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이야기한 영화의 큰 함정은 얼마나 진실된 것인가라는 것과 더불어 시나리오가 실화에 맞게 어떻게 제대로 잘 구성되었는가 입니다. 더구나 이것이 코미디 영화라면 더 어려운 것이 코미디에 중점을 두느냐 실존 이야기에 더 중심을 두느냐가 문제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코미디 같은 실화라면 문제가 달라지지요.
코미디의 제왕 짐 캐리와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에 모두 자신있는 배우인 이완 맥그리거가 만났을 때의 화학 효과는 어떻게 작용할까요? 코미디 같은 실화... 영화 '필립 모리스'입니다.
스티븐은 평범한 남자였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에 능력있는 경찰이었고요. 가정적인 남편의 역할도 충실히 했고요.
하지만 차 사고로 인해 그의 내면 속에 숨어왔던 욕구가 표출이 되지요.
사실 그는 동성애자였고 사랑하는 남자도 있었거든요.
하고 싶은 것 하다보니 돈도 궁하게 되지요.
그는 수십개의 자격증과 수십개의 카드와 수십개의 신분증으로 위장한 말그대로 사기꾼의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리고 철창행... 그러던 그가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필립 모리스...
담배 이름만큼이나 중독적인 그는 만나면 만날 수록 끌리는 남자였죠.
그러나 그들의 삶은 영 순탄치 않아보입니다. 형량을 마친 스티븐은 여전히 온갖 사기를 치고 다니죠.
변호사로, 보험 회계 이사로 그의 사기 영역을 넓혀가지요.
또 다시 철장행... 그러나 필립이 그리웠던 스티븐 갖가지 방식으로 여러번 탈옥을 시도합니다.
그럴 수록 필립 역시 그런 그의 모습이 좋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정말로, 진짜로 실화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스티븐 러셀이란 인물의 이야기로 그는 실제 텍사스주의 마가엘 감옥에서 144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사실상 무기징역에 가깝죠. 그가 장수하지 않는한 말입니다.
살인범도 아닌데 그런 그가 왜 이런 엄청난 형량을 받았을까요?
그의 별명은 '탈옥의 귀재', '사기꾼 왕'이었다고 하니 이해가 가실만도 하죠.
거기서 만난 필립 모리스라는 남성도 실존 인물이며 이 영화에서도 잠깐 출연했습니다. (밑에 보시는 스틸컷에서 짐 캐리 옆에 있는 사내가 바로 필립 모리스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저널리스트 스티브 맥비커가 이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인 스티븐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그의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한 책을 바탕으로 영화화 한 것이죠.
그래서 그럴지 몰라도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사건들이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느껴지는 것은 너무 그 삶이 우리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동성애자에 사기꾼에 탈옥을 4 번 이상 했다는 그 점에서 이 작품은 영화적인 소재로는 최고였지요. 영화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스티븐이 탈옥을 한 날짜 역시도 필립이 태어난 13일의 금요일만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짜름입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본 스티븐과 필립의 반응은 어떠했을까요?
감옥에서 이 작품을 봤을 스티븐은 만족했다고 전해지며 필립 역시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영화에 직접 출연하는 것은 물론이요. 이 영화에 실제 고증을 했다고 전해지니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두 사람 모두 강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죠.
사실 재미있는 대목은 최근 짐 캐리의 행보입니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들이 최근 거짓말 혹은 진실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보면 이색적인 일이죠.
거짓말 못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은 '라이어 라이어'나 Yes를 외쳐야 하는 '예스맨', 신으로 살기 보다는 인간으로 살기가 더 편한 '브루스 올 마이티' 등등 그의 작품에서 최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진실한 삶입니다. 주성치나 짐 캐리등의 코믹 지존들의 그냥 단순한 몸개그식의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서민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은 그가 단순한 코미디 배우가 아니라 국민 배우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여집니다.
OST도 멋졌죠...
이 음악에는 다양한 음악들이 등장하는데 가령 영화의 매인을 담당하고 있는 데보츠카(Devotchka)의 'I Cried Like A Silly Boy'는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음악이었고 '쇼생크 탈출'에도 등장했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의 '저녁 바람은 부드럽게...'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는 탈출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는 자주 애용이 될것 같은 느낌마져 들더군요. 아쉽게도 음반은 발매가 된 것 같은데 음원 서비스는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좀 아쉬울 따릅니다.
제가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화는 현실을 반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요즘 그것이 모두 거꾸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일이죠.
짓궂은 운명의 장난 같은 그들의 모습이 우리들의 자화상처럼 느껴집니다.
탈옥의 왕... 지금 그는 행복할까요? 아니면 여전히 그를 그리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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