할을 하는 고버는 이런 사실도 모르는 상황에서 히컵을 훌륭한 바이킹으로 키우겠노라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투슬리스를 만난 덕분인지 히컵은 용을 무찌르는 법보다는 길들이는 법을 성공시켜 반대로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받습니다. 하지만 용맹한 바이킹은 용을 길들이기 보다는 용과 맞써싸워 그 녀석을 죽여야 하는 것이 임무라는 것이죠.
히컵의 고민이 늘어만 가운데 라이벌이자 여자 바이킹 가운데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지닌 아스트리드가 히컵의 이런 실력의 비결 밝혀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3D가 대세인 가운데 이 작품도 3D 버전을 염두해두고 개봉되었다는 사실은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도 그 대세에 동참하고자(?) 이번에도 3D버전으로 이 작품을 관람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바타'를 비롯해 최근 3D 작품이 쏟아지면서 그런지 몰라도 새로움이라던가 그런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굳이 3D로 해야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이었죠.
물론 몇몇 장면들은 입체감이 살아 있었고 드레곤이 날아오르는 몇 장면에서도 그런 입체감을 느낄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3D로 개봉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드림웍스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드림웍스 방식의 유머는 여전하지만 과거의 '슈렉', '마다마스카' 시리즈나 '쿵푸팬더' 등의 작품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캐릭터들도 다양하지 못하고 유머도 많이 줄어든 감이 없지 않나 싶으실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웃음끼가 많이 빠졌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의외로 드림웍스는 유머를 줄이는 대신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감한 시도를 감행하게 됩니다. 물론 이 메시지 전달은 디즈니도 많이 했었던 방식이죠. 하지만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대부분이거나 고만고만한 수준의 결말을 정하는 것이 디즈니 작품들의 패턴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점에서 저는 이 작품의 결말과 또 다른 등장인물인 고버를 통해 이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갈 것 같다는 것입니다. 바로 편견 없는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이 작품 속의 고버는 의외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한 쪽 팔과 다리를 잃었으며 역시 용에 의해 다친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무용담을 이야기하면서 훌륭한 바이킹이 되는 길을 열변을 토하게 되죠.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히컵은 그런 점에서 초반에는 그것과 정반대의 길을 가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드레곤들의 서식처가 알려지고 그런 가운데 투슬리스가 올가미에 쓰워진 상태로 운반된 것에 분노를 느낀 히컵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얼마전까지 자신을 우습게 보였던 그 동료들과 힘을 합치게 되지요.
교제용(?)으로 사용된 용들을 이용하여 구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히컵은 거대한 용을 무찌릅니다. 하지만 일어나자 마자 자신의 다리 하나가 절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고버가 만들어놓은 의족 아닌 의족으로 조금씩 걷고 있었지요.
드림웍스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는 이 작품이 해피엔딩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리 행복하지 않은 해피엔딩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외의 점을 발견하게 되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지만 우선적으로 용기는 위대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용기를 위해서는 희생도 각오해야 한다는 좀 우울한 결론입니다. 하지만 그 결론 속에서 그가 비록 다리를 잃었지만 마을의 영웅이 되었고 드레곤과 친구가 되었으며 동료이자 이성인 아스트리드의 사랑을 받아냈다는 것은 희생은 당했지만 그만큼의 많은 명예를 얻었다는 것으로도 생각이 되어집니다. 그런 점에서는 분명 이 작품은 해피엔딩이라는 것이죠.
앞에 말씀드린 고버의 모습도 과거 히컵처럼 그랬을 것이고 히컵의 모습이 나중에는 고버처럼 용맹한 바이킹을 지도하는 지도자가 될 수도 있고 용사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것이죠.
이런 장애를 극복하는 주인공이야 말로 편견없는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찬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이 작품은 영국 작가 크래시다 코웰의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어러 시리즈로 출간되었고 실제로도 드림웍스는 이 작품을 시리즈로 엮을 예정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잘하면 '슈렉'이나 '마다마스카' 같은 효자 시리즈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슈렉'을 비롯한 최근의 드림웍스의 작품노선과 약간 달리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목소리 출연도 상당히 인상적이죠.
히컵 역의 제이 바루첼은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은 아니지만 '밀리언 달러 베이비'나 '트로픽 썬더'등의 작품을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이 배우의 앞으로의 활약상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고요. 스토이크를 연기한 제라드 버틀러는 말 안해도 '300'의 느낌과도 딱 일치하는 배우라서 딱 맞는 케스팅이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의외의 케스팅은 아스트리드를 연기한 아메리카 페레라입니다. TV 시리즈 '어글리 베티'의 바로 그 사랑스러운 그녀죠. 못난이 여비서 역이자만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상을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 여성은 이 작품에서 그 역할에 걸맞게 용맹한 여전사인 아스트리드를 연기합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딱 맞는 케스팅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이 작품이 보도자료나 광고에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처럼 '아바타' 이후 3D 애니메이션에 혁신을 가져다주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 정도는 오버에 가깝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저는 그것보다도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최근에 달라지고 있는 드림웍스 스타일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작품의 다음 시리즈를 주목해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어떻게 용맹한 바이킹 전사가 될 수 있을지라는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 섞였다는 것이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주인공이 앞으로 많아야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장애를 가지거나 혹은 자신을 루저라고 생각하면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 같아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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