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데이킹 우드스탁'-자유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발악!

송씨네 2010. 7. 30. 12:18






락 패스티벌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사실 과거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락 패스티벌이라는 개념이 없었지요. 탠트를 치고 야영을 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2박 3일 동안 눌러 앉아 공연을 모두 본다는 것도 쉬운 일은 분명 아닐테니깐요.

이제는 락 패스티벌이 너무 보편화되어 어색하지도 않지만 이 락 패스티벌이 보편화되게 된 계기가 있으니 1969년 열린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입니다. 작은 마을인 베델에서 벌어진 3일간의 이야기...

이안 감독의 영화 '테이킹 우드스탁'입니다.





고집쟁이 어머니와 과묵한 아버지... 

그리고 그 사이에 얼덜결에 마을에 살고 있는 아들 엘리엇...

암스트롱이 달나라를 착륙하기 일부직전이고, 세계는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으로 전쟁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엘리엇은 파산 일부직전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모텔을 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나름 그림도 그리고 큰 도시에서 인테리어 일도 했던 그이지만 그 돈으로는 모텔을 살리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이웃동네가 히피족들이 마을을 훼손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우드스탁 패스티벌 장소 제공을 불허하게 됩니다. 마을도 살리고 부모님의 모텔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엘리엇은 우드스탁 패스티벌 사무국에 전화를 걸어 즉각 시행에 옮기지요.

불친절에 비위생적임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굽힐 줄 모르는 그의 어머니 소니아와 부인 앞에서 한번도 기를 펴지 못한 그의 아버지 제이크에게 이 행사를 알리는 것이 관건입니다.

장소도 문제이죠. 공연장과 캠핑장으로 사용될 넓은 평원을 제공할 사람이 어디있겠냐는 것이죠. 수소문 끝에 젖소 갑부인 맥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는가 싶더니 허가도 없이 전기, 전화를 증설을 한 것을 가지고 과태료 부과를 하려고 하는가 하면 히피족들의 참여로 인해 도로가 마비되는 사태가 이릅니다.

과연 자유와 평화를 열광하는 이들 히피족과 베델 마을 사람들은 충돌없이 무사히 패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열수 있을까요? 비가와도 진흙탕이 되어도 젊어서 좋은 그들의 이름은 젊음입니다. 






'데이킹 우드스탁'은 '우드스탁 패스티벌'이 열리던 1969 년의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사회적으로도 암울한 시기였지만 암스트롱의 달착륙 소식은 모든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목이기도 했지요.

어쩌면 자유와 평화, 그리고 희망과 약간의 반항들이 더해진 우드스탁은 과거를 이어서 현제를 잇게 만드는 중요한 문화 이밴트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안 감독은 사회 전반에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내는 감독으로 이제는 헐리웃에서도 알아주는 몇 안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우삼 같은 감독들이 액션을 고집할 때 그는 여전히 서정적인 이야기들을 고집했고요.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그가 만든 '헐크'는 그 답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중국과 헐리웃을 넘나드는 그의 영화제작 방식도 헐리웃 진출한 중국(홍콩) 감독이나 배우들도 분명 본받아야 할 일이라고도 여겨집니다. 그런 점에서 동양적인 이야기가 아닌 미국에서 벌어진 이 사건을 영화화 한 것은 분명 주목할 일이라고 생각되고요.


우드스탁을 소재로 한 작품은 사실 의외로 많습니다. 다큐맨터리도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우드스탁 패스티벌을 접근한 작품은 많은데요. 그러나 이안 감독은 이 영화를 음악영화로 만들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습니다. 큼지막한 무대 세트를 만드는 장면은 등장하지만 뮤지션들이 노래하고 관객들이 환호하는 장면들을 기대할 만한 사람들에게 그런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를일인데요. 하지만 이 영화는 우드스탁 패스티벌 행사를 벌였던 작은 마을 베델의 마을 사람들과 이를 추측으로 엘리엇 가족들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에피소드로 엮은 것이 전부일테니깐요.

다만 화면 분할 장면을 여러번 등장시키면서 긴박한 상황을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안 감독도 이 영화의 배경처럼 복고로 돌아간 기분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우드스탁 패스티벌 속에 곳곳에 숨겨져 있는 히피족들과 베델 마을 사람들과의 대립, 그리고 엘리엇과 그의 부모님과의 대립이 그것일 것입니다. 그것을 해결하고 해소함으써 우드스탁 패스티벌이 지금처럼 자리잡게 만든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어집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그냥 이런 줄거리를 나열한다면 15세 관람가 정도의 영화로 생각하시겠지만 이 영화에서 이안 감독은 의외의 많은 코드를 집어넣습니다. 발가벗고 춤을 추는 연극단원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길가에서 수영을 하는 젊은 히피족들... 거기에 대마초와 환각에 빠진 사람들... 그것도 모자라서 동성애까지... 어떻게 보면 위험요소가 이 영화를 더 아슬아슬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어지네요.


출연진들 역시 의외로 이안 감독이 공을 들인 흔적이 많이 보여지는데요. 가령 코미디 배우로 알려진 드미트리 마틴의 경우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 의외의 코미디 배우를 기용했다는 점에서 이안 감독이 많은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일테고요. 괴팍한 어머니로 등장하였던 이멜다 스턴톤은 '해리포터' 시리즈를 열심히 보셨다면 누군지 알 수 있을 사람이죠. 메릴 스트립의 딸이자 이제는 어머니를 이을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마미 검머나 히피족 중 한명으로 등장한 폴 다노의 모습도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이 영화는 이안 감독이 최초는 아니더라도 거의 처음 시도해보는 코미디 영화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보시다시피 이 영화를 코미디 영화로 규정짓지 않았습니다. 희극적인 상황은 많았지만 솔직히 웃을 내용은 거의 없었으니깐요. 간간히 미소를 지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해야할까요?




우드스탁 패스티벌은 이제 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하지만 우우죽순으로 생겨나고 심지어는 출연진들이 나온다 만다는 식의 팬들의 불만과 이야기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드스탁 패스티벌의 취지가 자꾸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죠. 누가 나오느냐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유와 평화를 좋아했던 히피족들의 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한다면 그걸로 충분할텐데 말이죠.